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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때와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마법의 십자가에 매달려 있는 마플이 안스러운 박쥐는 잠시 휴식을 취할 것을 권유했습니다. “비비들이 올라오는지 하늘 계단에 가보자... 잠깐 쉬고나면 더 잘될거야...” 박쥐의 위로에 마음이 풀린 마플이 자리를 털고 일어났습니다.
두 아기 마우스가 터덜터덜 빛의 연못으로 내려가 하늘 계단에 이르니 아래쪽을 유심히 살피던 알 마우스가 반갑게 인사를 건네옵니다.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없구나... 하는일은 잘 되느냐?”, “아니요. 쉽지가 않네요”,
“그래? 마침 점심때이니 이리와서 앉아라... 같이 식사나 하자꾸나...”
알 마우스들의 순수 자연식은 언제 먹어도 산뜻한 맛을 느낄수 있어 좋습니다. “음, 전 보리수 열매를 넣은 이 금속열매가 제일 좋아요.”, “저도 이게 제일 맛있어요.”, “하하하, 조금 있으면 다른 알 마우스가 내려올게다. 너희들이 좋아하는 보리수 금속열매가 피난처에 많으니 보초임무 교대후 듬뿍 가져다주마...”
“헤, 고맙습니다.” 마플의 부모님이나 외삼촌인 알 제일기사의 집에도 남아있는 열매가 많이 있지만 보리수 금속열매는 얼마되지 않기 때문에 박쥐와 마플은 합창하듯 큰 소리로 대답했습니다. 항상 명랑한 모습으로 대답하는 두 아이가 여간 귀엽지가 않습니다.
식사후 하늘계단 입구에 나란히 앉아 발치 아래로 보이는 빛의 나라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던 마플과 박쥐는 발을 다쳐 절뚝거리던 다이아몬드가 보고 싶어 졌습니다. “다이아몬드는 다 나았을까?”, “글쎄, 우리가 이곳에 온지도 보름이 다되어가니 많이 나았겠지?”, “보고 싶다. 박쥐 할아버지도 보고 싶고...”
이말을 들은 박쥐는 일급 암호책을 건네며 박쥐 제일기사가 하던 말이 불현듯 생각났습니다.“맞다... 박쥐 할아버지도 일급 암호를 알고 계시지... 에이 왜 그생각을 못했을까? 다이아몬드가 어떤지 아빠에게 물어 보려다 박쥐 제일기사께서 일급암호 전파만 사용해야 한다고 해서 그만 두었었는데...”“
“이야! 그럼 박쥐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네?”, “헤헤헤, 그동안 박쥐 할아버지와 다이아몬드 소식이 무척 궁금했을 텐데... 미안하다 알!”, “뭘, 암호를 익힌지도 얼마 안되었잖아...”, “그렇긴 하지만...”, “빨리 할아버지와 통신을 해보자...”, “알았어...”
양쪽귀를 쫑끗 세운 박쥐가 지혜의 탑쪽을 바라보며 전파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박쥐 할아버지는 건강하시 대... 마플의 마지막 치료가 잘 되었다는 건 박쥐 제일기사님에게 들으셨다는 군...”, “우리가 없어서 심심하시지 않으시냐고 여쭈어봐...”, “음, 다이아몬드가 매일 놀러온대... 다친 무릎도 다 나았다는데?”
“그랬구나... 할아버지와 놀아 드리라고 부탁을 했었는데...”, “다이아몬드가 걱정 말래... 우리가 돌아갈 때까지 할아버지를 지켜 드린다고 전해달라고 했다는데...”, “지금 다이아몬드가 할아버지 옆에 있구나?”, “음, 매일 아침에 와서 저녁때 돌아간다는 걸...”, “다이아몬드한테 고맙다고 전해줘...”, “알았어...”
“우리들이 보고싶대...”, “우리도 그렇다고 전해...” 보름만에 박쥐의 전파를 통해서 만난 박쥐원로, 그리고 다이아몬드와 이야기를 나누느라 시간가는 줄 모르던 마플은 우주의 빛을 보내는 일에 진전이 없음을 알리고 조언을 부탁했습니다.
“그건 시조마플께서 알고 계시는 일인데 지혜의 돌 저쪽에서 아직 돌아오지 않아 알아봐 주실수가 없다는 걸...”, “마플 할아버지가 아직 돌아오지 않으셨구나... 돌아오시면 꼭 알아봐 달라고 부탁드려 주라..” 오랫만에 그리운 이들과 이야기를 나눈 두 아이들은 하늘을 나는듯이 기뻤습니다.
두 아이는 임무교대를한 새로운 알 마우스와 인사를 나눈후 콧노래를 부르며 하늘 연못으로 올라갔습니다. "우리 부모님도 잘 계시 다는데... 아! 엄마 아빠가 보고 싶다." 부모님 생각에 눈물을 글썽이는 박쥐를 본 마플은 작은 손으로 등을 토닥여주며 말했습니다.
“미안해, 내가 우주의 빛만 지혜의 탑으로 보내면 곧 돌아갈 수 있으니 조금만 참자... 열심히 해볼게...”, “아냐! 천천히 해도돼... 이곳 보리수 금속열매가 너무 맛있는 걸... 너무 빨리 끝내면 보리수 금속열매를 많이 못 먹잖아...”, “히히히, 맞다.”
