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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시/이야기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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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데군데 그림도 있는데 아마도 금속나무 상자의 용도를 설명하는 듯합니다.
그 그림에는 아까 천당에서 보았던 십자모양이 그려져 있고 그 십자모양위에 금속나무 상자를 올려놓는 모양이 그려져 있습니다.
금속나무 상자 뚜껑을 열어 보니 십자모양의 홈이 파여져 있습니다.
다시 63층으로 올라간 금빛 제일 기사는 상자위로 올라가 그림에서 지시하는 대로 금속나무 상자의 홈을 천장에 붙어있는 십자가에 가져다 대었습니다.
심호홉을 하고 상자를 내려 들여다보니 신기하게도 금속십자가가 상자의 홈 속에 빨려 들어와 있었습니다.
“야. 희안한데.....고대의 마술사가 만들어 놓은 물건인가? 참, 손으로 만지지 말라는 표시가 되어 있던데......궁금하기는 하지만 알단 참자. 이것을 만물박사 박쥐 원로께 보여 드리면 어떤 물건인지 알 수 있겠지”
정성스레 뚜껑을 닫은 금빛 제일기사는 책과 함께 배낭 안쪽에 조심스레 집어넣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벌써 밤시간이 되었습니다.
무려 하루 동안 밤을 틈타 아래층으로 내려온 금빛 제일기사는 5층에서 동정을 살핀 후 번개계곡을 빠져 나왔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모두 무사한가?.....잘들 하고 있겠지. 이제 산자락을 타고 가다 어둠 궁전에 가서 은빛기사와 철갑 기사를 만나야 겠군”
금빛 기사는 산을 따라 걸음을 재촉해 갔습니다.

한편 어둠왕궁 쪽으로 곧바로 출발한 은빛제일기사는 작업부들 속에 뒤섞여 왕궁수비대를 무사히 통과 하였습니다. 일이 의외로 쉽게 풀리는 듯해 긴장을 푼 은빛제일기사는 주변 지형지물을 눈여겨보며 되도록이면 작업부들 가운데 위치해 감시병들의 눈에 띠지 않으려고 노력 했습니다.
삼일동안 감시병들의 통제를 받으며 걸어가니 어둠왕궁의 모습이 탁 트인 평야 저 끝 쪽에서 가물가물 보입니다.
‘이제 며칠만 더 가면 어둠왕궁에 도착 하겠군. 그때 기회를 봐서 작업부 대열에서 빠져 나가야겠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다음날부터 어둠왕궁 쪽이 아닌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어! 지금 어디로 가는 것입니까?” 깜짝 놀란 은빛제일기사는 옆에 있는 인부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아까 감시병들이 하는 얘기를 얼핏 들으니 왕궁 쪽은 필요한 공사인력이 모두 확보되어 우리들은 왕궁 왼쪽 외곽 성을 보수하러 가게 되었답니다.”
‘어쩐지.....일이 잘 풀리더라’
왕궁 좌측 외곽 성을 보수 하다보면 무슨 기회가 나겠지 싶은 생각에 묵묵히 작업부들에 섞여 걸어가던 은빛 기사는 아무래도 돌아가는 사정을 알아보려면 감시병들의 주고받는 얘기나 엿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좌우를 둘러보니 왼쪽 조금 앞쪽에 있는 두 감시병이 다른 병사들보다 주고받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좀 수다 장이들 옆에 있어야 쓸만한 정보가 많이 나오겠지?’ 하는 생각에 눈치 채지 못하게 조금씩 걸음을 빨리해 다른 인부들과 보폭을 맞추었습니다.



2004-03-09 02:41:58 (220.116.161.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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