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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시/이야기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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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그 전에 변장을 좀 해야 하지 않을까?”
“맞아, 우리들은 이곳 어둠나라 마우스들과 종족이 전혀 다른데다 몸에 검은 반점마저 없으면 날 잡아가시게 하는 꼴이잖아?”
“그래, 적당히 몸에 검은 반점을 그린 후 출발 하자고”
예정대로 유사시 큰 산을 넘어 전파를 발신해야 할 박쥐 기사와 변장을 해도 너무 쉽게 눈에 띠는 다이아몬드 기사를 제외한 세 제일 기사들은 온몸에 검은 반점을 드문드문 그려놓고 나서 진지를 나섰습니다.
우주의 빛이 일할 밖에 없는 어둠나라는 혹독한 추위와 하루가 멀다 하고 내리는 눈으로 인해 사방이 온통 하얗습니다.
간간히 불어오는 칼바람이 눈보라를 휩쓸어 가는 계곡을 내려오며 철갑기사가 한마디 합니다.
“그냥 사이좋게 우주의 빛을 나누어 사용 했으면 이렇게 혹독한 겨울에 시달리지 않았을 텐데.....욕심이라는 것이 불러들이는 대가가 정말 엄청나게 크군”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는 철갑 기사의 말에 은빛기사가 대꾸합니다.
“맞아, 대자연의 일부를 독점하려 한다는 것은 너무 심한 욕심이지. 그것으로 인해 우리 빛의 나라에 있는 모든 생명체들이 전멸할 뻔했잖아”
“그래, 더군다나 어둠 공주가 우주의 빛을 좋아해서 그랬다니 정말 어이없는 일이야”
“우리 셋이 같이 돌아다니면 적들에게 쉽게 발각되지 않을까?”
“그렇겠는걸, 이쯤에서 각자 방향을 잡아 흩어지는 게 좋겠어.”
“나는 왕궁 수비대를 지나 어둠나라 궁전으로 곧바로 가겠네.”
은빛 기사가 먼저 방향을 정했습니다.
뒤이어 금빛 기사가 변전소 계곡을 따라 북쪽으로 돌아가서 번개 계곡을 정찰하겠다고 말합니다.
“그럼 나는 저 앞에 있는 국경 수비대를 지나 남쪽을 정찰해 보도록 하지”
마지막으로 철갑 기사가 방향을 정했습니다.
세 기사는 우정의 악수를 나눈 후 각자 정한 방향으로 씩씩하게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검은 반점을 몸통에 그려 변장을 한 철갑 마우스는 길에서 드문드문 보이는 민간 마우스들 속에 섞여 별다른 어려움 없이 국경 수비대를 벗어나 남쪽으로 내려갔습니다.
그렇게 칠일을 되도록 한적한 곳을 골라 이동하던 철갑 기사는 어둠나라 최남단에 있는 작은 호수가 마을을 발견했습니다.
큰 산 아래 자락에 위치한 작은 호수는 마치 거울이라도 되는 양 주변의 모든 풍경을 잔잔한 수면위에 담아 놓아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을 보는 것 같습니다.
마을의 모든 건물들은 수명을 다한 버섯의 내부를 파내어 방을 만들고 창을 내 자연을 그대로 활용한 멋들어진 것이었습니다.
상당히 외진 곳이라서 그런지 국경 수비대 근처를 지나올 때 느꼈던 전쟁의 그림자를 전혀 발견할 수 없습니다.
아기 마우스들이 천진스레 뛰어 노는 웃음소리가 간간이 들려오고 호숫가를 따라 낚시를 하고 있는 어부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아직 얼지 않은 호수면 위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것으로 보아 상당히 따듯한 호수임을 알 수 있습니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는 철갑 제일기사의 낫선 모습을 유심히 바라보며 멀찌감치서 호기심을



2004-03-09 02:47:18 (220.116.161.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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