빛의 나라에서는 보리수 금속열매를 모두 비축분으로 창고에 저장하기 때문에 알 마우스들의 보리수 금속열매는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 색다른 별미인 것입니다. 이때 뒤쪽에서 커다란 웃음소리가 들리며 점심을 함께했던 알 마우스가 커다란 날개를 접으며 땅위에 내려섰습니다.
“하하하, 너희들이 좋아하는 보리수 금속열매를 가져왔단다.” 뒤를 돌아본 두 아이는 얼른 뛰어가 금속열매가 가득든 자루를 받아들며 좋아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박쥐가 늘 앉아있는 곳에 금속 열매자루를 놓아둔 아이들은 하늘높이 날아올라 피난처로 돌아가는 알 마우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를 했습니다.
다시 정좌에 들어간 마플은 정신을 집중해 마법의 십자가로 빨아들인 우주의 빛을 앞으로 뿜어내기 시작했습니다. 박쥐 할아버지에 대한 걱정이 해소되어서인지 점점 길어진 빛의 기둥이 거의 일미터에 이르자 가뿐 숨을 몰아쉰 마플이 이마에 맺혀있는 땀을 닦으며 일어섰습니다.
“이야... 대단하다 알! 태초의 빛을 일미터나 움직였어...”, “응, 오늘은 이만 쉬자.... 너무 피곤해...” 지친 몸을 이끌고 터덜터덜 마을로 내려온 두 아이들은 마플의 부모님이 쓰던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반을 덜어 짊어지고 온 보리수 금속열매를 바닥에 내려놓은 박쥐는 하늘계단 쪽으로 나있는 창가에 서서 귀를 곧추 세웠습니다.
“아직 전쟁이 일어나진 않았어... 검은군단이 은하파괴 무기로 하나동굴을 날려 버린다고 본격적으로 위협하기 시작했다는데...”, “큰일이다. 이제 겨우 1미터밖에 보내지 못하는데...”, “우선 저녁부터 먹자...” 보리수 금속열매로 저녁을 해결한 두 아이는 마플의 침대에 나란히 누워 잠을 청했습니다.
“이봐 알!”, “응?”, “왜 태초의 빛을 지혜의 탑으로 보내야 하는 거지?”, “나도 몰라... 마플 할아버지께서 보내라고 하시니까... 태초의 빛의 필요하신 가봐...”, “그렇구나... 근데... 마법의 십자가 정말 신기하다. 번개가 나오고 빛도 마음대로 움직이고...”
“헤헤! 아주 어릴 때 마법의 십자가로 뿜어낸 번개로 박쥐 제일기사 아저씨를 매일 골려주곤 했었는데...”, “이야! 그 엄청난 번개를 박쥐 제일기사 아저씨한테 퍼부었다고?”, “응, 어릴 땐 그렇게 세지 않았어...”, “으, 그래도... 박쥐 제일기사님은 너만 보면 달아나셨겠다.”
“히... 내 번개는 아무도 못 피해... 백발백중인걸...”, “이봐 알!”, “응?”, “우리한텐 마법의 십자가를 사용하면 안된다.”, “알았어, 근데 전기가 모자라면 언제든지 얘기해... 히히히, 아주 짜릿한 번개를 선물해 줄께...”, “하하하, 그런 선물은 아무리 많이 준다고 해도 싫다.”
“근데... 꼭 소풍온 기분이네...”, “다이아몬드도 같이 왔으면 더 재미있을 텐데...” 스르르 잠이든 아이들은 다이아몬드와 함께 뛰노는 꿈속으로 빠져 들었습니다. 그사이 갑자기 분주하게 돌아가기 시작한 빛의 나라는 전 군이 전쟁태세에 돌입했습니다.
통합 사령실에서 최종 상황을 점검한 제일기사들은 박쥐 제일기사와 알 제일기사를 제외하고 모두 본대로 돌아갔습니다. 철갑 제일기사와 푸른 제일기사는 대평원앞에 진지를 구축한 철갑 기사단과 푸른 기사단을 지휘하기 시작했습니다.
은빛 제일기사의 제안대로 하나동굴 쪽에서 대평원으로 내려오는 급경사면을 깎아내어 모래로 채워놓은 상태입니다. 이 모래 경사면으로는 차량의 왕래가 거의 불가능하고 다섯 군데만 전동차 왕복이 가능한 정상통로로 남겨 두었습니다.
기지를 발휘한 철갑 제일기사는 정상적인 다섯 경사면 위에 모래를 뒤덮어 외관상 식별이 불가능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은빛 제일시사 보다 한술 더뜬 것입니다. 급경사면에서 드넓게 형성된 대평원은 가운데가 잘린 반달모양의 산맥에 가로막혀 있습니다.
이산맥 중간지대에 있는 평지에 진지를 구축한 두 기사단은 좌우로 포진해 빛의 나라 중심부로 가는 길목을 지키고 있습니다. 각 기사단에는 전쟁이전부터 있었던 포병대가 나뉘어 배속돼 대평원을 향해 길게 포진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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