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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시/마우스 창세기 1.0

마우스 창세기 275,276,278

275,276,278

이 포들을 견인하고 포탄 및 필요한 물자를 운반한 전동차들이 포 한문당 한대씩 일렬로 늘어서 있습니다. 양군 중앙에 위치한 지휘 막사엔 푸른 제일기사와 철갑 제일기사가 지도를 펼쳐 놓고 기사단의 배치 상태를 점검하고 있습니다.


진지구축 및 배치가 완료된 것을 확인한 두 제일기사는 포탄장전 후 대기상태를 발령했습니다. 이제 하나동굴 앞에 전진배치된 선발대가 전차군단과 합동작전을 벌여 적군을 유인해 넓게 산개하며 후퇴해 오기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지혜의 탑이 있는 후방으로 돌아간 다이아몬드 제일기사는 전쟁이 곧 시작됨을 알리고 일반 마우스들을 재조직해 식량확보 및 배송에 필요한 지원 태세를 갖추었습니다. 발전소가 있는 바다폭포 근처의 해군기지로 돌아간 은빛 제일기사는 어미악귀 모함을 비롯해 완성된 총 다섯척의 해군 함대를 이끌고 바다로 출발했습니다.


거대한 전함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서서히 항구를 빠져 나가자 이를 구경하기 위해 수많은 마우스들이 일손을 멈추고 손을 흔들어 주었습니다. 육지가 보이지 않는 곳까지 나아간 철갑선들은 예정한 대로 좌우로 흩어져 어미악귀 모함을 중심으로 빛의 나라 해안선을 일정한 간격으로 감싸듯 포진했습니다.


“선발대가 적을 유인해 들어오면 각능선에 배치된 관측병들로부터 표적의 좌표가 통보될 것이다. 우리의 임무는 이좌표에 정확히 함포를 발사하는 것이다. 그때까지 함선을 정비하며 휴식을 취하도록...” 통신병은 은빛 제일기사의 명령을 암호화 하여 각함선에 전달했습니다.


사막기자로 돌아가 붉은전차 세대를 포함해 총 백여대의 전차를 이끌고 하나동굴로 출발한 금빛 제일기사는 하나동굴이 멀지않은 곳에 솟아있는 모래언덕 앞에 멈추어 이곳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이봐 통신병! 저곳에 있는 비밀기지에 곧 전쟁이 시작된다고 이급암호 전파를 보내...”


모래언덕 속엔 붉은 전차한대를 포함해 총 이십여대의 전차가 숨어있는 비밀기지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곳에 대해서는 금빛 제일기사와 전차군단의 몇몇 지휘관들이 다이아몬드 제일기사의 건설공병단 지원을 받아 비밀리에 만들어 놓은 곳입니다.


이급 암호문을 보낸 금빛 제일기사는 아무일 없다는 듯 모래언덕을 지나쳐 하나동굴 앞으로 전차를 몰아갔습니다. 그곳엔 이미 도착한 푸른 기사단과 철갑 기사단의 선발대가 타고온 전동차를 일렬로 세워놓고 간이막사 안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기동성을 유지하기 위해 다이아몬드 제일기사가 수송대를 대거 투입했기 때문에 모든 병사들이 탑승하고도 남을 만큼 차량의 숫자가 많습니다. 백여대의 차량과 전차 이십대를 한개의 부대로 총 다섯개의 기동전단을 편성한 금빛 제일기사는 하나동굴 입구에서 1KM 떨어진 곳에 부채살 모양의 반원진으로 배치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통합 사령실로 일급 암호문을 보냈습니다. “기동전단 배치가 완료 되었네... 다른 부대들의 상태는 어떤가?”, “두 기사단과 해군함대도 예정한 곳에서 대기중이야... 조금전 어둠나라에서 최후 통첩이 날아왔어..."

 

"하나동굴 바로위 큰산중턱에 배치된 방해전파 부대가 보고한 바에 따르면 한시간 이내에 하나동굴을 개방하지 않으면 은하파괴 무기를 사용해서 하나동굴 전방에 있는 모든것을 날려 버리겠다고 통보해 왔다는군...”
“흠, 한 시간? 정확히 50분후 하나동굴을 개방하겠네...”


“알았어, 전군에 그렇게 통보하도록 하지...” 모든 상황병들이 일제히 귀를 쫑끗 세우고 이급암호로 전쟁개시를 통보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수신한 중계기지에서 다시 중계기지로 이어져 빛의 나라 전역으로 전파가 발신되었습니다.


불과 오분도 채 안되어 전쟁상황에 돌입한 빛의 나라엔 두려움을 떨쳐내기 위한 결연한 의지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우선 방해전파 부대의 활동을 중지시킨 박쥐 제일기사는 직접 하나동굴 쪽으로 전파를 발신했습니다.


