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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태때 엄청난 급류가 사방으로 휘몰아칠 것입니다. 그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알수는 없지만 호수가 잔잔해 지는 조짐이 보이면 즉시 민첩한 물방울 마우스들이 바다동굴로 들어가 일곱자루의 무지개 검을 찾아서 돌아와야 합니다.”
“가고오는 도중에 악귀들의 공격이 있을지 모르니 검술을 익힌 물방울 마우스들을 선발해야 합니다.”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그러자 철갑 제일기사가 좌중을 둘러보며 침착한 목소리로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 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짐작컨대 무지개 검은 무게가 상당할 것입니다. 푸른 마우스 기사들이 그것을 자유자재로 휘두를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무예가 상당히 고강했기 때문입니다. 무지개 검을 찾는 일은 우리 다섯 제일기사들과 푸른 마우스가 담당하겠습니다.”
빛의나라 제일기사들이 나서주기를 내심 고대하며 일부러 침묵을 지키고 있었던 푸른 마우스가 빙그레 웃으며 아까부터 궁금했던 것을 철갑 제일기사에게 물어봅니다. “그런데 어떻게 눈사태를 일으키지요?” 커다란 눈사태를 일으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이 비밀기지를 빠져 나올때 상당량의 폭약을 배낭에 짊어지고 왔습니다. 이정도면 눈사태를 일으키기에 충분합니다.” 배낭에서 폭약을 꺼내어 들어보인 다이아몬드 제일기사가 푸른 마우스를 쳐다보았습니다. 물방울을 타고 물속마을로 들어왔기 때문에 폭약이 물에 젖지 않은 온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눈사태를 일으킨후 나머지 폭약으로 악귀들을 공격하면서 바다동굴로 전진 한다면 물속이 자유롭지 못한 우리 다섯 제일기사들도 전설의 무지개 검을 찾는데 별 어려움이 없을 것입니다.” 입을 연김에 구체적인 공격계획까지 설명한 다이아몬드 제일기사는 물방울 원로의 의견이 궁금하다는 듯이 바라봅니다.
“눈사태만으로도 호수의 생태계는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될 것입니다. 거기에 강력한 폭약을 수중에서 터뜨린다면 우리 호수는 생명체를 수용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질수도 있습니다.” 물속마을을 가장 먼저 걱정하는 물방울 원로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문제점 지적입니다.
“물론 저희들도 그점을 가장 염려하고 있습니다. 폭약은 악귀들이 공포반응을 일으킬 정도의 적정량을 사용하면 됩니다. 되도록 사용 횟수를 줄여 호수에 입히는 피해를 최소화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폭약 전문가인 다이아몬드 제일기사가 일단의 물방울 마우스들을 이끌고 큰산 중턱으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약속된 시간이 가까워지자 호수속 모든 마우스들이 물속마을로 대피했습니다. 물속마을에는 수중어장에서 거두어들인 각종 어패류가 곳곳에 쌓여 있습니다. 하지만 만일을 위해 준비한 예비식량일 뿐 어장을 열어놓아 풀어준 물고기들에 비하면 극히 작은 양일뿐입니다.
개방된 장소에 있는 대부분의 어장이 악귀들에게 초토화 된지 오래지만 입구가 좁은 항아리 모양의 동굴 어장만은 덩치큰 악귀들이 들어갈수 없어 온전히 보전할 수 있었던 호수마을의 가장 큰 어장입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방류한 수많은 물고기들을 보자 굶주려 있던 악귀들이 미쳐 날뛰기 시작합니다.
애석 하게도 이 최후의 어장은 산기슭 근처에 있어서 눈사태가 날 경우 매몰되어 버리기 때문에 모든 물고기들을 방류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자유를 얻은 물고기들은 어장 입구를 벗어나자마자 거대한 덩치의 악귀들을 피해 사방으로 흩어져 정신없이 달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을 쫒아 악귀들도 흩어집니다. 악귀들이 물고기들을 몰아 호수 가운데로 나올무렵 큰산 중턱에서 다이아몬드 제일기사 일행이 눈속에 묻어둔 폭약이 폭발했습니다. 깊게 묻혀진 폭약들은 폭발소리를 눈속에 묻으며 만년설들을 산아래로 쏟아져 내리게 만들었습니다.
