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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시/마우스 창세기 1.0

마우스 창세기 199,200,201

199,200,201

미처 치료를 받지못한 마우스들은 다음날 치료하기로 하고 행사를 마감한 각군은 장비들을 챙겨 배정된 막사로 향했습니다. 이날저녁 국가원로와 군 수뇌부들과 자리를 함께한 제일기사들은 저녁만찬을 겸해 국가안보 회의를 열었습니다.


만찬 이라고는 하지만 식탁에 차려진 음식은 철갑성 광장에 만들어진 통합막사에 준비한 병사들의 저녁식사와 별반 다를것이 없습니다. 빛의 나라 지도자들은 항상 서민들의 식단과 맞추어 풍년이 들면 풍년대로 흉년이 들면 흉년대로 똑같은 음식을 먹으며 검소한 생활을 해왔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항상 국민들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습니다. 특권을 누리는 것 없이 원로로서 철저한 자기관리를 하며 빛의 나라가 지향해야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온 이들의 갈등조정으로 다섯 마우스 종족이 공존의 평화를 누려왔습니다.


그래서 패기넘치는 젊음으로 거칠것이 없는 제일기사들 이지만 원로들을 대하는 마음깊은 곳에서 샘솟는 존경심은 이들의 말투 하나하나에 그대로 배어 나오고 있습니다. 만찬장에 도착한 제일기사들은 고개를 숙여 정중한 예의를 갖춘후 자리에 앉았습니다.


맞은편엔 철갑원로를 중심으로 우측엔 원로들이 좌측엔 군 수뇌부들이 제일기사들을 마주하고 앉아 있습니다. "자네들이 어둠나라 정찰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지 근 1년이 되어가는 군... 2년전 시작된 전쟁이후 우리는 빛처럼 빠른 속도로 발전을 거듭해 왔네..."

 

"그에더해 자네들이 맹활약하고 있는 군사력 부문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며 전력격차를 급격히 메워가고 있어... 덕분에 검은 장군이 파괴하려 하고 있는 이 우주를 지켜낼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키워가고 있는 중이야... 일치단결해 국난을 타개해 나가고 있는 온 국민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우선 식사부터 하세..."


철갑원로의 말이 끝난 후 식사를 시작한 기사들은 전투력 시범으로 상당한 체력을 소모했던 탓인지 앞에 놓여있는 음식을 눈 깜짝할 사이에 모두 비우고 추가로 들어온 음식들까지 남김없이 먹어치웠습니다. 흐뭇한 표정으로 젊은 기사들의 왕성한 식욕을 바라보며 천천히 식사를 마친 원로들과 군 수뇌부가 회의를 시작했습니다.

 

제일기사들이 이끌고 있는 각군의 전력과 장비 보유현황, 그리고 각군이 앞으로 맡게될 역할과 통합작전을 통한 각군의 입체 전술전략을 보고받고 이러한 것들을 고려해 국가전체의 운용계획을 조정하며 전체의 의견을 수렴해 필요성이 제기된 새로운 부서를 만들기 위한 협의에 들어갔습니다.


우선 제일기사들이 제안한 통합작전사령부를 신설하기로 하고 국가원로와 군 수뇌부 그리고 각군에서 파견된 부관급 기사들로 전황을 조정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푸른 제일기사가 제안한 마을 단위의 병원설립에 필요한 노동력과 물자지원에 대한 전원합의를 도출해 냈습니다.

 

 

또한, 일급 박쥐통신병들을 증파해 하나동굴 바로 위 큰산중턱에 배치해 놓았던 방해전파기지를 강화하는 보강책을 수립했습니다. 빛의 나라안에도 어둠나라에 협조하는 박쥐 마우스들이 일부 있을 것이라는 우려를 배제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박쥐 제일기사가 취했던 특단의 조치입니다.


이 방해전파기지는 우주의 빛을 되찾기 위한 계획을 수립한 직후 극비리에 설치되어 생체전파가 어둠나라로 넘어갈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인 하나동굴에 강력한 전파그물을 만들어 빛의 나라 정보가 흘러들어가지 못하게 해 철저한 보안을 통한 기습작전을 성공 시켰던 아주 중요한 곳입니다.


박쥐원로와 박쥐 제일기사만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지만 큰산 너머로 생체전파를 날려보낼 수 있는 미미한 가능성까지 염려하여 큰산정상 쪽에도 방해전파망을 형성해 놓았었습니다. 일급 통신병들은 어둠나라 쪽에서 큰산을 넘어오는 생체전파들을 감청해 적정을 탐지하기 위해 박쥐 제일기사가 특별 양성한 병력입니다.


하나동굴을 막고있는 어둠나라 쪽 극초미립자 문과 철갑중문, 그리고 빛의 나라에서 우주의 빛을 회수한 이후 하나동굴을 봉쇄하기 위해 설치한 철갑문이 전파의 출입을 막고 있지만 천장에 있는 우주의 빛 흐름을 통제하던 통로관 양쪽끝에 있는 마개원판이 전파의 진동을 끝에서 끝으로 고스란히 전달해 주고 있습니다.

 

방해전파막 내부에서 마개원판을 통해 전달되는 전파를 그대로 추출해 내용을 해독하는 것이 이들에게 주어진 임무입니다. 검은군단이 빛의 나라에 침투시킨 박쥐 첩보대가 이 원판을 통해 교신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불과 일년남짓입니다.

