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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시/이야기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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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마우스들의 전송을 받으며 출항한 붉은 악귀 전함들은 거대한 위용을 뽐내며 파도를 가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보는 바다의 드넓은 전경은 어린 마우스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꿈으로 싹트기 시작해 세상에 대한 경이로움으로 겸허한 마음을 선사했습니다.
무시무시한 바다폭풍지대를 벗어나 끝이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에 들어서자 한없이 작아지는 존재감 또한 자신들이 자연의 미미한 일부일 뿐이라는 것을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보름의 항해끝에 바다폭풍 중심지대에 도착한 함대는 수색함장의 명령으로 어린이들을 모함인 어미악귀에서 다른 함선으로 갈아태웠습니다.
나머지 함선들을 뒤로한채 바다폭풍 중심부로 돌진해 들어간 모함은 육중한 몸체 덕분에 별 어려움 없이 폭풍지대를 벗어나 고요한 중심부로 들어섰습니다.
모함에는 이곳에 들렸었던 일단의 병사들과 수색함장, 그리고 마플과 박쥐, 다이아몬드만이 타고 있습니다.
폭풍의 눈 중심부에 있는 섬에 닻을 내린 수색함장 일행은 하선하여 용의 동굴로 출발했습니다.
약속을 지키러 돌아온 수색함장 일행을 맞이한 황금빛 용은 기쁜 마음을 숨기지 않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이렇게 돌아와 주다니 정말 고맙군... 역시 마플의 후예 다워..."
한바탕 잔잔한 웃음으로 일행을 둘러보던 황금빛 용의 눈길이 마플에게서 멈추더니 경악성을 터뜨렸습니다.
"이... 이런, 네가 바로 그..... 그들의 후손이란 말이냐?"
"...맞습니다. 시조 마플의 후예인데요... 왜그렇게 놀라시나요?"
"아니... 시조 마플의 후예라는 것은 네모습이 판에 박은듯 하니 당연한 것이고..... 허허, 네 시조와는 면식이 있어 잘 알고 있다고 생각 했었는데... 그가 자신의 내력을 읽어내지 못하게 생체기력을 통제하고 있어서 대화만 나누었던 것이 생각나는 구나"
"생체의 기력을 통제해 내력을 읽어내지 못하게 한다는 것은 무슨 말씀입니까?"
"우리 용들은 극초미립자의 양태극 지체들이라 모든 생명체가 가지고 있는 생체정보를 그대로 읽어낼 수 있단다. 마찬가지인 네 시조 또한 그러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 조금전 너를 보았을때 네가 가지고 있는 모든 생체정보를 보았단다. 너무 놀라운 것이라 수만년을 살아온 나조차 흥분을 가라 앉힐수 없었던 것이다."
"어떠한 것을 보셨기에 그리 놀라시는지....."
"너희 알마우스는 대륙충돌 이전 빛의나라 생명의 나무위에서 살고 있던 영혼을 추수하는 세발 검은새의 후예들이기 때문이지... 세발 검은새는 부모새가 노화로 거동이 불편해 지면 먹이를 물어다 지극히 봉양하는, 다른 생명체 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효심이 뛰어난 조류였단다. 내가 혈기 방장하여 친구들과 북극행성 이곳저곳을 유랑했던 적이 있었는데 우리가 빛의나라에 있는 생명의 호수로 다가가려 하자 선대 황금빛 용이 나타나셔서 앞을 가로막으셨지... 그 곳에는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거대한 존재가 은둔하고 있으니 절대 접근하지 말라고 신신 당부하신 후 사라지셨어... 선대의 어르신이 그리 말씀하시는 것을 소홀히 할 수 없어 반신반의 하면서 금기의 영역으로 알고 있었는데 대륙 충돌시 그 거대한 존재가 솟구쳐 올라 하늘을 뒤덮은 뒤 충돌하기 직전의 양대륙 사이 바다를 양단하며 북극행성을 가르고 들어가는 것을 본 뒤에야 알게 되었지... 그것은 바로 세발 검은새들의 영혼이 양태극 지체가 된 후 생명의 호수를 중심으로 수만년의 세월동안 하나로 뭉치기를 반복해 탄생한 집합체였던 것이야... 영혼을 추수하는 새라는 의미가 바로 생체의 죽음을 통해 빠져나가는 극초미립자인 영혼을 모아 양태극 지체로 현신하여 한데 모으는 일을 해왔기 때문이지... 그래서 세발 검은새들은 죽음을 목전에 둔 영혼을 감지해 이것을 모으기 위해 운명직전에 날아들곤 했던 것이야... 이 세발 검은새들은 대륙충돌로 모두 사라졌지만 사후 하나가 되어 은둔하고 있던 이들 극초미립자 영혼지체가 현신하여 거대한 날개를 펼친 것이지... 이 거대한 존재를 우리는 봉황이라고 부른단다.

2004-03-09 01:08:18 (220.116.16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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