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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시/이야기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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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과 같은 완벽한 방어자세에서는 먼저 공격해 들어가는 쪽이 오히려 허점을 노출하기 쉽기 때문에 지루한 기세싸움이 지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흡족한 표정으로 중지 신호를 보낸 푸른 기사에 의해 승패 없이 대련이 끝났습니다.
관중석 곳곳에서는 군더더기 하나 없는 푸른 기사단의 검술 실력을 칭찬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저 푸른 기사가 우리 철갑 제일시가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뛰어난 검술실력을 가지고 있다던데”
“어둠 나라 건국 신화에서 전설의 병장기인 무지개 검을 사용했다던 일곱 푸른 기사의 후예 중 한 마우스라는 군”
“혹시 어둠왕의 제왕검 외에는 대적할 병기가 없다는 그 전설의 무지개 검을 가지고 있지는 않을까?”
“그렇지는 않은 것 같은데. 만일 무지개 검을 가지고 있다면 벌써 소문이 나도 한참 났을 거야”
“하지만 푸른 기사의 후예가 아닌가? 틀림없이 가지고 있을 거야”
관람석에 있는 마우스들은 푸른 기사단의 뛰어난 의술과 검술을 보며 검은 장군이 가지고 있는 천하무적의 제왕검에 대적할 수 있는 전설의 무지개 검을 떠올리며 막연한 기대를 가져 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여섯 기사들이 바다를 거쳐 철갑 성으로 들어오며 들었던 지혜의 탑에서 박쥐 원로의 권고로 무지개 검에 대한 것을 일체 비밀에 부치기로 하고 가장 안전한 장소인 지혜의 탑 제일 위층에 보관해 놓았기 때문에 여섯 기사와 박쥐원로를 포함한 원로들과 군부의 핵심마우스 외에는 이것에 대해 알고 있는 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야, 칼을 부딪히며 싸우는 것만이 검술은 아니구나. 완벽한 방어자세가 저렇게 멋있어 보일 줄은 몰랐는걸”
은빛 제일기사가 이끌 고온 붉은 악귀 군단에서는 푸른 기사단이 보여준 방어 검술이 단연 화제입니다.
함상에서 식사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종일 훈련 했던 것이 방어는 깡그리 무시한 공격 일변도의 육탄돌격 검술이었기 때문입니다.
휘하 기사들의 탄성을 뒤통수로 들으면서도 은빛 제일기사의 표정은 여유 만만함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철갑 기사단으로 성큼성큼 걸어가서 커다란 목소리로 대결을 신청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어라? 우리 대장님이 왜 저러시지?”
“그러게. 아까 보니까 철갑 가사단의 검술실력은 우리와 차원이 다르던데”
단순한 관람만으로도 실력차를 절감하고 있던 터라 붉은 악귀기사단의 사기는 그야말로 땅을 설설 길 정도로 떨어져 있는 상태입니다.
“괜히 망신만 당하려고...”
볼멘소리로 투덜대면서도 은빛 제일기사의 호명을 받은 열명의 붉은 악귀기사들이 광장 중앙으로 나갔습니다.
같은 숫자의 철갑 기사단도 칼을 뽑아들고 붉은 기사단과 마주섰습니다.
관중들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온통 붉은 철갑옷을 입은 붉은 악귀기사단의 출현에 적잖이 놀라 뭔가 새로운 능력을 가진 기사단일 것이라 생각하고 마른침을 삼키고 있었는데 철갑 기



2004-03-09 02:12:06 (220.116.161.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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