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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시/마우스 창세기 1.0

마우스 창세기 144,145,146

144,145,146

"이친구도 그 변화의 급류속에서 태어난 녀석이죠." 차의 몸체를 두드리며 자랑스러운 듯 전동차를 설명합니다. 여섯 제일기사들이 모두 탑승하자 빠른 속도로 잘 닦여진 도로위로 먼지를 만들어 내며 이동합니다.
"어둠나라 전동차에 결코 뒤지지 않는 성능이로군... 우리가 없는 동안에 도로도 그렇고..."

 

"일정 간격으로 초소가 있군 그래... 박쥐 마우스들이 있는 것으로 보아 생체전파 거리만큼 계산해서 통신망 연결을 위해 배치한 것 같은데?" 꼬박 사흘을 쉬지 않고 걸어가야 하는 거리를 반나절만에 도착한 제일기사 일행은 자신들이 없는 동안 별천지로 변해 버린 빛의 나라가 마냥 신기하고 새롭습니다.


지혜의 탑입구에는 이들의 방문을 알고있었던 듯 박쥐원로가 면면에 웃음을 머금고 서있습니다. 여섯 기사들이 전동차에서 내려 박쥐원로에게 목례를 하자 예의 중후한 음성에 어울리지 않게 반가운 마음을 숨기지 않으며 인사를 건넵니다.


“어서오게... 정말 수고가 많았네... 오면서 보았겠지만 모든 도로망이 통신망과 연계되어 있어... 박쥐 통신병들에게서 자네들이 오고 있다는 기별을 받았네...” 박쥐 장로의 안내를 받아 지혜의 탑에 들어선 여섯 기사들은 응접실 가운데 있는 탁자에 둘러앉았습니다.


“이곳이 지혜의 탑이로군요. 그저 일반건물인 것 같은데... 현로 마우스들께서 이곳에 계서서 그렇게 불리는 것입니까?” 어둠나라에서 다른 마우스들에게 전해들은 대로 하늘높이 솟아오른 직방형 건물에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한듯 무덤덤한 표정으로 푸른 마우스가 물어봅니다.

 

일제히 푸른 마우스를 바라보는 다섯 제일기사들의 눈빛이 난감함을 감추지 못합니다. 무어라 설명을 해주긴 해야겠는데 국가 일급기밀에 해당하는 내용이라 주저주저할 뿐 선뜻 입을 떼는 제일기사가 없습니다. 다행히 김이 모락모락 나는 금속나무잎 차를 정성스럽게 준비한 박쥐원로가 응접실로 들어왔습니다.

 

“하하하, 이건물은 빛의 나라 존망이 걸린 중대한 비밀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제일 기사들은 그것을 말해 줄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 모두 난처해하는 것 같은데...” 차를 따르며 박쥐 장로가 말을 이어갑니다. "어둠나라엔 힘의 탑이 있지요?"

 

"그탑이 각종 에너지를 정장할 수 있는 것은 태초의 물질로 이루어진 극초미립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앉아 있는 이지혜의 탑에도 극초미립자 돌이 있습니다. 성질이 좀달라 에너지가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밀도가 높지요"


“그렇다면 힘의탑처럼 번개같은 에너지를 저장할 능력은 없는 것이로군요?”, "맞아요. 힘을 저장할 능력은 가지고 있지 못하지요. 에너지가 들어가 있을 수 있는 공간조차 없을 정도로 순수 극초미립자들만의 완전결합체 이기 때문입니다."

 

"힘의탑에 있는 극초미립자 돌은 하나행성 폭발시 해체 되었던 극초미립자들이 재결합된 것이기 때문에 극초미립자 서너개가 하나의 알갱이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 알갱이들의 틈새가 바로 에너지가 들어가 저장될 수 있는 공간을 형성하고 있지요"

 

"하지만 지혜의 탑에있는 돌은 태초이전의 상태 그대로 하나행성 폭발당시 쪼개져 나와 북극행성의 인력권 딸려온 것입니다. 하나행성은 우주전체의 자각체였습니다. 그 자각체에서 쪼개져 나온 것이라면 역시 생각을 할 수 있고 그 생각을 보전할 수 있는 능력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우리의 두뇌도 이 극초미립자들이 있어 생각이 가능한 상태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빛의나라와 어둠나라 두곳에 모두있는 생명의 나무는 북극행성 지표 아래에 있는 극초미립자 가루가 물줄기를 타고 올라온 호수에 뿌리를 내려 극초미립자들을 흡수해서 아기 마우스들은 잉태하고 있습니다."


