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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전차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붉은전차를 포함한 세대의 전차가 제일기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앞으로 달려가 정차했습니다. 기동력 만큼은 검은전차가 따라오기 힘들 정도로 기민한 전차군단의 신속한 호위를 받게된 제일기사들은 그틈을 타 호홉을 고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육탄으로 저지하는 전차군단을 따돌리고 사막에서 달려와 수십대로 불어난 검은전차들은 천천히 포신을 움직여 지혜의 탑과 붉은전차, 그리고 자신들과 대치하고 있던 빛의 나라 마우스들을 겨누었습니다. “이미 승패는 가름 되었소. 항복하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현명한 처사일 것이오.”
검은 장군의 육중한 음성이 항복을 권유했습니다. 하지만 천천히 붉은 전차를 돌아 앞으로나온 제일기사들은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우리의 목숨이 붙어있는 한 우주를 파괴하려는 것을 좌시하지는 않을것이오.” 이러한 제일기사들을 물끄러미 쳐다보던 검은 장군은 천천히 뒤로 돌아섰습니다.
대평원에서도 전차 포사격 준비를 마친 검은군단의 항복권유가 있었습니다. 제일앞에 서있던 붉은갑옷의 수색함장이 칼을 빼어들고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제군들 입대서약이 아직 유효한가?” 그러자 “예! 그렇습니다.” 하는 쩌렁쩌렁한 대답 소리가 메아리에 메아리를 거듭하며 울려 퍼졌습니다.
빛의 나라 군대에 입대하려면 ‘이제부터 나의 목숨을 국가와 함께 하겠습니다.’라는 한가지 서약을 해야 합니다. 바로 이것을 상기시켜 모든 병사들의 동의를 얻은 수색함장이 자신들을 겨누고 있는 검은전차의 포신을 바라보며 커다랗게 심호홉을 한후 칼을 치켜들었습니다.
“가자!” 이명령과 함께 선두의 수색함장을 뒤쫒아 모든 병사들이 “와”하는 함성과 함께 검은군단으로 돌진해 들어갔습니다. 이것을 본 작전참모는 기가막혔습니다. “이... 이런 무모한, 모두 자살을 감행하겠다는 것인가?” 잠깐동안 망설이던 작전참모의 입에서 발사명령이 떨어졌습니다.
양쪽진영에서 거의 비슷한 시기에 내려진 발사명령에 일제히 발사단추를 누르는 순간 큰산을 넘어온 번개줄기가 무지개를 휘감아 돌며 타고내려와 지혜의 탑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꽈르르르릉...” 지혜의 탑이 온통 짙푸른 번개 불꽃에 휩싸입니다.
곧이어 주변에 있던 전차와 전동차의 전기동력이 불꽃을 일으키며 지혜의 탑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뒤이어 전신주를 빠져나온 전기줄기가 지혜의 탑으로 끌려 들어갔고 상당히 거리가 먼곳에 있던 대평원의 전차들도 모든전기를 지혜의 탑에 빼앗겨 버렸습니다.
포탄을 발사할수 있는 한줌의 전기동력 조차 남아있지 않은 전차들은 그대로 쓸모없는 고철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대평원에서 눈을 질끈감고 검은전차로 달려 나가던 빛의 나라 기사들은 커다란 굉음이 발생한 이후에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자 선두에 있는 수색함장을 쳐다보았습니다.
뒤에있는 병사들이 망설이는 기미를 눈치챈 수색함장은 다시한번 소리치며 앞으로 내달렸습니다. “승리를 위하여...” .뭔가 검은 군단이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지만 선두에 있는 수색함장이 내뱉은 승리라는 단어에 확실하게 고무된 병사들은 그대로 짓쳐들어가 검은 기사단과 검을 맞부딪혀 갔습니다.
일대의 접전이 벌어진 대평원엔 진세도 없고 전후방도 없이 양측 마우스들이 모두 뒤엉켜 사생결단의 혼전이 계속되었습니다. 비로소 지혜의 탑이가진 위력을 실감한 검은장군은 제왕검을 들어 제일기사들의 목숨을 앗으려는 패도지검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지하공동에서 상대방을 죽이지 않으면 내가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에서 터득한 일검 일검이 모두 상대의 급소를 노려 단 한칼에 절명시키는 그야말로 지상에서는 찾아볼수 없는 승부만을 위한 무시무시한 검은장군의 독보적인 검법입니다.
이검법의 완성으로 극대화된 본능에 사로잡혀 야수로 변한 검은 마우스들을 혈혈단신 검 하나로 평정해 넘볼 수 없는 무력앞에 무릎을 꿇은 그들의 충성맹약을 받아낸 검은장군입니다. 이러한 패도지검이 펼처지자 검이 한번 지나갈 때마다 제일기사들의 몸에 상처가 하나씩 늘어났습니다.
제일기사들의 검술이 완성되기 이전 이었다면 검은장군의 패검에 절명을 면치 못했을 것입니다. 붉은 갑옷으로 보호받는 은빛 제일기사만이 별다른 상처가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겉으로 보기에 멀쩡할 뿐이지 패도지검이 가격한 충격으로 몸 이곳저곳에 멍이들어 있는 상태입니다.
