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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정치언론

책임정치의 시대

정부여당의 입법강행으로 연말이 시끄럽습니다. 연례행사로 치루는 일이라 새삼스럽지도 않은데요. 경제위기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저렇게 정파적 이익에 매달릴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지도 않습니다. 그만큼 한국사회가 여유를 가지고 있다는 다행스러운 현상이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건국60년을 끝으로 이러한 모습들이 사라지게 될 것 같습니다. 2008년 12월 31일, 올해를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은 새로운 시대로 진입하게 됩니다. 여야로 나뉘어 책임을 떠넘기고 보혁구도로 국민들의 투표성향을 어리석다고 비난하던 모든 기만들이 더이상 불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기업이 자사의 경영행위에 대해 최종적인 책임을 지는 것이 부도입니다. 단 한번의 실수로 문닫게 만들기 보다 회생의 개회, 개선의 여지를 주기위해 몇번의 유예기간을 주어보고 그래도 안되면 최종 부도처리를 해버리는 데요. 정치행위에 대한 최종적인 책임과정도 이와 유사합니다.

 

그동안 상대진영으로 떠넘기고 정권을 잃는 것으로 끝났지만 올해 까지만 입니다. 2009년의 경제상황은 정치권을 최종부도 상황으로 몰고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회사가 부도나는 와중에 최고경영자 잘못이다, 영업부서의 잘못이다 하면서 티격태격 하기 힘들듯 정치권의 책임 떠넘기기도 불가능해 지겠지요.

 

2008년 12월 31일과 2009년 1월 1일은 하루사이 입니다. 해로 나누었을 뿐 실제로는 어제와 오늘일 뿐이지요. 하지만 건국 60년의 전반기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는 흐름으로 보면 실로 의미가 큽니다. 앞으로 60년이 대한민국에게 주어질지는 모르겠지만 내년부터 책임정치의 시대가 열리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외환위기 당시 우리나라의 고질적 병폐로 불리던 학연, 인맥등의 연줄이 상당부분 파괴되었습니다. 아직도 위력을 잃어버리지는 않았지만 외부위기가 한국사회의 경직된 능력연결 구조를 해체한다는 것이 확인되었는데요. 2009년의 세계경제 위기는 남아있던 인적 네트웤을 반토막 내버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제파이가 축소될때 벌어지는 현상은 동물의 세계 그 자체가 됩니다. 먹이가 줄어들면 상대의 영역을 존중해 주던 사자등의 맹수들이 서로를 죽여야 살아남는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립니다. 짐승이라고 폄하하던 인간들도 밥그릇이 귀해지면 상대를 물어뜯게 되는데요. 특히 정치라는 냉혹한 세계는 짐승의 정도를 넘어섭니다.

 

이렇기 때문에 되도록 정치를 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서 정치에 줄을 대는 것이 그동안의 관례였고 가장 빠른 방법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009년 부터는 이러한 공식이 급격하게 해체되기 시작할 겁니다. 경제위기 상황이 하루가 다르게 증폭되어 정치인의 앞날이 불투명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진보든 보수든 마찬가지입니다. 정치권 모두가 책임지고 경제위기를 헤쳐 나가든가 아니면 최종부도라는, 정치적 부도라는 퇴출선고를 받아야 하는 새로운 시대를 살수밖에 없습니다. 정치권에 부탁해서 빠르게 진행하려고 하다가 오히려 낭패를 보게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비단 정치분야 만이 아닙니다. 개개인의 삶에도 책임의 시대가 드리워 집니다. 스스로의 책임선에서 추스려 놓지 않을경우 학연, 혈연등에 기대었던 빠른 길들이 경제위기로 급격하게 해체될 경우 저 멀리서 문제가 된 연줄어음이 연쇄부도 비슷하게 도미노를 만들어 부지불식간에 덮쳐올 겁니다.

 

이제 높은 곳만 바라보며 올라가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새해에는 힘과 요령에 편승하던 에스컬레이터의 작동이 멈추기 시작할 겁니다. 그와 동시에 낮은 곳으로 겸허하게 물러서 있는 사람들의 시대가 서서히 열리게 되겠지요. 법대로 원칙대로 정도를 한발한발 걸어가는 사람들의 시대... 이 이후는 다음에 말씀드리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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