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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시/이야기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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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만약 이곳에 진을 친 우리를 무시하고 호수로 돌진해 버린다면 이곳에서 고립무원에 처하고 말아”
“아주 좋은 방법이 있기는 한데....... 그 교활한 시조악귀가 내가 예상한 대로 나와 줄는지......”
“무슨 묘안이 있기라도 한가?”
“보시다 시피 이 분지는 시조 악귀가 겨우 통과할 수 있는 동굴의 중간 부분에 패인 홈이야. 시조 악귀의 덩치로 볼 때 몸 구조상 동굴을 통과할 때 배 아래쪽 부분에 가려지는 동굴의 하단부는 절대 가시권에 들어가질 않아. 게다가 우리가 공격할 수 있는 유일한 부분이 배에 있는 명치 아닌가?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다 반쯤 통과할 때 무방비로 노출되는 놈의 명치를 공격해 들어간다면 아주 쉽게 잡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렇군, 일단 빠른 시간 내에 장기전에 필요한 모든 물자를 보급 받아 비축해두고 때를 기다리자고”
“전령에게 시조악귀가 이 곳을 통과 하는 것을 막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호수에 있는 모든 마우스들이 대피할 준비를 하고 있도록 일러두어야 겠어”
다음날 물방울 마우스 둘을 전령으로 보내 후 어제보다 더 먼 곳으로 정찰을 나간 토벌대는 눈앞에서 벌어지는 광란의 살육에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아니 저....... 저건”
마치 그물을 드리운 듯 바다 위쪽에서 바닥까지 아기 마우스크기 만한 악귀 치어들이 건너편에 있는 모든 물고기들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며 조금씩 먼 바다 쪽으로 전진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제야 작은 물고기 한 마리 얼씬거리지 않는 이유를 알겠어.......”
“정말 무시무시한 놈 들 이로군”
“우선 조용히 이 곳을 벗어나세....... 저 치어들은 시조 악귀보다 더 상대하기 힘든 존재들이야. 시조 악귀의 공격이야 적당한 바위 틈새로 피할 수 있지만 몇 마리인지 셀 수조차 없는 저 치어들이 떼 지어 몰려든다면 우리도 저 물고기들 신세를 면치 못할 테니”
숨을 죽여 가며 조심 또 조심 동굴로 돌아온 토벌대는 아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뒤숭숭 하기만 합니다.
“저 치어들이 몰려온다면 호수마을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멸망하고 말거야”
“무슨 방법이 없을까?”
“마지막으로 시조악귀 하나만 잡으면 끝난다고 생각 했었는데”
“시조악귀가 호수에서 물러난 것이 바로 산란을 하기 위해서 였군”
“조금만 더 일찍 쫓아 왔다면 알들이 부화되기 전에 손을 쓸 수 있었을 텐데”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저들의 생태적 습성과 특징을 파악하는 것이야. 적을 제대로 알아야 대처 방법이 나오지 않겠나?”
“내일부터 저 악귀 떼들을 철저히 감시하도록 하세”
1년여 동안 악귀들을 상대하면서 대부분의 특성을 파악했지만 치어들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바가 없는지라 난감함이 앞섭니다.
후방에서 서너달치의 공기방울과 식량을 비롯한 필요 물자들이 도착한 후 다시 한번 치어들을 정찰하기 위해 바다로 나갔습니다.
지난번에 보았던 곳에서 상당히 먼 곳에 악귀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여전히 살육이 벌어지고 있지만 이상하게도 물고기들이 아닌 악귀들끼리 서로 물고 뜯는 사



2004-03-09 02:28:11 (220.116.161.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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