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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시/이야기 초고

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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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아몬드가 보고 싶다.”
“이제 치료가 끝났으니까 너희 삼촌한테 빨리 내려가자고 그러자”
“그건, 검은 군단이 쳐들어 왔니?”
갑자기 말을 박쥐는 마플을 쳐다본 박쥐는 그간 빛의 나라 일을 간략히 말해 주었습니다.
“아직, 하지만 은하파괴 무기라는 것 때문에 하나 동굴을 막고 있는 문들을 열어 줄 수밖에 없나봐”
“곧 전쟁이 시작 되겠구나, 그렇게 되면 이 곳에서 꼭 해야 할 일이 있어... 제대로 해낼지는 모르겠지만. 그걸 해낼 때까지는 이 곳을 내려갈 수 없는데...”
“그래? 뭔지는 모르겠지만, 넌 해낼 수 있을 거야.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해”
“아, 배고프다... 그치?”
“응, 빨리 식사하러 가자”
엉덩이에 묻은 흙을 털고 일어선 두 어린이는 현관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섰습니다.
식탁에는 금속 열매로 만든 여러 가지 음식들이 정갈하게 차려져 있습니다.
“우리는 자연 그대로의 형태에서 말리거나 갓 따서 음식으로 삼기 때문에 맛은 덜하겠지만 건강에는 더없이 좋은 식단이란다.”
“흠, 맞아요. 그런데 오늘이 바로 마플이 태어난 5월 5일이지? 생일을 축하한다.”
뜻밖에 생일상을 마주한 마플은 부모님의 사랑에 가슴이 뭉클해 졌습니다.
“고맙습니다”
“축하한다. 알!”
“고맙다. 박쥐!”
식탁위에 있는 접시들을 모두 비운 마플과 박쥐가 동시에 소리쳤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음식이 입에 맞는가 보구나?”
자신들이 장만한 음식을 맛있게 먹은 아이들을 보며 흡족한 표정을 지은 부모님들은 식탁을 치운 후 자리에 앉았습니다.
“얘야. 이제 엄마 아빠는 아주 먼 곳으로 떠나야 한단다. 그곳에 가면 쉽게 돌아오지 못할 것 같구나. 박쥐처럼 다정한 친구들도 있고 자상하게 보살펴 주시는 박쥐 제일기사님도 있으니 우리를 못 보게 되더라도 씩씩하게 살아갈 수 있겠지?”
“이제 치료도 다 돼서 건강해 졌는데... 저와 같이 지혜의 탑에서 사시면 안 되나요?”
부모님은 밝은 얼굴로 제일기사들을 따라가던 예전과는 달리 처음으로 속내를 드러내며 부모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마플을 보니 가슴이 미어져 옵니다.
‘이런...! 그렇게 수행을 했는데도..., 역시 부모자식간의 사랑은 마음대로 어떻게 해볼 수 있는 것이 아니 로구나’
한숨을 집어삼킨 아버지가 마플의 손을 잡으며 말했습니다.
“얘야, 엄마와 아빤 아주 가는 것이 아니란다. 다만 이 곳과는 조금 다른 세계라 자주 볼 수는 없지만 가끔은 너를 찾으마.”
가슴에 손을 모으고 눈망울이 촉촉이 젖어든 채 마플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는 부인을 돌아본 마플의 아버지는 다시 말을 이었습니다.
“우리는 너를 한없이 사랑한단다. 항상 너를 지켜보고 있을 거야.”
“할아버지처럼 가끔 저를 보러 오신다면 멀리 떠나셔도 괜찮아요.”



2004-03-09 01:57:03 (220.116.161.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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