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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시/마우스 창세기 1.0

마우스 창세기 132,133,134

132,133,134

커다랗게 원을 그리며 흩어져 버린 악귀들 사이로 한개의 점이 보이더니 점점 커지기 시작합니다. 그 어마어마한 속도에 넋을 잃고있던 정찰대는 혼비백산하여 바다동굴로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혼신을 다해서 바다동굴 근처까지 도착했을때 후방에서 거센 물결이 이들을 떠밀어 동굴안쪽으로 밀어넣기 시작합니다.

 

그충격으로 푸른 마우스들이 타고있던 공기방울이 터져버리고 거세게 밀어닥치는 물살이 이들을 동굴 중간지역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이때 동굴입구가 무언가에 막혀버린듯 캄캄해지면서 한층 거세진 물줄기가 정찰대를 호수쪽으로 뿜어냈습니다.

 

손한번 써보지 못하고 시조악귀의 침입을 허용하게된 정찰대는 공기방울이 없는 푸른 마우스들의 질식사를 방지 하기위해 일제히 호수면 위로 서둘러 올라갔습니다. 호수표면에 도착한 물방울 마우스들은 잠시 한숨을 돌린후 푸른 마우스들이 사용할 공기방울을 만들어 건넨후 함께 바다동굴로 내려갔습니다.

 

시조악귀를 경계하며 동굴입구에 도착한 정찰대는 바로 코앞에서 시조악귀가 그 커다란 입을 벌리고 자신들을 노려보고 있자 온몸이 얼어붙어 들고 있던 발광 다이아몬드를 떨어뜨렸습니다. 간신히 정신을 차린 물방울 마우스 한명이 발광 다이아몬드를 줏어들고 올라와 전방을 다시 비추었습니다.

 

불과 일미터 앞에서 불꽃을 뿜어내듯 번득이는 시조악귀의 눈이 금방이라도 덮쳐올듯 정찰대를 노려보고 있습니다. 정찰대의 푸른 마우스 두명이 극초미립자 검을 빼어들자 격렬하게 몸을 움직이며 앞으로 튀어 나오려 발버둥치는 악귀는 몸이 동굴에 걸렸는지 좌우로 요동치기만 할뿐 한치도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두기사는 서둘러 시조악귀의 좌우눈을 향해 극초미립자 검을 찔러 넣었습니다. 좁은 동굴틈새에 끼어있는 시조악귀라 눈을 찔려 실명하는 극심한 아픔에도 몸만 부르르 떨고있을 뿐입니다. 고통에 겨운 몸부림으로 경련을 일으키던 시조악귀가 이윽고 잠잠해지자 동굴중간에 있는 일행들의 안위가 궁금해 졌습니다.


힘이 빠져나간 시조악귀의 몸통이 동굴천장에 가닿아 동굴 아랫면과 악귀의 배 사이로 마우스들이 간신히 빠져 나갈수 있는 틈새가 만들어 졌습니다. 물방울 마우스 하나가 공기방울을 작게 잘라내어 푸른 기사들의 머리에 씌워주자 좁은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습니다.


상당한 시간이 걸려 동굴 중간지점에 도착한 정찰대는 악귀가 동굴에 갇혀있었던 원인을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약간 돌출되어 분지로 깎여져 내려가는 암석과 악귀의 명치사이로 극초미립자 검들이 꽂혀있는 것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돌출부위를 피해 분지로 내려가 보니 휴식을 취하고 있던 다섯명의 푸른 기사와 나머지 물방울 마우스들이 예비 공기주머니를 사용해 호홉을 하며 악귀의 동태를 살피고 있었습니다. "어서들 오게... 모두 무사했군...", "어떻게 시조악귀의 명치를 찌를수 있었지?" 정찰을 나갔던 두 푸는 기사가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물었습니다.

 

“갑자기 밀려드는 물살이 어마어마하게 거세지더군... 그러더니 무언가 거대한 것이 분지위를 지나가는 거야... 순간 나도 모르게 검을 빼들어 무조건 머리위로 찔러 넣었지... 운 좋게도 명치에 적중해서... 찔러 넣는 순간 검을 놓치지 않았었다면 아마 분지벽에 부딪혀 내몸이 박살났을 거야... 휴~!”


“하하하, 정말 대단한 반사신경 이로군...”, "저기 보이듯 악귀의 명치에 박힌 극초미립자 검이 분지위쪽 암석 돌출부위에 걸리자 악귀도 꼼짝을 못하더군... 그래서 나머지 네개의 검도 모두 꽂아 넣었네... 그런데 숨골의 근육이 너무 강해서 아무리 힘을 써봐도 검이 빠지질 않아..."