일곱 제일기사가 연합공격으로 맹렬한 반격을 시도했지만 끝을 알수없는 검은장군의 능력은 이것을 간단히 무력화 시켜버렸습니다. 이제 일방적 수세에 몰린 일곱 제일기사들은 검은장군의 패도지검을 피하기 급급할 뿐입니다.
검은장군이 휘두르는 제왕검의 패검술을 맞받아친 후 서너걸음 뒤로 밀려난 알 제일기사의 두눈에 찰나긴 하지만 우주의 빛과 같은 황금 빛 광채가 어렸습니다. ‘역시 현신을 하지 않고서는 검은장군을 제압할 수 없단 말인가?’ 나지막히 중얼거린 알 제일기사는 언제 그랬냐는 듯 재차 휘둘러오는 제왕검을 맞받아 쳤습니다.
검과 검이 부딪히는 순간 알 제일기사의 눈을 뜷어져라 쳐다본 검은장군은 너댓걸음 뒤로 밀려나는 알 제일기사를 그대로 두고 옆으로 공격해 들어오는 철갑 제일기사의 붉은 검을 튕겨내며 중얼거렸습니다. “내가 잘못 보았나? 분명 이제껏 보지 못했던 극강의 공력이 안광으로 발출된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나갈수록 일곱 제일기사의 몸놀림이 점점 느려져 검은장군의 일방적 공격에 밀려나고 있습니다. 다시 한차례 검은장군의 공격이 휘몰아치고 난후 여기저기 검상을 입은 제일기사들이 간신히 검으로 몸을 지탱하고 서있습니다.
멀리서 엄청난 폭발음이 들린후 귀를 쫑끗 세운 박쥐는 여기저기서 어지럽게 발신되는 전파중 상위급 전파만 골라내 해독했습니다. “하나동굴이 폭발해 완전히 매몰되었다는 데...”, “조금전 들려온 폭발음 때문 일거야...”, “지혜의 탑 쪽에서는 검은장군과 제일기사님들이 싸우고 있고 대평원에서도 큰싸움이 시작되었어...”
박쥐의 설명을 들은 마플은 날개에 힘을 주며 박쥐에게 말했습니다. “조금만 더 서두르자... 아직 해야할 일이 하나 더 남아 있거든...”, “우주의 빛을 보내는 것 말고 또 다른 임무가 있단 말이야?”, “응! 마플 할아버지가 일러주신 일이야...”, “그게 뭔데?”
“나도 그게 가능한지는 모르겠어... 설명하기는 좀 그렇고... 도착해서 직접 보여줄게...”, “하하, 뭔지 모르지만 꼭 보여 줘야한다 알!” 박쥐의 날개로는 장거리 비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가끔 마플의 손을 붙잡고 휴식을 취하며 돋아난지 얼마 안 되었지만 강철같은 마플의 하얀날개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상에는 일단의 검은전차와 전차군단이 뒤엉켜 멈추어 서있고 전차밖으로 나와 칼싸움을 벌이고 있는 양쪽나라 기사들이 보였습니다. 사막끝 지점에도 너댓대의 검은전차와 상당한 거리를 두고 대치하고 있는 다섯대의 전차군단이 있습니다..
다시 30분을 더 날아가서 지혜의 탑 상공에 도착한 두아이들은 싸움터로 변해벼린 자신들의 낙원을 보자 침통해졌습니다.. “여긴 우리 놀이터인데...”, “그러게 말이야... 이곳이 싸움터로 변하다니...”, “박쥐야... 너는 저위쪽에 계시는 너희 아버지한테 가있어...”, “알았어. 몸조심해야한다!”
아버지에게 날아 내려가는 박쥐를 지켜보던 마플은 제일기사들이 서있는 쪽으로 하강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아기 알 마우스가 싸움터 중간에 내려서자 이상하게도 쉴새없이 몰아치던 검은장군의 파상공세가 중단되었습니다.
마플을 보호하기 위해 몰려든 제일기사들에게 뜬금없이 검을 달라고 해서 모두받아든 마플은 가슴에 있는 마법의 십자가에 정신을 집중해 마음 저밑에서 솟구쳐 오르는 뜨거운 무엇인가를 무지개 검에 내보내기 시작했습니다.
마법의 십자가에서 빠져나온 찬연한 황금빛이 무지개 검을 휘감자 “꽈르릉”하는 소리와 함께 번개가 빛 속으로 스며들어 가며 일곱개의 검을 자석처럼 들러붙게 만들었습니다. 뒤이어 십자가 하단이 붉게 달구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더니 무지개 검으로 뻗어있는 황금빛 빛줄기 속으로 이동해 검 사이사이를 마치 용암과 같은 붉은 기운으로 가득 메웠습니다. 마플의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힐 무렵 점점 얇아지던 일곱개의 검에서 일곱가지 기운이 스며나와 한데 엉키더니 눈부신 광채를 뿜어내며 한자루의 검으로 변했습니다.
“엇, 제왕검과 똑같은 칼로 변했다.” 빛의 나라나 어둠 나라를 가리지 않고 모든 마우스들이 이 신기한 광경에 탄성을 질렀습니다. 일곱개의 무지개 검을 한 자루로 만들어 놓은 마플은 이것을 알 제일기사에게 건네주며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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