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장의 소년들
중앙전선이 빠른 속도로 복구되고 있었다. 병력보충도 차질없이 진행되어 갔다. 다른게 있다면 소년병의 비율이 높아졌다는 것, 그리고 지원부대장이 지휘를 맡게 된 것이었다. 정치권의 과도한 개입 때문에 미완성으로 남았던 중앙전선의 제부대 융합이 마무리 되어가고 있었다.
보병, 포병, 미사일 기지가 지원부대와 유기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 그림자 부대가 있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각을 메워 물샐틈 없는 방어태세를 완성해 주었다. 이제 시간 날때마다 전략이 놀러가는 곳은 산꼭대기에 있는 오두막사였다.
부대장이 가는 곳 어디에나 전략이 있었다. 작전처장이 다녀간 후부터 부대장은 지휘관인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일과가 끝날때마다 궁금한 것을 물어보라며 세세한 것까지 알려주려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림자 부대의 오두막사를 찾는 것도 부대장의 지시였다. 그림대장의 모든 것을 되도록 빨리 습득하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여섯달이 지나자 중앙부대와 그림자 부대에 대해 속속들이 알게 되었다. 두 부대가 엄격하게 분리되어 있었기 때문에 상호 보완적인 기능을 완벽하게 결합시켜 줄 역할을 맡긴 것이었다.
그림자 부대가 왜 미사일 기지와 함께 창설되었는지 그 이유를 알게된 전략은 저격술을 연마하기 시작했다. 중급 저격수와 견줄 정도의 수준이 되자 전선파견 임무를 자원해 저격병들과 함께 임무를 수행했다. 덕분에 웬만한 곳의 지형지물은 눈 감고도 떠올릴 수 있게 되었다.
그즈음 작전처장의 연락이 있었다. 징집되어 훈련을 마친 동생을 서부전선에 배치했다는 것이었다. 마침 서부전선에 파견되니 이참에 동생을 만나보라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입대후 편지만 주고 받았었다. 제법 어른스러워 졌을 전술을 만날 생각을 하니 반갑기도 했지만 우울하기도 했다.
십여명의 동료들과 서부전선에 도착한 전략은 곧바로 지휘부 막사로 갔다. 서부 사령관 옆에서 귀를 쫑긋이 세우고 있는 전술이 보였다. 흥미를 당기는 게 있으면 나오는 버릇이었다. 작전처장의 약속이 허언이 아니었다. 전령이 되어 안전한 이곳에서 기갑지휘를 체험하고 있었다.
부대 배치상황을 점검하던 서부 사령관이 고개를 들었다. 역광을 쏟아내는 입구에 소년병이 서있었다. 작전처장이 귀뜸한 전략이 도착한 것이다. 한번 집중하면 좀처럼 주의를 돌리지 않는 전술의 등을 두드린 서부 사령관이 성큼성큼 걸어가 전략을 맞이했다.
사내아이들 이라서 그런지 오랫만에 만났음에도 서로 어깨를 치며 간단한 인사만 할 뿐이었다. 형제들에게 하루의 휴가를 준 서부 사령관은 창틀에 팔을걸치고 숙소로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전략처장이 기대하는 만큼 성장해 줄까? 우리의 모든 것을 마음놓고 쏟아부어도 될 바른 심성을 가지긴 했어...'
전술의 숙소는 꽤 넓었다. 사령관 숙소 바로 옆에 있는 독립된 건물이었다. 여러개의 방이 있었는데 그중 한개를 사용하고 있었다. 다른 방에는 벌써 도착한 동료들이 짐을 풀고 있었다. 외부에 노출되지 말아야 할 성격의 방문자들이 머물수 있도록 마련된 곳이었다.
파견은 경력이 오래된 저격수 중심으로 이루어 져왔다. 열명중 신참 두세명으로 구성해 경험을 쌓게 도와주고 있었다. 해당지역 지휘부 막사옆에 붙박이로 지정된 곳에 제약받지 않고 드나들 수 있었다. 이것이 그림자 부대의 특권이었다. 동료들이 따로 안내를 받지 않고서도 이곳에 먼저 도착한 이유가 이것이었다.
또다른 방들은 이곳에 소속된 저격수들의 거처였다. 그들 또한 그림단장의 지휘하에 있는 저격대였기 때문에 파견되어 온 그림자 부대와 함께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가장 안쪽에 있는 방이 저격용 무기고 였다. 비밀리에 전선을 넘나들기 위한 장비들도 이곳에 있었다.
다른 곳은 이미 다 가보았다. 이제 이곳에서 파견임무를 완수하면 그림자 부대의 모든 것을 습득하게 되는 것이었다. 새벽까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던 형제는 스스르 잠이 들었다. 전장의 황량함에 시달리던 소년들이었다. 가족을 만나 모처럼 집의 아늑함에 빠져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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