“아! 그래서 어둠나라의 건국신화에 호수로 뿜어져 나오는 극초미립자 가루를 그대로 두지 않고 마우스들이 모두 가져가자 아기 마우스들이 태어나지 않았던 해가 있었다고 하는데 바로 그것 때문이로군요?”철갑 제일기사가 푸른 마우스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기억해 내고 박쥐장로에게 물어봅니다.

 

“그렇지... 자네들이 가지고 있는 전설의 검들이 태어났어야 할 아기 마우스들의 영혼인 셈이야...” 박쥐원로의 말에 자신이 차고있던 극초미립로 만들어진 무지개 검을 빼어든 푸른 마우스는 찬란한 광채를 내뿜고 있는 얇디얇은 검날을 바라보며 중얼거립니다.

 

“이검들이 아니었으면 어둠나라는 탐욕을 주체하지 못하는 백색 마우스들의 마수에 폐허가 되어 버렸을 것입니다.” 제일기사들은 박쥐원로에게 그동안 어둠나라에서 알게된 모든 것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푸른 마우스도 자신이 알고있는 모든 것들을 차근차근 이야기합니다.

 

여섯 기사들의 말을 다 들은후 박쥐원로가 궁금한 듯 푸른 마우스에게 물어 봅니다. "검은장군은 어둠나라의 전권을 장악하고 전례없이 강력한 검은군단을 만들었습니다. 그정도 능력이면 무엇이든 마음먹은 대로 다할수 있을텐데... 왜 지난번 대평원 전투때 백색 마우스들을 몰살시키지 않았지요?”


“저도 그게 의문입니다. 마음만 먹었다면 백색 마우스들을 멸족시킬 수 있었을 텐데... 전자포로 기절만시켜 죽음의 평원으로 격리수용한 것에대해 가끔 생각해 보지만 검은 장군의 성품이 어떤지 가늠하기가 힘들군요”, "허허... 검은장군은 정말 흥미로운 마우스로군요."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우주의 빛을 빼앗아 가는 자가 자신에게 도전하는 가장강력한 세력에게 격리수용이라는 인도적 방법으로 응수 하다니...”, “인도적 이라고는 하나 풀한포기 살지못하는 죽음의 땅에 가두어 두지않았습니까?”, “그럼, 식량공급도 해주지 않는다는 말인가요?”


“한달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 수에비해 결코 모자라지 않는 넉넉한 양이더군요.” 금빛 제일기사는 자신이 직접 정찰했던 지역이라 상세히 대답해 주었습니다. "검은 장군에 대해서는 나중에 애기 하도록 하고... 아까 하던 이야기나 마저 하도록 하지..."

 

이탑안에 있는 극초미립자 돌은 우리와 같이 사고가 가능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요. 더 놀라운 것은 그돌의 일정한 곳에 생명체의 일부가 닿으면 순식간에 그 생명체의 모든 기억들을 흡수해 버린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돌 안에는 태고적부터 북극행성에 살고있던 생명체들의 기록이 들어 있겠군요?”


“그렇지요. 갖가지 생명체들의 기억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이 흡수되어 있습니다. 놀라지 마세요. 그중에는 시조마플의 기억도 있어 가끔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시조 마플이라는 말에 제일기사들까지 충격을 받은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 납니다.


“시조마플의 모든 기억이 저장되어 있고 이야기까지 나눌 수 있단 말입니까?”, “하하하, 그래요. 알 마우스족에 관한 전설은 모두 사실이 구전되어 온 것입니다. 시조 마플은 실존했던 마우스 이지요.”, “지금 당장 만나 볼 수 있겠습니까?”, “허허, 그 급한 성격들은 여전 하군 그래...”


