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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시/이야기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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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이 철저할 것이고.....그렇다고 이 곳에서 성벽을 넘자니 밤낮으로 곳곳을 지키고 있는 경계병들의 눈을 피해 접근하기가 쉬지 않고.....빈틈을 찾아야 하는데”
이렇게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데 몇 명의 일부 마우스들이 자신이 있는 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잔뜩 긴장을 한 금빛제일기사는 바닥에 납작 엎드려 그 들이 지나가기를 기다렸습니다.
“여기 쓸만한 돌들이 꽤 있군”
금빛 제일기사가 숨어있는 돌무더기 앞에서 작업부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그렇네요. 크기도 적당하고.....”
“우린 다른 곳을 더 찾아 볼 테니 자넨 이곳에 있는 돌들을 분류해 표시해 놓게나”
은빛제일기사에게 이렇게 말한 작업부들은 곧 다른 돌을 찾으러 북쪽으로 올라갔습니다.
작은 동산높이의 돌무더기를 바라본 은빛 제일기사는 우선 눈앞의 돌들을 분류하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작업이 빨리 끝날 것 같더니......돌이 모자라 전동차가 쌓는 시간보다 돌 찾으러 다니는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되니 원”
하명만 남기고 모든 작업부가 북쪽으로 가버리자 금빛제일기사는 적당히 틈을 보아서 인부를 해치우고 빨리 이 곳을 빠져 나가려고 생각했습니다.
제법 큰 돌 뒤에 숨어서 작업부의 동태를 살피던 금빛제일기사는 커다란 돌들에 표시를 하며 점점 올라오는 작업부가 은빛 마우스 족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쯪쯪, 아무리 어둠나라가 앞서 간다고 하지만 기계문명에 현혹되어 무턱대고 어둠나라로 건너온 친구들 중 하나로군.....이 곳에서 저런 부역이나 하려고 온 것은 아닐텐데.....은빛 제일기사가 저런 모습을 보면 얼마나 가슴 아파할까?’
수많은 빛의 나라 마우스들이 어둠나라의 1차 산업혁명 때 선진 문명을 배운다며 이곳으로 건너와 있음을 생각하니 그들의 처지가 안타깝습니다.
이젠 전쟁으로 하나동굴이 막혀 돌아가고 싶어도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이 곳에서 생계를 유지하려면 저렇게 잡역부라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작업마우스가 자신이 숨어있는 돌 바로 앞까지 다가오자 금빛 제일기사는 되도록 놀라지 않게 하기위해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건네었습니다.
“자네 빛의 나라에서 온 은빛마우스 족이로군?”
뜻밖에도 낮익은 목소리가 들려오자 은빛 제일기사는 귀를 의심했습니다.
‘이건 금빛 제일기사의 목소리 인데.....’
반가운 마음이 앞서 얼른 소리가 나는 큰 돌 뒤로 돌아가니 금빛 제일기사가 칼을 빼어들고 잔뜩 경계하며 이 쪽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어? 자네 은빛 제일기사 아닌가?”
근 네 달 동안 적국에서 혼자 돌아다니던 두 제일기사는 오랜만의 만남에 반가움을 나누었습니다.
“그래.....그 동안 어떻게 지냈나?”
그동안의 이야기를 간략히 나눈 두 기사는 은빛 제일기사가 작업장에서 가지고온 점심을 함께 했습니다.
“야 정말 오랜만에 식사다운 점심을 먹었어”
부른 배를 쓸어내리며 성벽 쪽을 바라본 금빛 제일기사는 무기 공장에 대해 물어 보았습니다.



2004-03-09 02:40:32 (220.116.161.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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