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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정치언론

위기극복을 위한 통합정치를 바라며...

케비에스 1라디오 열린토론에서 이명박 정권 1년을 진단하더군요. 다른건 다 바꾸는데 프로그램 이름을 그냥 두는게 좀 이상합니다. 열린토론... 열린당 시절 만든 프로그램이라 제목에 "열린"이 걸렸는데요. 닫힌정책을 펼치면서 열린정책 이라 이야기하고 싶다는 속내를 감추지 않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국민들의 여론을 상당히 무시하고 있는것 같은데 이런 것을 보면 또 아닌것도 같습니다.

 

열린당, 노무현 정권에 관련된 일이라면 경기를 일으키는 이명박 정권도 토론 프로그램으로 정권홍보를 하는 그 기능 만큼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대체적인 의견이 지난 1년 잘한건 없다... 정치적으로 얻은게 별로 없다는 쪽으로 결론이 나던데요. 보수계 인물들이 이구동성으로 실패한 1년이라고 질타하는 것과 다르지 않더군요. 보수층의 위기감이 날이 갈수록 더해지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권의 최대 실수는 모 일간지에서 진단한 대로 권력을 장악하지 못한 것입니다. 우선 집권 1~3개월 안에 행정권력을 완전히 틀어쥔 후 소고기 수입을 추진했었다면 고등 촛불과 싸울일이 없었을 겁니다. 집권 초부터 밀어부치려던 대운하는 물론이고 어린 쥐글리쉬로 권력의 서슬을 녹슬게 만들면서 어려움을 자초했는데요. 이명박 정권에게 계륵도 못되는 가장 뼈아픈 헛수고를 꼽는다면 단연 어린쥐 소동입니다.

 

대운하를 추진해온 과정을 보면 이명박 정권의 경제예측력이 얼마나 바닥을 기고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년만 내다 볼수 있었다면 경제위기로 진입하는 시기에 본격추진을 계획했을 겁니다.  국민여론이 경기부양에 힘을 실을때 꺼내들었어야 하는게 한반도 대운하 입니다. 그런데 집권하자 마자 강행하는 모습을 보여 촛불규모만 키워주었습니다.

 

순서를 다시 정리해 보면 1. 행정권력 장악, 2. 어린 쥐글리쉬, 3. 공약정책 입법, 4. 경제위기에 들어간 지금 한반도 대운하 추진... 이렇게 순차적으로 나누어 왔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은 거꾸로 왔습니다. 2번 어린 쥐글리쉬로 권력장악 시기를 말아먹고, 4번 한반도 대운하로 일년내내 여론의 마찰에 제자리 걸음, 3번 공약정책 입법, 이제와서 1번 행정권력 장악시도...

 

이명박 대통령은 올라운드 플레이어 즉, 한꺼번에 가능한한 모두 벌여놓고 추진하는 유형입니다. 그러다 보니 취임하기도 전에 정책 분야에서는 대운하를 꺼내들고 정치 분야에서는 박근혜 전대표와 기싸움을 벌이고 외치 쪽에서는 대북 강경책을 꺼내드는 동시에 4강외교는 물론이고 역대 그 어느 대통령 보다 더 바쁜 순방행보를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중 어느 하나도 제대로 된 것이 없는 상태입니다. 왜 이러한 결과가 나왔을까요? 건축으로 간단한 예를 들어볼 수 있는데요. 권력장악은 건물의 골격에 해당하는 철골구조 입니다. 건물을 지을때 가장먼저 철골을 완성한 후 내외장 공사를 동시에 진행합니다. 만들어진 철골구조에 내외장재를 타설하고 붙이기만 하면 하루아침에 건물이 완성됩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은 철골, 내외장 공사를 동시에 진행한 셈입니다.

 

그러다 보니 건물이 올라가는 속도가 철골의 진척도에 모두 맞추어 지게 되었고 일년이 지난 이제서야 철골에 해당하는 행정권력 장악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건설현장 전체에 일을 벌여놓아 철골구조를 단숨에 올려놓을 수 있는 타워크레인 가설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악조건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결국 모든 일들에 지장이 발생하는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처음에 했어야 할 일을 뒤늦게 하게 되었는데요.

 

이제와서 일급공직자들의 일괄사표를 받고 정무직 심복들을 심어놓는다고 해도 어느세월에 부처를 장악하고 업무를 파악해 정책을 일사천리로 추진할 수 있겠습니까? 하나에 통하면 열을 안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진짜 건설 전문가의 경지에 올라 있었다면 정치가 건물을 지을때와 그리 다르지 않다는 것을 한눈에 알아보았을 텐데요. 아쉽게도 그렇지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내년 상반기가 지나가기 이전에 경제상황이 지금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건 반년 정도를 내다보는 예측인데요. 이러한 진단에 무게를 두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현재의 미국경제 위기를 예측했던 분들의 중론이고 보면 정말 무시하기 힘든 경고입니다. 결국 지금 행정권력을 장악해 겨우 3~6개월 실용건물을 올리다가 세계경제 한파의 직견탄을 맞아 공사를 중단하는 최악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비단 경제 뿐만이 아닙니다. 대북정책에 전향적인 의지를 표명한 오바마 당선자가 취임하는 내년 1월 이후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 강경책이 고립무원에 빠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금이야 뒤에서 부추기고 있지만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미국의 정책에 앞장설 공산이 큰 일본이고 보면 박근혜 전대표의 정치적 위상이 친이진영을 하루아침에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급성장할 경우도 배제하기 힘들죠.

 

아무튼 열흘정도 남은 올해가 이명박 정권의 최고 정점이 될 듯 합니다. 위에서 진단해본 모든 것들이 본격화 되는 내년부터 기우는 해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요. 최근 독자행보를 가속화 하고 있는 박근혜 전대표도 이러한 상황을 감안하고 있는듯 합니다. 힐러리를 국무장관에 임명한 오바마와 달리 이명박 대통령은 박근혜 전대표를 멀리했는데요. 이런걸 전화위복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진영이익에 너무 매몰된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국가가 최대의 위기 상황으로 빠져들어 가고 있는 이때 대통령은 대통령대로 각 정치인은 또 그들대로 자기만의 최대이익을 도모하는 모습은 정말 보기 안좋습니다. 진정성을 가지고 국가와 민족을 위한다면 대통령부터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팔을 벌려야 합니다. 또한, 모든 정치인들도 그에 사심없이 호응해야 합니다.

 

올해가 가기전에 그랬으면 좋겠지만 시기가 촉박한 만큼 내년초에는 국가사회 모든분야의 대표들이 정례적인 자리를 만들어 다가오는 위기에 대응하는 국론통합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대통령, 각당 대표, 국민 지지율 1~5위 까지의 정치인(동일정당 상관없이), 퇴역군인 대표(보혁 양쪽 각 한명), 경제계 대표(대기업, 중소기업 각 한명), 시민사회 대표(보혁 양쪽 각 한명)로 구성된 위기극복 통합정치 기구를 결성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국내외 경제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해 내고 국제정세의 흐름을 꿰뚫어 군사안보 및 경제안보를 담보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만약 이명박 대통령이 거부한다면 대통령을 빼고 할 수도 있을 것이고 한나라당까지 불참한다면 정부여당을 제외한 모든 국가사회 주체들이 참여해 국민여론 통합에 매진해도 소기의 성과를 거둘수 있을겁니다. 다가오는 위기는 원맨쇼로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명심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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