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야기와 시/이야기 초고

301

301
이 말에 박쥐 마우스들도 일제히 가담해 탑 아랫부분을 맡았습니다.
하지만 중앙에 있던 많은 다이아몬드 마우스들이 희생되었기 때문에 우주의 빛을 반사하기에는 숫자가 너무 부족합니다.
눈물 너머로 이것을 지켜보던 다이아몬드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다이아몬드 탑 중앙으로 올라가 양팔을 벌리고 섰습니다.
그러자 어른들이 미쳐 말릴 사이도 없이 우르르 달려간 아기 다이아몬드들이 순식간에 다이아몬드 탑 중앙을 메우고 온 몸으로 우주의 빛줄기를 다시 반사하기 시작했습니다.
검은 장군의 필살 공격에 뒤로 밀리던 제일기사들은 다이아몬드 탑 다섯 발자국 앞까지 밀리자 내기를 모두 끌어올려 들어올린 무지개 검으로 주입시키기 시작했습니다.
내기를 모두 검에 쏟아 부으면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최후의 순간이 아니면 사용하지 않는 방법입니다.
이때 검은 장군 뒤쪽으로 한대의 차량이 달려와 멈추는 것이 보였습니다.
제일기사들이 자세히 확인해 보니 검은 군단의 이동충전 차량이었습니다.
“이런 제길. 포탄이 남아있는 적 전차가 기동력을 회복하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한 것 아니가?”
충전차량 특유의 동력장치 소리를 청각만으로 확인한 검은 장군은 승리의 미소를 지으며 칼을 쥔 손에 더욱 힘을 주었습니다.
이동충전 차량이 사막을 건너오는 동안 이를 육탄으로 막으려던 빛의 나라 전차가 기동력을 상실했지만 포탄이 넉넉한 검은 전차의 막무가내 식 사격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동 충전차를 무사히 검은 장군 쪽으로 보낸 검은 전차단은 조금 늦게 도착한 이동 충전차를 통해 전기 동력을 공급받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검은 전차들이 전기를 충전하기 시작하자 생각을 바꾼 제일기사들은 이미 주입한 내기를 검에 담아둔 채 나머지 내기를 서서히 갈무리 했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자신들의 체력을 모두 소진해 검은 장군을 제거한다고 해도 중무장한 채 동력을 회복한 검은 전차를 상대할 대안전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공력의 거의 태반이 주입된 무지개 검들은 더욱 선명해진 빛무리를 일으키며 일제히 울어대기 시작했습니다.
“웅... 우 웅”
검이 울어대는 소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는 검은 장군은 일시에 끌어올린 내공을 제왕검에 주입해 다시 한번 극강의 검강을 날려 보냈습니다.
“콰콰쾅”
또 한번 요란한 폭발음과 함께 흙먼지가 자욱하게 피어오릅니다.
극심한 충격을 받은 일곱 기사들은 제왕검의 검강에 밀려 다섯 걸음이나 밀려났습니다.
다이아몬드 탑 바로 앞까지 밀려난 제일기사들은 흙먼지가 사라지자 자신들의 상체가 빛줄기를 가로막고 있다는 것을 알고 좌우로 비키려 했지만 정 중앙을 노리고 들어오는 검은 장군이 그 틈을 노려 다이아몬드 탑을 공격하려 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아기 다이아몬드 마우스들도 벌겋게 달아올라 온 몸에 작은 기포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조금만 더 지나면 아빠들처럼 형체도 없이 녹아 버릴 위기에 처해있는 것입니다.



2004-03-09 01:47:50 (220.116.161.193)

'이야기와 시 > 이야기 초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299  (0) 2005.10.18
300  (0) 2005.10.18
302  (0) 2005.10.18
303  (0) 2005.10.18
304  (0) 2005.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