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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시/이야기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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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히 마주보며 대련 자세를 취한 기사들은 검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며 화려한 검세를 뿌려 댑니다.
삼백여명의 기사가 펼치는 집단 대련에 압도당한 듯 관람석에서는 숨소리조차 새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무려 30분 동안 쉴 새 없이 검을 휘두르던 철갑 기사단은 철갑 제일기사의 멈춤 신호와 함께 언제 그랬느냐는 듯 대오하나 흩뜨리지 않고 도열해 부동자세를 취했습니다.
30여분의 적지 은 시간동안 격렬한 검술시범이 있었지만 숨가빠하거나 자세 흐트러짐이 없이 처음과 같은 부동자세로 서 있는 철갑기사단을 보며 여기저기서 감탄하는 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대단해, 보통 마우스 같으면 벌써 지쳐서 쓰러졌을 텐데”
“과연 빛의 나라 최고 검술가인 철갑 제일기사가 양성한 기사단 답구만”
한편 관람석 바로 아래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다른 기사들도 이구동성으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하하하, 과연 철갑 제일기사로군”
“역시 철갑 제일기사의 호홉법을 완벽하게 체득 했군”
중간 휴식시간을 활용해 광장 한쪽에 마련한 푸른 기사단의 간이 치료소에는 평소에 불편했던 몸을 치료하고자 민간 마우스들이 길게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각종 약초들을 활용한 정확한 처방으로 외상을 입은 마우스들의 통증이 가시고 당장 활동하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의 치료 효과를 보자 뛸 듯이 기뻐합니다.
장기 치료를 요하는 마우스들도 뛰어난 의술을 옆에서 지켜보며 의무병단의 처방을 귀담아 듣습니다.
이러한 소문이 입에서 입으로 퍼지자 간이 치료소로 몰려드는 마우스들이 늘어만 갑니다.
이 모습을 본 푸른 기사는 간이 치료소를 늘리고 의무병들을 대거 투입해 치료를 원하는 민간 마우스들 모두를 돌보아 주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리고 푸른 기사단에서 가장 검술이 뛰어난 두 기사를 내보내 검술 시범을 보이도록 했습니다.
빛의 나라에 처음 모습을 보인 푸른 기사에게 커다란 호기심을 가지고 있던 관중들은 푸른 기사단의 뛰어난 의술이 증폭시킨 기대감으로 숨을 죽이고 대련에 나선 두 기사에게 시선을 고정 시켰습니다.
광장 가운데 마주서 천천히 검을 맞겨눈 두 기사는 모습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거리를 좁히며 전광석화 같은 칼놀림으로 상대방의 전신을 공격하는 동시에 빈틈없는 방어로 한 치의 밀림도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단 1분 동안 두개의 칼이 부딪히는 소리가 끊이지 않을 정도로 쾌속한 검을 나누면서도 상대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따라가는 두 기사의 검세는 폭풍우를 부르는 듯 좌중을 압도해 갔습니다.
잠시 호홉을 고른 두 기사는 조금 전과는 달리 검을 비껴 내린 채 아주 느린 발걸음으로 상대의 허점을 탐색하기 시작 했습니다.
하지만 워낙 호각지세라 10여분이 넘도록 원을 그리며 돌기만 하지 선뜻 앞으로 나서지 못합니다.
이 광경을 지켜보는 관중들조차 두 기사의 태산과 같은 기운에 짓눌려 손에 식은땀이 흐릅니다.



2004-03-09 02:12:18 (220.116.161.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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