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제국
지구상에는 190여개의 나라가 있습니다. 그런데 나라라고 다 똑같은 나라가 아닙니다. 미국같은 초 강대국이 있고 소말리아(비하성으로 거론하는 것은 아닙니다)같은 치안부재의 해체직전인 최 빈곤국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어떠한 상태에 놓여 있는가가 국가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국가의 3대요소로 영토, 국민, 주권을 꼽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다 갖춘 나라가 정상국가입니다. 그러나 정상국가가라고 해도 주변국의 간섭을 무시할 수 있는 국력이 없으면 외부로 뻗어나가지 못합니다. 국가가 도달할 수 있는 최고단계가 바로 제약없이 외부로 나갈수 있는 제국입니다.
즉, 국가가 존재하더라도 주권을 상실한 나라들이 있고 그 다음단계가 정상국가, 최종 단계가 제국인 것입니다. 몽골제국이, 로마가, 마케도니아가, 프랑스가, 영국이 끝없는 정복을 추구했지만 지구 전체를 손바닥에 넣는 것에는 실패를 했습니다.
그래서 제국도 단계가 나뉩니다. 지역패권에 머문 미완성 제국이냐 전세계 패권을 완전히 장악한 일극 제국이냐로 분리해서 봐야 합니다. 일극패권 완성직전에 경제위기와 북핵문제에 가로막혀 미래가 불투명해진 미국이 국가가 도달할 수 있는 최고단계의 윤곽을 어렴풋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가 국가가 발전할 수 있는 최종단계인가? 역사상의 전례가 없었고 가능성이 가장 높았던 미국이 일극패권의 완성을 보여주지는 못하겠지만 그 다음 단계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제국을 넘어 국가가 다가갈 수 있는 궁극의 위치는 탈제국입니다.
주변국가를 복속해서 그 과실을 빼앗으며 유지해야 하는 침략성을 벗어나 국가간의 갈등을 조정해 전쟁을 종식시킬 수 있은 위치, 그것은 일극패권의 능력을 달성하고 더 나아가 그어떤 나라도 넘볼 수 없는 완벽한 국력을 갖추지 못하면 도달하지 못하는 꿈의 단계입니다.
과학문명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미국도 겨우 일극제국 문턱에서 허우적 거리고 있습니다. 달러패권이라는 인쇄기 돌리는 절대적 우위를 점하면서도, 전세계의 자원을 마음대로 가져다 쓸수 있는 힘을 가졌으면서도, 지구를 수십번 쪼개고도 남을 군사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미국은 아직 일극제국조차 밟아보지 못했습니다.
큰통일
그런데 대한민국에서 이 힘든 일극제국을 지나야 완성할 수 있는 탈제국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 중에는 민족주의자도 있고 민족주의에 거부감을 느끼는 진보좌파도 있습니다. 이중 진보좌파들은 탈제국 단계가 일극패권 단계를 지나야 가능하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진보좌파가 보여주고 있는 막연한 거부감은 제국을 추구할 경우 민족주의가 필요해 지고 그렇게 될 경우 군사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북한이 주도권을 가져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남북 어느쪽이 주도권을 쥐든 상관없이 급격한 통일이 불가피해 지기 때문일수도 있을 겁니다. 물론 제국주의의 병폐가 주 원인이겠지요.
문제는 우리민족이 탈제국을 추구하기 위해서 거쳐야 하는 단계가 어김없다는 데 있습니다.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이 남북통일이고 그다음 일극패권이 가능할 정도의 국력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며 거기서 맹진해 두세배 이상의 국력을 더 확보해야 비로서 침략도 하지 않을 수 있고 침략도 받지않는 탈제국이 가능합니다.
글 시작부분에 190여개 나라가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동북아에서 질서를 유지하는데 만족할 경우 유럽이나 중동 등에서 패권을 추구하는 움직임이 발생했을 때 그것을 통제할 수 있을까요? 우리민족만 독야청청 한다고 해서 탈제국 질서가 만들어 지는게 아니라는 것을 정확하게 깨닫고 있어야 합니다.
수많은 나라들이 연합해서 대항해 올 경우 그것을 어떻게 제압할 수 있는가에 대한 방책이 있어야 하고 그 이전에 그러한 움직임 자체가 발생하지 않게 만들수 있는 국제 정치력을 확보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 군사, 경제, 문화 모든 방면에서 전인미답의 탈제국 능력을 갖추어야 하겠지요.
그러자면 남북한이 가지고 있는 모든 역량을 최대한 유지해 가는 큰 통일로 가야 합니다. 남한의 경제를 포기하고 반미를 통해 빠른 통일을 하자는 주장은 작은 통일일 뿐입니다. 대한민국 단 1%만이 민족이라는 주장도 옳지 않습니다. 남북 전체인구가 탈제국 질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데 결코 넉넉한 규모가 아닙니다.
