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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국제외교

무기시장에 대하여

무기교역의 속성

 

무기란 인접지역 정세를 변화시키는 결정력이다. 어떤 나라가 무기를 수출할때, 수입할때 그것을 제약하려는 움직임이 뒤따르는 이유다. 주변국가는 당사국이니 당연한 것이고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해당지역에 이해관계를 가진 나라 또한 힘다툼에 가세하게 된다.

 

이러한 속성 때문에 무기교역은 정치외교적 성격을 강하게 가지게 된다. 미국의 영향력 내에 있는 나라들은 미국산을, 러시아 영향력하에 있는 나라들은 러시아산을, 중국 영향력에 있는 나라들은 중국산을 도입하게 된다. 무기도입은 수출국의 강력한 군사력이 가지는 배타성에 기댈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미국이 패권을 상실해 강력한 군사력을 잃었다고 가정해 보자. 한국이 미국의 무기를 들여오려 하는데 인접국인 러시아나 중국이 가로막는다면 어떻게 될까? 강대국들의 반대를 넘어설 수 있는 군사력을 미국이 보여주지 못하면 한국은 미국산 무기도입을 포기해야 할 것이다.

 

무기시장의 구도

 

대표적인 무기 수출국으로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등이 있다. 이 나라들은 각자 고정적인 무기구매국가를 가지고 있고 상대방의 고객을 두고 다툼을 벌이기도 한다. 일정한 무기수출 영역이 있다는 것이다. 무기도 유지보수에 필요한 부품수요등 지속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이들의 고객 쟁탈전은 직접적인 충돌로 가지 않는다. 반대세력에게 무기를 대주며 장사를 즐기다 내전이 종식되면 승리한 세력의 후원국이 시장을 독차지하는 것이 무기시장의 질서다. 러시아의 무기를 도입하던 리비아가 유럽과 미국의 수중에 떨어진 것이 최근의 사례다.

 

이러한 다툼에는 무기시장 뿐만이 아니라 피점령국의 재산(보유외화, 금등)과 자원에 대한 권리가 뒤따르기 때문에 약점을 노출한 국가들은 즉시 먹이감으로 전락하게 된다. 러시아는 리비아의 경제권을 침해하지 않았으나 유럽과 미국등은 비신사적인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중이다.

 

예측되는 변화

 

이러한 무기시장의 변화는 1. 가격과 성능을 앞세운 새로운 수출국의 출현, 2. 신흥수출국이 기존 수출국의 영역을 파고들수 있는 능력 내지는 여건... 이 두가지가 만들어 낸다. 적당히 나누어 먹었던 지금까지의 시장구도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게 되는 것이다.

 

북한의 4.15 열병식에 등장한 기계화 무기들, 무장장비관에 전시된 무기가 만들어낼 무기시장의 변화는 위 두가지 조건에 의해 발생할 것이다. 단, 정치외교적 속성이 우선되는 것이기 때문에 가격과 성능이 절대조건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그리고 미국이 안파는 나라(미국이 잠재적 먹이감으로 점찍은 나라)에 러시아와 중국이 수출을 해왔다는 것 또한 염두에 두어야 한다. 북한이 무기를 수출할 때 미국의 영역에 주로 팔게될지 아니면 가격과 성능을 앞세워 마구잡이로 팔게될지를 전략적으로 판단해 보아야 하는 것이다.

 

무기수출 앙숙국가들을 경쟁시켜 보다 좋은 조건에 무기를 사들였던 나라들은 북한이 꺼릴 이유가 없다. 미국과 러중을 저울질 할만큼 독자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때론 미국으로 러중으로 왔다갔다 하는 나라들의 무기시장을 북한이 장악해 진영선명성을 그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미국의 고객국가들을 살펴보자. 미국에게 무기를 도입하는 나라들은 두가지로 나누어 볼수있다. 이미 자원개발이 진행되어 그것에 대한 영향력을 지속시킬 필요성을 미국이 가질수 밖에 없는 나라들, 미국의 지원으로 산업생산력을 확보해 그것으로 무기도입 자본력을 확보한 나라들이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미국이 허용하는 정도를 넘어서는 군사력을 가지고 싶어하며 사들일 능력 또한 가지고 있는 나라들이 가장 많은 영역이다. 러시아와 중국도 정도이상의 무기수출 금지라는 불문율 때문에 반강제적으로 폐쇄되어 있는 황금시장이다.

 

다음으로 인접국 군사력이 급격히 올라가는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미국과 러중등이 허용하는 정도 이상의 무장을 해야하는 나라들이 꽤 많다. 브라질과 이집트등이 북한, 이란과의 관계개선에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무기시장의 본질적 변화는 바로 이부분에서 발생한다. 정도이상의 무기수요국들...

 

북한이 경공업에 머물기를 바라는 남한의 개성공단 투자에 커다란 비중을 두지 않고 있듯, 무기시장을 바라보는 시각 또한 마찬가지 일 것이다. 무기를 수출한다면 첫번째는 황금시장의 불문율을 깨려할 것이고 미국이 장악한 영역과 준비된 핵도입국들이 될 것이다.

 

미국이 북한을 러시아와 중국이 장악한 무기시장 영역으로 파고들게 하려면 황금불문율에 해당하는 댓가를 주어야 한다. 하지만 그럴 생각이 있을까? 남북관계 악화조장과 중국의 대북관계 단절권유로 경제적 활로를 틀어막아 러시아와 중국의 무기시장으로 내모는 방법은 그래서 현실성을 가지지 못한다.

 

자본에 기반한 교역은 미국의 안정이 절대적이다. 하지만 실물에 기반한 교역은 미국의 안정이 오히려 걸림돌이 된다. 아직 안정성을 가지고 있는 자본주의 시장에 평화적으로 진입하면 최상이겠으나 실물에 기반한 교역이 가능하다면 차선이라 할수 있는 체제를 가지고 있는 것이 북한이다.

 

지극히 자본주의적 시각으로 판세를 진단하면 미국에 의한 이익창출이 최상의 결과로 나올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 질서가 만들어낸 절대다수 국가들의 불이익이 폭발하지 않는다고 그누가 장담할 수 있나? 더이상 개선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할 경우 희망을 버린 제삼세계 국민들의 핵테러는 먼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갈등을 꼼수로 봉합할 경우 기대한 시간만큼의 영화를 누리지 못하고 얼마못가 파국을 맞이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신앙에 기댈경우 미국과 그에 동조하는 나라들의 미래는 암울할 것이다. 또한 직면한 경제위기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시간끌기는 종착역에 도착한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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