“조금전 하나동굴을 개방했다. 하나동굴을 통해 어둠나라의 전투 병력이 건너온다면 커다란 대가를 치루 게 될 것이다” 하나동굴의 개방통고를 접수한 검은군단은 지체 없이 전차를 앞세워 하나동굴로 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동굴을 빠져나온 검은군단의 전차 선발대는 전방 1KM 지점에 반원진을 구축하고 있는 빛의 나라 군대를 발견하곤 즉시 전투대형을 구성해 후속부대를 기다렸습니다. 백대... 이백대... 하나동굴이 토해내는 검은군단의 전차행렬이 끊이질 않습니다.


처음엔 무심코 바라보던 기동전단 병사들이 조금씩 동요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부터 공격을 했으면 나오는 족족 고철덩어리로 만들어 버릴 수 있었을 텐데...”, “검은군단의 전차는 온통 새까마서 무서워...” 하지만 금빛 제일기사는 병사들의 웅성거림에도 아랑곳 하지않고 검은군단의 진영만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습니다.


무려 오백여대가 하나동굴을 빠져 나오자 기동 전단과 1KM남짓 거리를 두고 있던 하나동굴 입구는 검은전차들로 혼잡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대치상태 에서는 더이상의 하나동굴 밖으로 빠져 나올수 없게 되자 밀집 대형을 이룬 오백대의 검은전차들이 일제히 사격을 하며 기동전단을 공격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미처 발사 준비를 하지 못한듯 보였지만 일부러 포를 견인한 상태에서 검은군단을 기다렸던 기동전단은 백대의 전차만 응사를 하면서 슬금슬금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습니다. 빛의 나라가 뒤로 물러서기 시작하자 기세를 올린 검은군단은 빠른 속도로 기동전단을 쫒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겁먹은 듯 우물쭈물 하던 기동전단은 모두 다섯방향으로 흩어지더니 전속력으로 달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전력차가 워낙 크고 하나동굴 입구부터 드넓게 펼쳐진 평원에 특별해 보이는 매복지조차 없음을 확인한 검은군단은 백대씩 쪼개어 다섯 방향을 모두 추격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동굴 입구가 한적해지자 뒤이어 200대에 이르는 전차가 더 빠져나왔습니다. 뒤이어 각종 전쟁물자를 실은 전동차가 꼬리를 물고 건너오기 시작했습니다. 어둠나라의 생산력을 총가동해 만들어낸 그동안의 결과물들이 빛의 나라로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사흘동안 잡힐듯 사정거리를 약간 벗어나 달아나기만 하는 기동전단을 쫒아가던 검은군단은 나지막한 산들이 나타나자 숲속으로 들어가 꼼짝도 하지않는 빛의 나라의 수상쩍은 동태에 추격을 멈추었습니다. “역시 예상한 대로 유인 작전이었군...”


“이곳부터 진지를 구축해 놓은 것 같으니 후속부대를 기다려 진격하기로 하지...” 그러는 사이 하나동굴 입구에 모두 진입한 검은 군단은 빛의 나라 군대를 추격해 들어간 선발대에서 요청한 추가병력과 장비들을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진지구축 작업을 서두르고 있었는데 사막쪽으로 기동전단을 추격해 들어간 검은전차군단에서 긴급한 연락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적의 전차주력으로 추정되는 세력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 강력한 진지가 구축되어 있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신속한 추가 지원을 바란다.”


이렇다할 접전이 없는 다른곳의 전황을 모두 점검한 검은군단은 남아있는 모든부대를 사막기지로 이동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이곳 사막은 하나동굴 측면에 맛닿아 있기 때문에 적의 주력이 급습해올 경우 하나동굴을 점령당해 후방의 보급이 모두 끊길 위험이 있어...”


“그렇지... 적들도 그것을 노리고 사막에 전차 주력을 주둔시킨후 우리 병력을 사방으로 유인해 분산시키고 있는것이야...”, “사막에 있는 적전차 주력만 깨뜨린 다면 빛의 나라 후방으로 막힘없이 진격할 수있는 장애물 없는 천혜의 모래도로를 확보하게 되겠지...”


이렇게 되자 하나 동굴입구엔 검은전차 이십대와 작업용 차량, 그리고 전기공급용 충전작업차량이 남아 있을 뿐입니다. 거대한 동축선이 하나동굴을 통해 어둠나라 에서부터 가설되어와 중앙충전장치에 동력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동시 최대 충전수치인 다섯대의 이동용 전기공급차가 이장치를 통해 충전을 마친 후 각기다섯 방향으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전방에서 완전히 방전되어 돌아온 전기공급차가 다시 충전을 하기위해 중앙충전장치로 천천히 이동하고 있습니다.


전차들의 치열한 포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사막과는 달리 네군데의 전선에선 이렇다할 충돌이 없었습니다. 숲속에 들어가 미동도 하지 않고있는 기동전단의 꿍꿍이를 알수없는 검은군단은 후속부대가 도착해 전열을 재정비한 이후에도 선뜻 공격에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