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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시/이야기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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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너무 아름다워....... 이렇게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는 곳이 그 흉폭한 악귀의 본거지라니”
“무엇이 저렇게 밝게 해주고 있는 것일까?”
“글쎄, 우리가 가진 것보다 수백배 큰 발광다이아몬드가 있는지도 모르지......”
“하하하, 그런가? 아무튼 별천지임에는 틀림이 없군”
“시조 악귀를 처치한 후 저 곳을 탐험해볼까?”
“좋은 생각이야. 이제 어둠나라엔 안가 본 곳이 없지 않은가? 새로운 곳을 탐험하는 것처럼 가슴뛰게하는 일은 없지”
“지난 전쟁이 우리에게 역마살을 안겨 주었군......?”
“이곳이 악귀의 서식처라면 몇 마리가 더 남아있지 않을까?”
“흠, 몇 마리 정도가 아니라 몇 백 마리가 넘는지도 모르지”
“그런데 좀 이상하지 않나?”
“뭐가?”
“저 곳에는 꽤 여려 종류의 수초들이 군집을 이루고 있어. 지금 정도의 생태 환경이라면 무수히 많은 물고기들이 노닐 수 있을 만큼 완벽한 곳이라고”
"악귀 때문이겠지“
“그것 때문이라고 하기엔 너무 고요한 곳 아닌가?”
“뭔가 원인이 있겠지. 더구나 이곳 물은 호수에 있는 물과 달리 너무 짜군......”
푸른 마우스 중 한명이 공기방울 밖으로 손을 내밀어 바닷물의 맛을 보고 말했습니다.
“그게 원인일수도 있겠지. 정확한 이유를 알려면 저 곳을 탐사하는 수밖에”
조심조심 바다 쪽으로 나간 푸른 기사들은 반나절 동안 물고기 한 마리도 발견하지 못하고 동굴로 되돌아 왔습니다.
“악귀의 습성으로 보아 물고기 한 마리 얼씬거리지 않는 곳에 서식지를 마련하진 않을 것 같은데”
“그럼 좀 더 먼 곳까지 찾아 나서 봐야지”
“오늘은 좀 쉬고 내일부터 행동반경을 넓혀보자고”
분지로 돌아온 토벌대는 휴식을 취하며 삼삼오오 모여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동굴 입구로 나가 경계담당 임무교대를 하는 것 외에는 되도록 편안한 자세로 체력을 비축합니다.
물방울 마우스들은 대략 두 시간 정도를 물속에서 수중호홉 할 수 있기 때문에 공기방울 밖이 더 편한 듯 이곳저곳을 조용히 헤엄쳐 다니고 있습니다. 이들의 볼에는 너무 투명해 보이지는 않지만 물고기와 비슷한 아가미가 있어 이곳으로 수중 호홉이 가능한 것입니다.
그동안 회의를 시작하면 서로 의견을 나누기 위해 공기 방울로 이리저리 돌아다녀야 했습니다. 물 속에서 음파를 감지해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은 물방울 마우스들만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라 불편함을 느낀 푸른 기사들의 제안으로 일곱 개의 공기방울을 하나로 합쳐 커다란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이 곳에 모인 푸른 기사들은 예상보다 길어질 것 같은 악귀토벌에 대비한 대책을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식량도 그렇지만 예비용으로 가지고온 공기 방울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
“그거야 물방울 마우스를 전령으로 보내 지속적인 보급을 받으면 되지 않겠나?”
“그렇긴 하지, 문제는 시조악귀가 언제 나타나느냐 하는 것이야”



2004-03-09 02:28:26 (220.116.161.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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