호기심을 참지 못하는 은빛 제일기사를 바라보며 박쥐 원로가 한마디 합니다. “좋아, 이쪽으로들 따라 오시게나...” 허리에 차고 있던 검을 풀어놓고 배낭을 내려놓은 기사들은 박쥐원로를 따라 탑중앙으로 들어갔습니다. 상당히 넓은 방 한가운데 집채만한 바위의 윗부분이 둥그렇게 흙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커다란 바위가 지혜의 돌입니까?”, “음... 잠시 기다리게...” 지혜의 돌로 다가간 박쥐원로는 손바닥 모양의 홈이 난곳에 자신의 손을 얹어놓았습니다. 잠시 후 의식을 잃은 것같이 숨도 쉬지않던 박쥐원로가 손을 떼며 여석 기사들을 바라보았습니다.


“지혜의 돌 문지기인 은빛현로께 여쭈어 보니 시조마플께서는 과거 여행에서 아직 돌아오지 않으셨다는 군...”, “은빛 원로라면 빛의 나라에서 가장 뛰어 났다던 석학이 아니십니까?” 제일기사들은 빛의나라 역사에 한획을 그었던 마우스들의 기억이 생생하게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되자 흥분을 감추지 못합니다.


“음, 은빛현로 이전에는 시조마플께서 사악한 영혼들이 지혜의 돌에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고 있었지... 극초미립자 돌앞에서 숨을거두신 이후부터 은빛현로께서 문지기 역할을 대신 맡게 되었네...”, “빛의 나라 모든 현로들이 이곳에 들어가 계신가요?”


“그렇다네... 나는 그저 지혜의 돌을 밖에서 지키는 탑지기에 불과하지...” 이때 응접실에서 “콰광” 하는 벼락 소리가 요란히 들여옵니다. 모두들 놀라 응접실로 뛰어가 보니 자신들이 들어왔던 문이 새까맣게 그을려 아직도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식탁옆에 하얗고 둥그런 타원형 몸체를 가진 아기 마우스가 금빛 제일기사의 배낭에 있던 십자가 모형의 금속물체를 든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이 모습을 본 박쥐 원로가 기사들을 향해 물었습니다.
“저 물건을 자네들이 가지고 온 것인가?”


“예! 번개마을 장로께서 서신과 함께 전해 드리라는 물건입니다.”, “저것은 우리 빛의나라와 어둠나라에 있는 몇몇 장로들만이 알고 있는 물건인데... 어둠나라에 있는 고문자를 해독해서 거기에 쓰여진대로 수많은 시간을 공들여 주조한 물건이야...”


아직 걸음도 옮기지 못하는 아기 마우스에게 다가간 박쥐장로는 자상하게 타이르며 금속 십자가를 건네받으려 애씁니다. 하지만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듯한 커다란 눈망울에 어울리지 않게 십자가를 꼭 끌어안고 좀체로 놓으려 하지 않습니다.


“허허, 이것 참... 어떻게 십자가 양익에 있는 번개를 끌어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것이 가지고 있는 가공할 위력을 생각하면 한살박이 어린 마우스에게는 너무 위험한 물건인데...” 심지어 잠들어서도 십자가를 놓지 않는 아기 마우스를 토닥여준 박쥐원로는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번개에 그을린 문을 손가락으로 살펴본 은빛 제일기사가 동료들에게 말했습니다. “그리 강력하지는 않지만 우리가 맞으면 기절할 정도의 위력인 걸...” 이 말에 박쥐 제일기사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합니다. “그럼 저 꼬마 마우스 근처에선 항상 벼락맞을 각오를 하고 있어야 한단 말인가?”


“하하하, 그래야 될 것 같은데...” 아기 마우스의 방을 나와 응접실로 돌아온 박쥐 원로는 아기 마우스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우주의 빛이 돌아오지 않아 암흑 세상이 되었을 때 태어난 알마우스야... 시조 마플의 예언에 우리들이 감당하기 힘든 시련이 닥치면 반드시 도움을 주겠다고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