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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시/이야기 초고

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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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매몰된 채 어둠 나라로 이어진 길을 삼켜버렸습니다.
빛의 나라 쪽에 있던 검은 군단은 망연자실 넋을 놓고 있다가 가까스로 정신을 수습하고 이 사실을 대 평원에 있는 작전참모에게 통보했습니다.
중앙동력 공급장치가 파괴되고 하나동굴이 매몰 되었다는 소식에 다급해진 작전참모는 공격대형을 정비한 기사단으로 사생결단의 정면승부를 치루려던 계획을 변경해 검은 전차의 충전시간을 벌기위해 방어진 구축을 명령했습니다.
중문 앞까지 들어와 폭약이 제거되기를 기다리던 수십대의 검은 전차를 비롯해 물자와 병력을 가득 싣고 있던 수송차량 태반이 폭발로 인해 매몰되거나 파괴되어 어둠나라 쪽 후미에 있는 차량 일부만 무사히 동굴을 되돌아 나갈 수 있었습니다.
이들이 빠져나온 이후에도 어둠나라 쪽 하나동굴 입구는 먼지구름을 계속 토해내고 있습니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전장으로 예비병력을 투입하려다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 왕궁 수비대는 어둠나라 전역을 통할할 능력을 사실상 상실해 버린 상태입니다.
큰 산 꼭대기에서 뻗어 내려온 무지개 빛줄기가 힘의 탑에 걸친 이후 미친 듯이 쏟아져 내리는 번개에 의해 내부 통제가 불가능해 졌고 외부에서 접근하기엔 더더욱 힘들어졌습니다.
따라서 중앙 변전소에 충전된 전기로 전국에 산재한 일부 주요 시설과 백색마우스를 통제하기 위한 죽음의 평원 수용소 철책에만 전기를 공급하며 버틴다고 해도 한달을 채 넘기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한 왕궁 수비대는 검은 군단이 수립해 놓은 마지막 임무 수행에 들어갔습니다.
이렇게 되리라고 예상한 것은 아니지만 철두철미한 작전참모는 최악의 경우 왕궁 수비대가 은하파괴 무기등 주요 물자와 이것에 관련된 문헌등을 가지고 금빛 제일기사도 들어가 보았던 지하세계로 사라져 버리라는 지침을 마련해 놓았었습니다.
얼음 공주와 아기를 제일먼저 피신시킨 왕궁수비대는 분해한 은하파괴 무기를 뒤따라 보내고 모든 시설과 무기들을 파괴하고 해체해 버렸습니다.
그리고 모든 병력을 지하세계로 집결시킨 후 다른 곳으로 가는 전원을 모두 차단하고 남은 전력을 수용소 철책으로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대여섯달은 전기 철책이 기능을 발휘해 백색 마우스들의 준동을 막아줄 것입니다.
검은 마우스들이 하루아침에 사라져 버리자 어리둥절한 어둠나라 마우스들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으로 빠져들었습니다.
왕궁 수비대가 퇴각하며 지하왕궁에 갇혀있던 어둠왕과 원로들도 모두 데리고 갔기 때문에 어둠나라를 이끌 모든 구심점이 사라져 버렸지만 어둠나라 어느 곳을 가 보아도 어제와 달라진 것이 없는 아주 평온한 상태입니다.
다만 철책에 공급되는 전기 동력이 소진되면 이러한 평화를 일시에 뒤엎을 백색 공포가 이들을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단 한 가지 다라진 것은 점점 거세지는 번개계곡의 천둥소리였습니다.
쉴 새 없이 떨어져 내리는 번개줄기가 서로 뒤엉켜 계곡 전체가 일렁이는 번개 불꽃의 파도에 휩싸였습니다.
“꽈르르....릉”
계곡을 가득채운 번개가 이것을 뚫고 힘의탑 전망대 창에 걸쳐있는 무지개 줄기를 타고 오르더니 빠른 속도로 큰 산을 넘어가 버렸습니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충전이 완료된 지혜의 탑 쪽과 대 평원의 검은 전차들이 일제히 굉음을



2004-03-09 01:12:07 (220.116.161.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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