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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역사문화

발음과 문화

말소리를 가만히 들어보면 아주 다양한 발음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자음에 힘을 주고 억양을 특정마디에 두어 독특한 어투를 만들어 냅니다. 아마도 말의 뜻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정확한 발음을 기반으로 개성을 만들어 갈 수 있기 때문에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자음발음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다양한 해석을 내놓을 수 있습니다. 표준발음 지역인 서울경기와 달리 좀 더 강하고 된 발음을 하는 곳은 강원도, 경상도, 북한등 산악지역입니다. 말 길이가 짧고 강해 전달력이 뛰어나지만 전라도등 평야지대의 부드러운 발음이 가지고 있는 정서적 기능은 많이 약하죠.

 

경상도 인맥이 장악한 군사독재 시절 전라도 지역의 부드러운 발음이 사회하층의 범죄형 발음으로 각인된 아픔이 있었는데요.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판단할 때 남북 통일이 북한 주도로 급격하게 이루어 질 경우 상대적으로 강한 북한의 언어문화가 남한 사람들에게 정서적 충격을 만들어 낼 우려가 있습니다.

 

전투적인 강한 발음이 주류를 형성할 경우 두뇌신경이 받게되는 피로도가 급상승 합니다. 대구와 구미에 있는 거래처에서 이틀을 보낸적이 있었는데요. 첫날은 몰랐었는데 다음날 저녁에는 귀가 멍멍해 지더군요. 경상도의 된발음이 고막을 때려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였습니다.

 

만약 어느날 갑자기 방송언론의 모든 발음이 경상도나 북한의 강한 어투로 바뀌어 버린다면 시청자들은 일주일을 버티기 힘들겁니다. 정서적 공황으로 인해 공중에 붕뜬 느낌으로 마비된 듯한 생활에 시달릴 수 밖에 없겠지요. 이처럼 발음이 가지는 위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따라서 남북한의 우열을 떠나 통합되는 발음 문화는 보다 부드러운 정도에서 형성되어야 할겁니다. 서양의 대중음악 영향으로 인해 격하고 된발음이 대세를 형성하고 있는데요. 음악이 가지는 부드러움을 되도록 희생시키며 영어를 섞어야 각광을 받는 남한의 세태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면 통일이후에는 설자리가 없을듯 합니다.

 

이러한 대중음악의 영향이 그대로 파급되어 모든 분야의 발음이 부드러움과 멀어지고 있지만 아주 드물게 모음에 기반한 발음을 훌륭하게 완성한 사람을 발견하게 됩니다. 기정사실화 되어가는 경제위기로 세상이 점점 각박해 질수록 이런 분들이 전달하는 모음발음의 정서가 빛을 발하게 될텐데요.

 

직면한 경제난국을 슬기롭게 헤쳐가는 과정에서 모음에 기반한 언어정서를 완성할 수만 있다면 설사 북한이 통일을 일방적으로 이끌고 가더라도 우리가 받게될 정서적 충격 만큼은 피해갈 수 있을 겁니다. 있으나 마나한 정치 때문에 이정도만 되어도 다행이다 싶습니다. 미국도 쩔쩔매는 북핵을 장난감으로만 알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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