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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시/이야기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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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성 액체가 주변 토양을 황갈색으로 오염시키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악취도 심했지만 이렇게 한번 오염된 땅은 온갖 방법을 동원해도 회복되지 않고 불모지로 변해 버렸습니다.
빛의 나라 곳곳이 오염되기 시작하자 놀란 각 부족의 원로들이 선조들의 전언에 따라 지혜의 돌을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지혜의 돌 앞에 모래에 반쯤 묻힌 은빛 현로를 정성스레 묻어준 원로들 중 하나가 지혜의 돌에 조심스레 손을 가져다 대었습니다.
손이 닿자마자 자신의 모든 것이 돌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더니 나이가 지긋한 은빛 마우스가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나는 은빛 현로라 불렸던 마우스 일세, 자네는 철갑 마우스 부족의 원로로군, 지금 빛의 나라가 메탈젤리 때문에 요염 되는 것은 바로 메탈젤리를 주식으로 하는 알 마우스 족이 사라져 적당한 시기에 속아내 주지 못해 발생한 일이야, 우리 선조들의 무지가 수천만년이 지난 지금 자네들에게 엄청난 시련을 주고 있군”
“해결책은 하나뿐 일세”
“지금 돌아가는 즉시 메탈젤리를 모두 바다에 가져다 버리도록 하게나”
“명심할 것은 하루에 나무 한그루분의 메탈젤리만 바다에 넣어야 된다는 것이야”
“그래야 바다가 메탈젤리를 충분히 분해해서 바닷물에 해를 끼치지 않을 수 있네”
“만약 이를 어긴다면 지금보다 더한 재앙을 피할 수 없을 것일세, 그만 돌아가도록 하게”
작별인사를 나눈 후 손을 떼자 조금 전 까지 눈앞에 있던 은빛 마우스가 사라져 버리고 커다란 바위만 눈에 들어왔습니다.
지혜의 돌에 자문을 구한 원로들은 돌아와 하루에 한번씩 한그루분의 메탈젤리를 바다에 버리게 되었습니다.
커다란 위기를 지혜의 돌 덕분에 모면하게 되자 모든 부족이 합심하여 고마움의 표시로 소박하기만 견고한 탑을 쌓아 지혜의 돌을 보호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훗날 지혜의 탑이라 불리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세월이 또 흐르고
큰 산 양쪽 분화구에서 흘러내린 용암으로 인해 옆 부분이 녹아내리며 동굴이 생겨났습니다.
이것이 점점 깊어져 마침내 양쪽 동굴이 만나게 되었습니다. 마우스들이 빛의 나라와 어둠나라가 하나 되게 한 동굴이라는 뜻으로 하나동굴이라 부르는 곳 입니다.
시간이 흘러 양쪽 화산이 휴식기에 들어가고 관통된 동굴에 유입된 용암이 식자 빛의나라 마우스 들이 동굴을 탐사하기 시작했습니다.
갖가지 종유석들이 아름다움을 뽐내는 중간 부분에 이른 마우스들은 놀라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습니다. 자신들의 눈앞에 기이하게 생긴 마우스들이 신기하다는 듯 자신들을 쳐다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큰 산 저 건너편에 살고 있는 어둠나라 마우스들 이었습니다.
수천만년 만에 큰 산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존재를 알지 못한 채 같은 시간을 살아온 빛의 나라와 어둠나라 마우스들의 역사적이 첫 만남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빛의 나라 마우스들은 캄캄한 어둠과 살을 에는 차가운 공기, 그리고 태어나 처음 보는 얼음에 놀라게 되었고 어둠나라 마우스들은 온 세상을 밝게 비추는 우주의 빛과 따듯한 공기,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금속나무와 갖가지 식물들에 넋을 잃고 말았습니다.



2004-03-09 02:57:37 (220.116.17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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