 

비밀 관측소에 남아 장비를 점검하며 어둠나라의 국경 수비대를 예의주시하고 있던 박쥐 제일기사가 어둠나라의 박쥐 통신대가 어둠나라쪽 하나동굴 입구 바로앞에 배치되어 끊임없이 마개원판을 향해 전파를 발신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해 이들의 통신전파를 감청해 해독한 끝에 알아낸 것입니다.


전쟁발발 수년전부터 빛의 나라에 침투한 검은군단의 첩보대가 수집된 모든정보를 이 마개원판을 향해 좁은 각도로 전파를 발사해 보냈기 때문에 전파각도 내부에 위치하지 않는 한 감청이 불가능한 박쥐들의 생체전파 특성상 빛의 나라에서는 이들의 존재를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우주의 빛 회수 전쟁당시 검은군단의 박쥐통신병 운영에 차질이 발생한 것은 이미 포섭된 소수의 박쥐 마우스들을 첩보대로 모두 빛의 나라로 침투시킨 후 어둠나라에 남아있던 박쥐들을 붙잡아 회유작업을 하던 중 기습을 받은 시점이었기 때문입니다.


방해전파 기지를 극비리에 설치했던 선제조치가 없었다면 첩보를 입수하고 기습에 대비하고 있었을 어둠나라로 쳐들어갔다가 전멸해 버리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수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생체전파를 전문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강력한 통신부대를 창설하기로 마음먹었던 것입니다.


빛의 나라로 돌아온 직후 하나동굴 입구를 찾아갔던 박쥐 제일기사는 이 원판에 적 전파부대의 통신전파 이외에도 어둠나라 각지에서 발신된 전파들 중 일부가 우주의 빛이 통과하던 원통관 내부에서 증폭되어 생생히 감지할 수 있는 양질의 일반 전파로 도달해와 쉽게 감청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방해전파 기지에 전문 감청병들이 배치되면 어둠나라의 내부 정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만장일치로 한달에 한번씩 정기적인 국가 안보회의를 소집하고 보름 후 통합작전 사령부를 출범시키기로 했습니다.


다음날 느긋한 마음으로 담소를 나누고 있던 제일기사들은 자신에게 날아온 전파를 수신한 박쥐 제일기사가 서둘러 일어나자 안색들이 어두워 졌습니다. “무슨 일이지... 안 좋은 소식 같은데?” 그동안 군무에 관련된 대화만 나누다 모처럼 농담도 주고받았던 이완된 분위기가 갑자기 팽팽해 집니다.


제일기사들은 박쥐 제일기사가 꼬마 마플의 번개를 맞게 된 이후 전파능력이 대폭 향상되어 앉은 자리에서 큰 산을 넘어오는 아주 미약한 어둠나라의 전파들을 감지해 내는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있기 때문에 박쥐 제일기사의 어두운 얼굴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음, 아기 마플이 아프다는 연락이 왔어... 열이 상당히 심하다는 군... 지금까지 그런 일이 없었는데... 지혜의 탑으로 빨리 돌아가 봐야겠어...” 아기 마플에게 만큼은 쩔쩔매다시피 하는 박쥐 제일기사의 지극한 부정을 절절하게 느끼고 있는 동료 제일기사들의 코끝이 찡해집니다.


어둠나라에 대한 불길한 정보는 아니지만 제일기사들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희망인 예언의 마플이 아프다는 소식에 다이아몬드 제일기사가 직접 나서서 박쥐 제일기사와 함께 지혜의 탑으로 출발 하려다 난감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다이아몬드 제일기사는 금번에 새로 충원되어 운전교육을 마친 수송병들의 수송대 훈련소 퇴소식에 참석하기로 되어 있어 은빛 제일기사가 박쥐 제일기사와 함께 지혜의 탑으로 출발하는 전동차에 동승했습니다. "내가 직접 운전하면 눈 깜짝할 사이에 갈수있을 텐데..."

 

"하하하, 안전띠 단단히 매고 눈 두번만 깜짝거리라고... 저친구 실력이면 그사이에 도착할 거야...” 다이아몬드 제일기사가 짓꿎은 표정을 지으며 운전석에 있는 마우스를 바라보았습니다. “알았네... 두번 자고 일어나면 도착 한단 말이지?”


“내가 언제 그렇게 말했나? 눈만 두 번 깜빡이라고 했지...”, “그게 그말 아닌가? 한번 감아서 한숨자고 뜨고 다시 한번 잤다 일어나면 눈두번 깜빡이는 것 아닌가? 하하하” 만나기만 하면 재치 있는 농담으로 티격태격하는 은빛 제일기사와 다이아몬드 제일기사는 헤어지는 아쉬움을 말싸움으로 대신했습니다.


안전띠를 단단히 맨 은빛 제일기사는 남아있는 기사들에게 오늘 있을 원로회의 결과가 나오면 즉시 연락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자네, 박쥐 제일기사와 함께 가려고 하는 게 로얄메탈 때문이로군?”, "하하하... 우리 해군은 한시가 급하다고..."

 

"생명의 나무에 있는 로얄메탈이 있어야 거대한 붉은악귀 전함을 움직일 수 있게 된단 말씀이야... 자네들은 벌써 필요한 장비를 갖춘 완편부대를 훈련시키고 있지만 우린 움직이지 못하는 배만 쳐다보며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고..."

 

"헤어지는 마당에 소풍가는 기분을 내서 미안하지만... 한, 1년 후면 자주 보게 될 거야... 잘들 있으시게나...”
시동걸린 전동차가 서서히 철갑성을 빠져 나갑니다. 이를 지켜보는 나머지 네 제일기사들은 모처럼 만나 느긋하게 차한잔 할 여유조차 갖지 못한것이 못내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