삽시간에 쏟아져 내린 눈들은 산기슭 수면에 거대한 물보라를 일으켜 놓으면서 호수로 빨려 들어갑니다. 그와 동시에 커다란 파도가 반대쪽으로 끊임없이 밀려가기 시작 했습니다. 거의 하루동안 요동을 치던 호수가 잔잔해지자 일단의 물방울 마우스들을 이끌고 푸른 기사와 제일기사들이 바다동굴로 떠났습니다.
급격하게 영하 15도까지 떨어진 수온으로 인해 악귀들의 행동이 느려졌습니다. 바로 눈앞에 물고기들이 떼지어 몰려 다녀도 느릿느릿 움직이기만 할 뿐입니다. 공기방울 속에 들어있는 제일기사들은 악귀들을 유심히 관찰하며 의견을 교환 합니다.
“저 정도면 폭약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겠는 걸...”, “빨리 서둘러 가자고...” 바다 동굴에 진입한 푸른 마우스와 제일기사들은 철가사리들을 피해 발을 내딛으면서 바다동굴 중간에 있는 분지에 도착했습니다. 분지 안에는 수백마리의 철가사리들이 바닥을 완전히 뒤덮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들이 내뿜은 강산이 물을 노랗게 오염시켜 주변의 바위들이 하얗게 부식되어 있습니다. “빨리 서둘러야 하는데... 난감하게 되었군...” 혹시나 해서 준비해 왔던 금속열매를 으깨서 바닥에 떨어뜨리자 노랗던 물이 서서히 탈색되며 철가사리들이 공모양으로 움추리기 시작합니다.
약 삼십분이 지나자 동그랗게 몸을만 철가사리들이 가운데 떨어진 금속열매를 피해 가장자리로 이동하자 아주 아름답게 반짝이는 칼날 일부가 발광 다이아몬드의 불빛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물빛이 금속 열매로 중화되어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오자 분지로 내려간 푸른 마우스와 제일기사들이 일제히 외쳤습니다.
“저거다!” 수천년 동안에 걸쳐 쌓인듯한 퇴적물들을 걷어내니 일곱 자루의 검이 무지개 빛을 뿜어내며 마우스들 앞에 그 위용을 드러냅니다. 순간 숨을 멈춘 마우스들은 눈을 떼지 못하고 분지에서 뿜어져 나오는 무지개를 바라봅니다.
“저렇게 아름다운 검들이 국가 운명을 좌우할 정도의 위력을 가지고 있다니...” 철갑 제일기사도 내공이 뛰어나지만 물속에서 자유로운 푸른 마우스가 두자루의 검을 집어 들고 제일 기사들이 하나씩 무지개 검을 잡고 물방울을 다시 잡아탔습니다.
푸른 마우스와 철갑 제일기사를 제외한 나머지 네 기사들은 한손으로 버거워 두손에 온힘을 주어 간신히 무지개 검을 끌어안고 있습니다. 마우스들이 바다동굴을 빠져나온 후 밀려 나갔던 호수물들이 따듯한 바닷물과 섞여서 호수로 역류해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이런, 악귀들이 활동력을 되찾기 전에 서둘러야겠는 걸...” 푸른 마우스와 제일 기사들은 행동이 굼뜬 악귀들의 숨골을 무지개 검으로 공격한후 바다동굴 근처의 따듯한 물로 활력을 회복한 악귀들에게 폭약이 담긴 물방울들을 떠밀어 보내 폭발시켰습니다.
폭약이 터지며 악귀들의 철갑을 강타하자 입에서 피를 내뿜은 십여마리가 황급히 바다로 달아나 버립니다. 지체하지 않고 호수 곳곳을 돌아다니며 남아 있는 악귀들을 모두 제거한 토벌대는 바다동굴 입구에 폭약을 설치해 놓았습니다. 악귀들이 다가오면 즉시 폭약으로 퇴치해 버리기 위해서 입니다.