탈제국의 질서
우리민족의 사상을 꼽으라면 단연 홍익입니다. 인간사이의 이익을 널리 조절하면 서로가 이로운 합의점을 찾을 수 있듯 국가간의 이익도 조절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제국주의에 멈추어져 있는 현재질서로는 이것이 불가능하죠. 제국자체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전쟁을 일으키고 약소국을 강탈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동북아와 유럽등만 평화를 유지하고 있을 뿐 이외의 지역에서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전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중 세계패권국인 미국이 가장 많은 전쟁을 일으키고 있다고 합니다. 두차례에 걸친 이라크와의 전쟁에 이어 현재는 아프간에서 전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제국에 의한 질서는 이렇게 잔인합니다.
하지만 미국의 국력도 경제위기와 북핵으로 인해 쇠락의 길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이후의 세계질서를 염두에 둔 나라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데요. 딱히 미국을 대체할 나라도 없고 그 공백을 제대로 메워 국제교역등의 질서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줄 수 있는 대안이 없는 상태입니다.
이런 시기에 일극패권을 바라보던 미국 이후의 질서를 탈제국으로 염원하는 사람들이 한반도에 있다는 것이 실로 의미가 큽니다. 하지만 인류가 만들어낼 수 있는 최종의 국가단계는 그 어떤 나라도 밟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민족전체의 운명을 걸어야 할지도 모르는데요.
작은 통일은 남북한 전체가 먹고살 수 있는 규모의 현실을 만들어 내지 못해 안에서 다투게 될 가능성이 아주 큽니다. 작지는 않지만 그저그런 통일 또한 먹고살 수 있는 규모는 되나 외부의 침략을 사전 차단하고 다른 나라들과 경쟁을 하기 위해서 밖으로 뻗어나가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겠지요.
그저그런 통일로 만족할 경우 주변국들을 복속시켜 패권을 완성해 우리보다 더 커다란 국력을 확보하는 나라가 출현할 경우 낭패를 보게 될겁니다. 전세계를 하루만에 이동할 수 있는 문명의 이기가 발달했기 때문에 국지적 안정성은 지구 저 반대편의 날개짓으로 태풍을 만날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제국주의 질서를 벗어나 만국공존의 질서를 만들어 내려면 지구전체를 조율할 수 있는 탈제국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탈제국 능력을 확보해 홍익을 인류의 가치로 세우지 못한다면 세계는 또다시 미국같은 제국패권을 추구하기 위해 쳇바퀴를 돌리게 될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북한 전체가 하나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홍익질서
인류에게는 다양한 사상과 이념이 있고 종교가 있습니다. 각 나라가 다르고 민족이 다릅니다. 또한 그 내부에서도 여러갈래를 보여줍니다. 그것에 의해 다툼이 발생하고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갈등을 다스리지 못하면 탈제국 질서는 유지될수가 없습니다.
전쟁이 일어나면 승패가 갈리게 되고 승리한 나라의 국력은 복속해 가는 점령지에 비례해서 커지게 됩니다. 경우에 따라서 전쟁에서 이기고도 그 후유증으로 경제가 침몰해 멸망하는 경우도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전쟁이 국가규모 확장의 수단이고 가장 빠르게 국력을 키울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쟁을 허용하는 질서는 제국의 탄생이 불가피 합니다. 전쟁이 발생하지 않게 다스려지는 지구경제의 순환과 이념과 종교의 패권화를 다스리는 문화가 탈제국을 가치로 삼는 나라의 정치력으로 전파되고 담보되어야만 탈제국 질서가 가능해 집니다.
이렇게 정치, 경제, 문화, 군사 전분야에서 모든 나라들의 이익을 조율하기 위해서는 그렇게 되어야 할 당위성이 있어야 하는데요. 만국 만민이 다르지 않아 한 테두리 내에서 서로의 이익을 조화시킬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한 우리 민족의 홍익이 바로 탈제국 질서의 깃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과 국가사회와의 조화, 국가와 국제사회와의 조화, 사상.이념.종교와 개인.국가.국제사회와의 조화 필요성을 공감해서 인류공통의 가치로 홍익이 받아들여 질 때 우리 인류는 탈제국 질서라는 최고단계의 경지를 밟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전체와 하나를 동시에 보며 전체와 하나를 동등하게 여기고 전체와 하나의 다름을 인정해서 조화를 모색하는 홍익의 지혜야 말로 인류가 벌여왔던 짐승만도 못한 전쟁의 굴레를 벗어나는 유일한 가치입니다. 현재 지고지선으로 여기고 있는 자유민주주의는 홍익의 질서위에 놓여져야 완성이 될수있는 종속적 가치일 뿐입니다.
[홍익의 가치를 깊이있게 이해해 보고 싶으신 분들은 천부경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진위논쟁에서 자유롭지 못한 한계가 있지만 저는 천부경으로 홍익의 가치를 더 깊게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원효대사가 해골바가지에 고인 빗물을 마시고 크게 깨달았다고 하더군요. 이 세상에 가치없는 것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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