 

"숨골이 움직이는 걸 봐서는 아직도 살아 있는 것 같은데...", “아직 두 자루의 검이 있지 않나? 우리는 바깥에서 시조악귀의 두 눈을 모두 실명시켜 놓았어...” 정찰 임무를 맡았던 두 푸른 기사는 시조악귀의 두눈을 찔렀던 자신들의 검을 시조악귀의 명치에 찔러 넣었습니다.


“휴, 이제야 숨을 멈추었군... 정말 대단한 놈 이었어...”, “그나저나 검이 빠지지 않으니 큰일이 군...”, "어차피 시조악귀를 제거하는 것이 우리들의 최종 목표였지 않나? 바다에 있는 악귀들은 시조 악귀의 시체가 이곳을 막고 있는 한 호수로 들어 올수 없을 것이고..."

 

"그러자면 시조악귀의 시체가 동굴에 단단히 갇혀 있어야 하지 않겠나? 저 일곱 자루의 무지개 검이 이 분지의 돌들에 걸려 시조악귀의 시체가 밖으로 밀려나가는 것을 막아 줄거야... 이것을 보라고... 시조악귀의 숨골은 거의 철갑화 되어있어 그 강도가 껍질과 커다란 차이가 없네..."

 

"저 무지개 검들은 영원히 빠지지 않을 것이야... 이 호수를 지켜주는 수호검인 셈이지...”, “어차피 전쟁은 끝났어... 우리도 언젠가는 이 세상을 떠나야 하겠지... 저 무지개 검이 세상에 존재하는 한 그강력한 힘을 탐낸 무리들의 끊임없는 도발이 수많은 참화를 부르게 되어 있네..."

 

"일곱 자루의 극초미립자... 이 무지개 검들은 이곳에 묻혀 모두의 기억에서 잊혀지는 것이 좋아... 게다가 태어났어야 할 어린 생명들의 목숨으로 만들어진 검들이 아니던가? 더이상 생명을 앗아가는 악역을 맡도록 만들수는 없지...”


이렇게 해서 어둠나라의 모든 위협세력을 제압한 신비의 무지개 검은 호수와 바다가 만나는 동굴속에 이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시조악귀의 거대한 주검과 한몸이 되어 물속마을을 지켜주는 수호검이 되었습니다. 일제히 무지개 검에 목례를 한 푸른 마우스 일행은 서둘러 동굴을 빠져나왔습니다.

 

물속마을로 돌아온 푸른 기사들은 악귀토벌에 참가했던 물방울 마우스들과 함께 바다동굴과 무지개 검에 대한 일들을 철저히 비밀에 부쳤습니다. 악귀들로 인해 황페화된 호수를 재건하는데 꼬박 십여년이 걸렸습니다. 호수아래로 가라앉은 악귀들의 주검은 모래가 덮이고 수초가 자라면서 바닥의 일부가 되어갑니다.

호수마을과 물속마을이 예전의 모습을 되찾아 안정이 되자 푸른 기사들은 무지개 검과 똑같은 모양의 검을 만들어 허리에 차고 어둠왕궁을 향해 길을 떠났습니다. 일부러 이곳저곳을 두루 찾아다니며 자신들의 모습을 보여준 푸른 기사들은 몇달후 최종 목적지였던 어둠왕궁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푸른 기사들의 허리엔 의례 차고있었던 무지개 검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둠왕을 예방한 푸른 기사들은 무지개 검이가진 강력한 힘이 국가의 안정을 해칠수도 있어 아무도 찾을 수 없는 곳에 숨겨 두었다고 말했습니다.


그후 호수 마을로 돌아온 푸른 기사들은 물속마을에 사는 물방울 마우스 원로만이 구전으로 다음 원로에게 극 초미립자에 대한 진실을 알려 주도록 당부한후 마지막 남은 푸른 기사가 숨을 거둘때 무지개 검에 대한 유언을 어둠나라 전체에 알리도록 당부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푸른 마우스 자네가 전설의 검을 찾기 위한 단서로 알고 있던 것이지...” 물방울 원로가 말했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것을 찾아라...!” 푸른 마우스가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습니다. “그렇지, 이 세상에서 가장 큰 것... 살아 움직이던 생명체 중 가장 커다란 것은 시조악귀 밖에 없다네...”