죽은 악귀들은 그 철갑무게 때문에 호수 바닥으로 가라앉기 시작했습니다. “폭약으로 악귀들을 막기엔 남아있는 양이 너무 작아...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호수의 기온이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있는데...” 며칠 후 바다동굴에서 전령이 도착했습니다.
“아주 거대한 악귀 한마리가 동굴진입을 시도해 폭약으로 물리치긴 했지만 오래 버티지 못할 것 같습니다.”,
“거대한 악귀라면 혹시 어미 악귀가 아닐까?”, “그렇겠지... 저 어미악귀를 제압해 예전처럼 바다동굴을 막아 놓아야 겠어...”
“하지만 지상에서는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고 있네... 무지개 검을 다시 이곳에 묻어두고 떠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우선 어미악귀를 제압한 후 무지개 검과 철가사리의 강산으로 숨골에 구멍을 낸 후 강철로 만든 고리를 달아 바닥에 묶어두는 방법이 있기는 하지...”
초비상이 걸린 물속마을은 여섯 기사들과 젊은 물방울 마우스들이 바다동굴 입구에 진지를 구축하고 어미악귀가 나타나기를 기다렸습니다. “폭약으로 반쯤 얼을 빼놓으면 어미악귀를 제압하기가 쉽지 않을까?”, "하하... 저 커다란 덩치만 놓고 본다면 상당히 미련해 보이지만..."
"폭약을 보기만 해도 줄행랑을 칠걸... 같은 일을 두번당할 정도로 멍청한 상대가 아닐세...”, “그럼 무슨 수로 저 덩치를 이겨내지?”, “고전적인 방법을 사용할 수밖에... 이 무지개 검이 있지 않나?”, “그게 말이 검이지 너무 무겁단 말씀이야... 칼한번 휘두르는데 탈진할 정도의 힘을 써야하니 원...”
“하하하... 우리들은 몰라도 푸른 기사나 철갑 제일기사는 다르던 걸... 칼날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볍게 휘두르던데... 같은 제일기사인 우리와 뭐가 다른 거지?”, “훗, 달라도 아주 많이 다르지... 저 둘은 우리와 차원이 다른 경지에 올라있는 걸...”, “차원이 다른 경지라니?”
“철갑 제일기사와 푸른 기사는 검술의 정점에 다달아 있네... 단순하게 몸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신체의 모든 감각을 한데모아 생체 에너지를 자유자재로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기사들이야... 몸과 정신의 능력을 통합시켜 상식적인 한계를 벗어나 있는 상태지... 그런 저들에게 무지개 검이 무거울리 있겠나?”
“헤... 그렇다면 전설의 일곱 푸른 기사들 모두 그런 검술의 경지에 도달한 상태였단 말이로군...”, “우린 언제쯤이나 저 무거운 무지개 검을 자유롭게 다룰 수 있게될까?”, “너무 서두르지들 말게나... 머지않아 철갑제일기사의 특별 검술지도가 있을 것 같네... 우리들이 쩔쩔매는 모습을 보고 웃으며 한마디 하더군...”
"하하, 정말 솔깃한 얘긴데? 말이 제일기사지... 철갑 제일기사를 볼 때마다 거대한 산을 만난듯한 느낌이 들곤 했어... 칼 다루는데 있어 빛의 나라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우리들 이지만 철갑 제일기사는 그 깊이에 있어 도저히 뛰어 넘을 수 없는 좌절감을 안겨준 유일한 존재야..."
"그런 철갑 제일기사의 검술 지도를 받는다면 우리 네기사들의 검술실력도 한단계 도약할 수 있겠군...”, “그건 그렇고... 어미악귀가 나타날 때가 된 것 같은데...” 무지개 검을 쩔쩔매며 집어들었었던 네명의 기사들은 경지에 이른 철갑 제일기사의 검술지도를 고대하며 바다쪽을 바라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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