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만사/역사문화

역사의 태동기

역사도 흥망성쇠가 있습니다. 그리고 생멸이 있지요. 어떤 역사는 아예 사라지기도 했으니까요. 그리고 수많은 역사가 새로 생겨났고 지금 태동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생겨날 것입니다. 흡사 생물처럼 똑같은 과정을 걸어가고 있는데요. 국가사회가 생물인 사람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일 겁니다.

 

21세기가 시작된지도 벌써 9년즈음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거의 강산이 변한다는 10여년이지만 백년을 단위로 보는 세기의 초입에 불과하죠. 미국발 경제위기가 걸맞은 수위로 악화되어가고 있고 세계주요 강대국들과 협상을 할만큼 급성장을 했지만 여전히 베일에 가려진 북한의 군사력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지금 여러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역사논쟁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나 경제를 보는 시각과 같은 관점으로 바라보면 의미가 없는 것이기도 합니다. 미국주도 경제의 파탄가능성을 보는 분석은 거시적이죠. 자본주의의 끝을 보고 있습니다. 일시적인 지표변화에 등락하는 주가등은 커다란 의미를 가지지 못합니다.

 

어떤 사안에 대해서 바라볼 때 그것이 일단락 되는 시점을 찍어 놓으면 그 중간에 있는 소소한 부침은 커다란 의미를 상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 유력 경제학자들의 전망을 경제침체가 증명해 주기 시작하면서 거시분석이 현실화 되어가듯 역사논쟁 또한 국제정세의 현실적 흐름이 결정력을 발휘하게 될 것입니다.

 

한반도는 미국발 경기침체 뿐만이 아니라 2012년으로 예정되어 있는 전시작전권 이양에 따라 직접개입에서 한발 물러나 간접개입으로 떨어져 나가는 미국의 영향력 감소가 초래할 역사 정통성 다툼이라는 두가지 난제에 무방비로 노출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전시작전권 이양이 가지는 역사적 의미를 짚어보면 그 무게가 결코 가볍지가 않습니다. 단순히 군사권 독립 또는 자립이라는 의미로 해석할수도 있겠지만 크게 볼 경우 세계 패권을 쥐고있는 미국의 군사력이 차단해 놓았었던 남북간의 역사승계 겨루기가 다시 시작되는 출발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단군을 신화로 격하시켜 역사교육을 해왔던 남한과 달리 북한은 역사승계를 공공연히 자임해 왔었고 실제 역사로서 단군릉까지 복원해 놓고 있습니다. 또한 친일사관에 의해 변형되었다는 비난을 불식시키지 못하고 있는 남한과 달리 역사에서 일제의 잔영을 제대로 걷어낸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데요.

 

물론, 통치권자에 대한 역사성을 부여하기 위해 항일투쟁등을 미화해서 문제가 있다는 비난이 있습니다. 하지만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 만큼 북한에 대한 소소한 정보가 충분하게 다 열려있지 않고 이 글의 방향과도 무관하니 만큼 생략하고 넘어가겠습니다.

 

남한이든 북한이든 해방전후에서 부터 지금까지의 역사만 가지고 붙잡고 늘어질 경우 조선, 고려, 삼국시대, 그 이전에서 부터 시작되는 역사에 대한 승계정당성은 영원히 세울 기회가 생기지를 않습니다. 애석하게도 우리 남한은 해방전과 그 이후의 역사만 가지고 논쟁을 벌이다가 모든 기회를 날려버린 것 같습니다.

 

만약 북한이 지금의 추세대로 핵무장을 국제사회에 관철시키고 미국이 한국에 대한 전시작전권을 이양한 후 정치적 영향력까지 후퇴시키면 남북한의 역사전쟁은 북한의 한판승으로 끝날수 밖에 없을 정도로 우리는 민족의 역사를 대한민국 건국 60년에 접목시키지를 못했기 때문입니다.

 

기껏 해봐야 이승만 초대대통령이 국부냐 아니면 자격이 없느냐, 박정희 대통령이 다잘했냐 다 잘못했느냐로 싸워왔을 뿐입니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시원이라 할 수 있는 단군시대의 국시라 할 수 있는 홍익과 관련 사료들을 세워 국가의 골격으로 삼는데 실패한 것입니다.

 

역사는 승자의 것이라 했습니다.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힘이 있어야 합니다. 국가의 힘은 경제력, 문화력, 정치력등도 있겠지만 가장 근본이 되는 힘은 군사력입니다. 현대 군사력의 결정체는 핵인데 북한은 이것을 확보했고 핵을 바탕으로 삼아 2012년까지 경제강국으로 화룡정점을 하겠다고 공언을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현재 한반도의 모든 시간이 2012년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제 몇년후 우리는 부실하게 방치했던 역사의 역습을 혹독하게 당할것 같습니다. 북한이 단군릉을 앞세워 그동안 정리했던 역사자료들을 발표하기 시작할 경우 과연 그것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고 비판할 수 있는 힘이 우리에게 있을까요?

 

이제 새로운 역사가 태동하고 있습니다. 그 맥박이 들릴 정도로 한반도를 뒤덮어 가고 있습니다. 여기서 자기 논리를 세우지 못하면 남한은 역사정통성을 상실하고 말것입니다. 역사는 정치의 조상입니다. 조상을 계승하지 못하면 그 후손이 될 수 없듯 역사를 계승하지 못한다는 것은 곧 정치가 자격을 상실한다는 의미입니다.

 

조상이 없는 정치로 전락할 경우 남한이 만들어 왔었던 문화도 족보없는 비천한 신세로 전락하게 되겠지요. 여기에 미국발 경기침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경우 그나마 우위에 있던 경제력까지 유명무실해져 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야말로 경제, 문화, 정치, 군사 모든 분야에서 4전무승으로 몰수패를 당할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한반도의 역사가 하나의 마디를 매듭짓는 때가 2012년 입니다. 2012년 이라는 일단락 시점을 찍어놓고 역사를 바라보면 친일사관이니 비제도권의 무자격 역사 우기기니 하는 논쟁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역사를 결정할 힘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홍익이라는 동아줄이라도 붙잡고 있어야...

'세상만사 > 역사문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홍익을 세우며...  (0) 2009.07.22
국가의 발전단계  (0) 2009.07.17
홍익과 천부경  (0) 2009.07.11
노무현을 사랑한다면...  (0) 2009.05.31
삼가 명복을 빕니다.  (0) 2009.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