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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시/이야기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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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런 악귀들을 찾아다니다 보면 바위라고 생각했던 것이 느닷없이 공격해 들어와 혼비백산하기 일쑤입니다.
그렇게 동굴 내부를 모두 조사한 일곱 제일기사는 끝이 보이지 않는 광활한 바다가 눈앞에 펼쳐지는 바다 쪽 입구에서 멈추어 섰습니다.
대략 가시권에 있는 모든 물체를 유심히 관찰한 기사들은 바다에서 승부를 내기에는 지형 조건이 너무 불리하다는 판단아래 동굴 중간 바닥에 나있는 제법 널찍한 분지에 진지를 구축한 후 피로를 풀었습니다.
“저 바다라는 곳은 정말 밝군. 발광 다이아몬드가 없어도 모든 곳이 환하게 보이다니.......”분지의 깊이는 마우스 키의 두 배정도 됩니다. 동굴의 둘레가 시조악귀의 덩치로는 겨우 통과할 수 있는 폭이라 이 분지에 있으면 그 공포스러운 이빨로부터 안전할 것 같습니다.
악귀 토벌대는 푸른 마우스기사 일곱 명과 물방울 마우스 스물 한명으로 편성되어 있습니다.
푸른 마우스들은 물방울 마우스와 호수마을 마우스들 사이에서 태어나 수중과 육지를 자유롭게 다닐 수 있지만 물방울 마우스들과 다른 것은 물속에서 호홉할 수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다는 점입니다. 악귀들과 대치하는 전선이 길어질수록 수중마을이나 호수 표면에서 수시로 공기방울이 운반되어와 악귀들과 직접 싸우고 있는 푸른 마우스들에게 제공되고 있습니다.
물방울 마우스들은 푸른 마우스들이 물속에서 숨쉬기 위한 공기방울 포집과 식량 및 각종 물자 운반을 담당하며 근 일년 동안 악귀토벌 대장정의 고락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물속에서 능수능란한 몸놀림으로 짐을 모두 풀어놓고 야영을 하기위한 공기 방울들을 평평한 바닥에 떨어지지 않게 붙여 놓았습니다.
물방울 마우스들은 공기방울을 다루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통 공기방울의 크기는 마우스 한명이 들어가서 불편하지 않게 운신할 정도입니다.
그런 공기 방울들을 호수 표면에서 포집해 품속에서 자유자재로 타고 다닙니다. 물방울 포집시 손가락 사이에 있는 갈퀴에서 투명한 액체가 분비되고 이것이 얇은 막을 형성해 공기를 가두어 둘 수 있는 장력을 형성하게 됩니다.
또한 손바닥에는 빨판 비슷한 미세한 돌기들이 흡인력을 만들어내 손바닥을 가져다대면 마치 접착제로 붙인 듯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공기방울 막의 장력을 감지해 흡인력을 자유자재로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공기방울을 터뜨리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다만, 흡인력을 조절하는 감각은 어렸을 때부터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걸음마를 배우듯 습득하는 것이라 어린 마우스들은 종종 터뜨리는 실수를 합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성년이 된 토벌대 소속 물방울 마우스들은 물속에서 마술을 부리듯 공기 방울을 가지고 놉니다.
갈퀴에서 분비되는 액체는 공기방울 막을 형성하기도 하지만 때론 이 막을 바위벽 같은 곳에 붙이는 접착제 역할도 합니다. 이 접착 분비물로 30여개의 공기방울을 바닥에 고정시킨 후 따로 한 쪽에 예비용으로 준비한 여분의 공기 방울들을 바닥에 붙여 놓았습니다.
그 중에는 물이 들어가지 말아야 할 성질의 식량을 담아둔 공기방울도 몇 개 있습니다.
물방울 마우스들이 진지를 구축하는 동안 바다동굴 입구로 간 푸른 마우스들은 바다 쪽 동정을 살피고 있습니다. 발광 다이아몬드 빛만을 사용하던 이들에게 밝은 바다의 빛은 새로운 경이감을 안겨주었습니다.
“정말 아름답군......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이 존재하다니.......”



2004-03-09 02:28:40 (220.116.161.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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