“하하... 하지만 다른 악귀중 더 커다란 녀석도 존재하지 않을까요?”, "아니... 시조악귀 보다 더 커다란 악귀는 존재 할 수가 없네... 왜냐하면... 악귀의 피부는 강철보다 단단한 강도를 가지지만 그 피부세포들을 연결해 주는 분비물은 성장기 동안 급속히 증가하다 성장기가 지나면 생성되지 않게 되지..."

 

"시조악귀는 그 분비물 생성기관에 이상이 생겨 다른 악귀들 보다 두배정도 더 성장할 수 있었네...”, "그것을 어떻게 알게 되었습니까?”, “시조악귀를 물리친 후 우리 물방울 마을에서는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악귀들에 대한 연구를 진행 했었지... 때론 바다동굴을 지나 아직 살아있는 악귀들의 생태를 관찰하기도 하고..."

 

"수백년 동안 연구한 결과 새끼들을 잉태한 암컷악귀의 체내에 변화가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 성장기 분비물 생성을 제어하는 기관이 마비되어 몸집이 1.5배 늘어나 보다 많은 새끼들을 낳을수 있게 하는 생체특성을 가지있어... 시조악귀는 특히 마비상태가 더 오래 지속되어 유일하게 두배의 몸집을 가지게 된 것이야...”

 

"그런데 어떻게 호수에 악귀들이 다시 출몰하게 된 걸까요?”, “두 가지 원인이 있을 거야... 첫째는 철가사리들이 우주의 빛이 어둠나라의 수온을 상승시켜 바다와 호수의 기온 차가 없어지자 우리가 있는 이 호수쪽으로 서식지를 넓혀 왔겠지..."

 

"악귀나 철가사리나 피부가 강철보다 단단한 조직으로 형성되어 있는데 이 피부들을 단단히 연결해 주는 분비물은 저온에서 응고되는 성질이 있어 예전에 우주의 빛이 어둠나라로 들어오기 전 이호수의 온도는 영하 5도 선을 유지 했었네..."

 

"그렇기 때문에 악귀든 철가사리든 호수로 들어와 한달 이상을 견디지 못했었지... 건국초기 푸른 기사들이 악귀들을 물리칠때 호수로 들어온지 오래되어 낮은 온도에 분비물이 굳어버려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악귀들부터 제압했기 때문에 저들을 쫓아 낼수 있었던 것이야..."

 

"아무튼 철가사리들이 바다동굴로 들어와 시조악귀의 숨골까지 녹여버린게 분명해... 그게 언제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서 시조악귀의 몸통에 박혀있는 상태에서 동굴에서 이탈하지 못하게 만들어 주었던 무지개 검들이 빠져나가 버렸을 게야..."

 

"그랬어도 거대한 몸체의 무게 때문에 바다동굴 바닥에 그대로 내려앉아 있었던 것이 틀림 없는데... 우주의 빛을 가두어 온도가 올라가자 큰산에 있던 만년설이 빠른 속도로 녹아내렸었지... 수위가 급격히 높아져 인근에 홍수가 날 정도로 수압이 세어지자..."

 

"시조악귀의 몸통을 바다 쪽으로 밀어내 바다동굴이 다시 열리게 된 것 일게야..."  물방울 원로의 말을 들은 철갑 제일기사가 정리하듯 물방울 원로에게 되물었습니다. "그렇다면 악귀나 철가사리들은 기온이 낮은 곳에서 오래 버티지를 못하는 군요?"

 

"이곳은 아직 급격한 기온 저하가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지상에서는 이미 일년전에 우주의 빛을 회수해 겨울 날씨가 계속 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바다에서 유입되는 따듯한 물들이 수온을 유지해 주고 있었던 것 같군요. 지금 정도의 수온이면 악귀들이 활개치고 돌아다니는 것을 구경하고 있을 수밖에 없겠습니다."

 

"우선 시급한 것은 호수의 온도를 영하로 떨어뜨리는 것입니다. 큰산 아래에 호수가 잇닿아 있는데... 만약 큰산에 눈사태를 일으키면 어떨까요?",  “물속마을과 어장에서도 상당히 먼 곳이니 별다른 피해가 없을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수온을 떨어 뜨려보는 것이 상책이겠군요.”


“예... 커다란 눈사태를 일으켜 호수의 기온을 대폭 떨어뜨린 후 행동이 느려진 악귀부터 제압하기로 합시다.”, “그전에 무지개 검부터 찾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악귀들을 제압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가 무지개 검이라는 것을 알게된 푸른 마우스가 침묵을 깨고 한마디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