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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시/이야기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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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판위에 있던 모든 물자들은 이미 바다가 집어삼켜 버렸고 선실로 대피해 있는 마우스들 또한 내부에 있는 짐들과 함께 이리저리 뒹굴어 성한 곳이 한 군데도 없습니다.
그 와중에 돛대마저 부러져 쓰러지며 배 옆 부분을 강타했지만 워낙 튼튼한 악귀의 철갑 몸체 인지라 그런대로 꿋꿋이 악천후를 견뎌내고 있습니다.
배의 요동이 심하지 않은 틈을 타 물자가 들어 있지 않은 빈 선실로 하나 둘씩 모여든 마우스들은 기둥에 몸을 묶은 후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하지만 몇 시간이나 더 버틸 수 있을지 거대한 자연의 힘 앞에 단 일초앞도 예측할 수 없는 자신들의 무력함을 절실히 느끼는 순간입니다.
빛 한줄기 없는 캄캄한 폭풍우 속이지만 선실마다 천장에 달아놓은 발광 다이아몬드 덕에 그나마 공포감이 덜 합니다.
그렇게 하루 이틀... 식사는커녕 몸을 지탱하기 위해 기둥에 몸을 묶고 매달려 있기 급급한 마우스들은 탈진한 체력으로 정신을 붙잡기 위해 갖은 애를 써 봅니다.
한편 본진에서 함선 건조에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은빛 제일기사는 커다란 난관에 부딪혀 머리를 싸매고 있습니다.
“도대체 식량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지.....?”
바다 동굴이 있는 절벽아래 해안가에 상당히 넓은 폭으로 금속나무 숲이 이어져 있어 이 곳에서 금속 열매나 금속알을 채집할 요량으로 식량을 덜 싣고 남은 공간에 필요한 장비들을 더 적재해 온 터라 예상 일정의 절반 정도가 지나자 주 식량이 바닥나기 시작했습니다.
이 곳의 금속 열매는 토양의 금속 함유량이 너무 적어 마우스들에게 필요한 영양분이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맛 또한 밋밋해서 도저히 먹을 수 있는 상태입니다.
땅을 파 보니 금속성분이 적은 토양이라 수월하게 파지기는 했지만 금속알은 거의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금속나무가 자력으로 뿌리를 내릴 수 있을 만큼 토양이 무르기도 하거니와 금속 성분이 너무 적어 금속알들의 영양 섭취가 쉽지 않은 탓도 있을 것입니다.
예상했던 식량의 현지 조달이 불가능해 지자 모든 계획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금속나무의 재질만은 전함 건조에 딱 들어맞는 더 없이 훌륭한 상태입니다.
나무의 강도를 결정하는 금속 성분이 적어 필요한 목재로 다듬기 수월하고 무게가 1/3가량 덜나가 배의 중량이 경감되어 더 많은 적재함량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조한 거대 함선을 마우스들의 힘으로 움직이는 데는 상당히 많은 병력이 필요하고 지속적인 장기 항해가 가능해 지려면 전동차처럼 전기 동력을 이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섭니다.
지금과 같이 동력원이 해결되지 않아 마우스들의 체력에 의존해 배를 움직여야 하는 상황에서 식량 확보가 어렵다는 것은 최악의 조건임이 분명합니다.
원래 금속 열매와 금속알이 주식인 마우스들은 바다에서 잡아 올린 물고기들로는 제대로 체력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할 수 없이 거대 전함 한척에만 모든 역량을 집중해 건조한 결과 예정 일정의 반이 지난 지금 세세한 부분만 남기고 모든 공정이 완료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수색함이 돌아올 시간이 멀지 않았군”
빛의 니라로 돌아갈 준비를 하나씩 해가며 작은 악귀들의 몸체를 건져 올린 마우스들은 이 것을 재단해 갑옷과 투구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기사들이 가지고 있던 것 까지 모두 싣고 온 터라 일곱 자루의 극 초미립자 검으로 솜



2004-03-09 02:22:34 (220.116.161.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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