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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시/이야기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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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마플이 아프다는 연락이 왔어. 열이 상당히 심하다는 군. 지금까지 그런 일이 없었는데. 지혜의 탑으로 빨리 돌아가 봐야겠어”
어둠나라에 대한 불길한 정보는 아니지만 제일기사들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희망인 예언의 마플이 아프다는 소식에 다이아몬드 제일기사가 직접 나서서 박쥐 제일기사와 함께 지혜의 탑으로 출발 하려다 난감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다이아몬드 제일기사는 금번에 새로 충원되어 운전 교육을 마친 수송병들의 수송대 훈련소 퇴소 식에 참석하기로 되어 있어 은빛 제일기사가 박쥐 제일기사와 함께 지혜의 탑으로 출발하는 전동차에 동승했습니다.
“내가 직접 운전하면 눈 깜짝할 하이에 갈 수 있을 텐데... 하하하, 안전띠 단단히 매고 눈 두 번만 깜짝거리라고. 저 친구 실력이면 그 사이에 도착할 거야”
다이아몬드 제일기사가 짓꿎은 표정을 지으며 운전석에 있는 마우스를 바라보았습니다.
“알았네. 두 번 자고 일어나면 도착 한단 말이지?”
“내가 언제 그렇게 말했나? 눈만 두 번 깜빡이라고 했지”
“그게 그 말 아닌가? 한번 감아서 한 숨자고 뜨고 다시 한번 잤다 일어나면 눈 두 번 깜빡이는 것 아닌가? 하하하”
만나기만 하면 재치 있는 농담으로 티격태격하는 은빛 제일기사와 다이아몬드 제일기사는 헤어지는 아쉬움을 말싸움으로 대신했습니다.
안전띠를 단단히 맨 은빛 제일기사는 남아있는 기사들에게 오늘 있을 원로회의 결과가 나오면 즉시 연락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자네, 박쥐 제일기사와 함께 가려고 하는 게 로얄메탈 때문이로군?”
“하하하, 우리 해군은 한시가 급하다고. 생명의 나무에 있는 로얄메탈이 있어야 거대한 붉은 악귀전함을 움직일 수 있게 된단 말씀이야. 자네들은 벌써 필요한 장비를 갖춘 완편 부대를 훈련시키고 있지만 우린 움직이지 못하는 배만 쳐다보며 한숨을 쉬고 있었다고... 헤어지는 마당에 소풍가는 기분을 내서 미안하지만... 한, 1년 후면 자주 보게 될 거야. 잘들 있으시게나...”
시동 걸린 전동차가 서서히 철갑성을 빠져 나갑니다.
이를 지켜보는 나머지 네 기사들은 모처럼 만나 느긋하게 차 한 잔 할 여유조차 갖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2004-03-09 02:10:44 (220.116.161.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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