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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시/이야기 초고

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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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에게 아주 귀중한 존재인데 상처를 입힐 수 있나?”
검은 운무가 뒤엉키며 번개를 뿜어내고 있는 바다폭풍을 바라보던 수색대장은 갑판병을 불러 사로 잡혀있는 전기 생명체를 놓아 주라고 지시 했습니다.
아쉬운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작별하는 갑판병의 인사에 화답하듯 엷은 붉은 빛 전기 불꽃을 발산합니다.
갑판병이 들고 있던 유리물통을 뒤집어 쏟아버리자 물과 함께 바다로 떨어져 내린 전기 불꽃은 배 아래에서 빙빙 돌기만 할 뿐 도무지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저 친구가 자네와 정이 많이 든 모양 이로군. 유리 물통을 내려보내 보게”
유리물통이 수면에 잠기자 전기 불꽃이 그 속으로 다시 들어가 버립니다.
유리 물통을 끌어 올리니 자신을 바라보는 갑판병이 반가운 듯 푸른 빛을 띠며 춤추 듯 움직입니다.
“이제 자네가 저 친구를 책임져야 할 것 같은데... 상당한 지능이 있는 생명체 같기도 하고 볼수록 흥미로운 존재야...”
본진을 떠나 정찰을 시작 한지 두 달이 넘었지만 바다 폭풍의 끝은 보이지 않습니다. 매일 같은 일이 반복되자 무료함에 지친 마우스들은 갑판에 앉아 이제나 저제나 하는 생각으로 실망에 실망을 거듭하면 또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단 한명, 갑판병 만은 날이 갈수록 자신의 말을 알아듣는 전기 생명체의 반응에 시간 가는 줄을 모르고 극진히 보살피고 있습니다.
다시 한달이 지나자 적재했던 식량의 반이 채 남지 않았습니다. 본진으로 돌아갈 결심을 굳힌 수색대장은 항로를 돌리도록 지시했습니다. 막 배의 방향이 돌아가는 순간 망룰 위에서 전방을 주시하던 마우스가 갑판을 내려다보며 소리칩니다.
“저쪽에 바다폭풍의 형태가 변하고 있는데요?”
급히 망루로 올라간 수색대장이 망원경을 이용해 바라보니 자신들이 직선으로 따라온 바다 폭풍이 왼쪽으로 급격히 꺾어지는 모습이 보입니다.
다시 항로를 돌려 꺾여진 폭풍 측면을 돌며 측정해 보니 원형으로 보름 거리의 길이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분명 중간폭이 불룩하게 튀어 나온 것 같은데..... 이 곳이 폭풍의 진언지인 중심부에 해당하는 것인가?”
아닌게 아니라 그들이 지나온 다른 곳 보다 운무의 움직임이 빠르고 바람또한 외곽에서 폭풍 쪽으로 심하게 불고있습니다.
방향을 전환하기 위해 돛을 내렸지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벌써 폭풍 쪽으로 밀려들어 갔을 것입니다.
“여기서 더 전진하는 것은 무리야”
최종 회항 결정을 내리고 배를 돌리는 순간 바다폭풍 쪽에서 고막을 찢는 벼락소리가 들려오며 거센 바람과 함께 파도가 폭풍을 향해 밀려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폭풍 쪽을 보니 검은 구름이 서로 뒤엉켜 점점 커지면서 배쪽으로 슬금슬금 다가오고 있습니다.
깜짝 놀란 마우스들은 배의 방향을 틀며 힘을 다해 노를 저었지만 거대한 자연의 힘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 듯 커다란 파도로 뱃전을 때려 폭풍이 배를 집어 삼키도록 밀어 버렸습니다.
폭풍 중간 지대로 빨려 들어간 철갑선은 중심을 잃은 상태에서 파도에 얹혀 하늘 높이 치솟아 올랐다 곤두박질치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2004-03-09 02:22:48 (220.116.161.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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