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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 제일기사와 은빛 제일기사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지혜의 탑으로 달려가던 전동차의 동력장치가 과열되어 매캐한 흰색 연기와 함께 불꽃을 일으키며 멈춰 버리자 재빨리 나란히 달려오던 전동차로 갈아탔습니다.
전동차가 과열되는 기미를 보이자 동승한 박쥐 통신병을 통해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주둔하고 있던 전동차를 전속력으로 출발시켜 나란히 달려오다 곧바로 갈아탄 것입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나? 자네 덕분에 예상보다 일찍 도착할 수 있겠어...”
운전대를 잡은채 전속력으로 전동차를 몰고 있던 자신의 부관을 향해 다이아몬드 제일기사가 말했습니다. “하하하, 검술은 몰라도 전동차에 관한한 제가 한수위라는 것은 제일기사께서도 인정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뭐, 자네야 자나깨나 전동차만 생각하고 사는 마우스니 당연히...쩝..."
마른 입맛을 다시는 다이아몬드 제일기사를 후면경으로 힐끗 쳐다본 부관은 빙그레 웃으며 말을 계속했습니다. "철갑성의 통합 사령실에서 출발한 박쥐 제일기사님과 대평원에서 출발한 철갑, 푸른 제일기사님들도 늦지 않게 도착할 수 있도록 지혜의 탑으로 가는 통제된 도로에 전동차들을 쫘악 깔아 놓았습니다."
"검은장군을 사로잡는데 성공하다면 최단시간에 제일기사님들을 도착시킨 제공로가 가장 크겠지요?",
“끄응... 그.... 렇지...” 왠지 모르게 떨떠름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다이아몬드 제일기사가 마지못해 대답했습니다. “그렇다면 전쟁이 끝난 후 국가 원로회의때 제소원을 꼭 관철시켜 주셔야합니다.”
“무슨 소원이길래? 자넨 다 좋은데 매사에 그냥 넘어가는 공짜가 하나도 없는 게 탈이야...”, “전동차 공장의 총 책임자가 되고 싶습니다.”, “왜?”, “꼭 만들어 보고 싶은 전동차가 있어서요. 하하하...”, “알았어... 전동차에 미쳐있는 자넬 누가 말리겠나?”
“감사합니다.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제일기사님의 하해와 같은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당연히 그래야지... 대신 조건이 있어... 자네가 만든 첫번째 전동차는 무조건 우리 제일기사들 한테 주어야 해... 우리가 검은장군을 제압하지 않는다면 자네의 꿈은 물거품이 되어 버릴 테니까...”, “알겠습니다.”
제일 기사들이 전동차를 바꿔타며 지혜의 탑으로 달려갈 무렵 어둠나라쪽 하나동굴에 일단의 병사들이 숨소리를 죽여 가며 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굳게닫힌 중문에 도착한 검은 마우스들은 어둠나라 과학자들이 머리를 짜내어 고안한 전기 용접기를 꺼내들었습니다.
그러더니 사다리를 세운후 동굴 위쪽에 있는 우주의 빛 이동관을 원형으로 커다랗게 절단해 진입로를 만들었습니다. 재빨리 위로 올라간 검은 마우스들은 중문 바로 건너편도 특수 용접기를 사용해 원형으로 절단해 낸후 방독면을 뒤집어썼습니다.
잠시 후 도착한 커다란 금속 원통에 연결된 고무관을 중문 건너편 절단면 아래로 늘어뜨린 후 잠금장치를 풀었습니다. “치이익”하는 소리와 함께 무색의 가스가 고무관을 빠져나와 빛의 나라 쪽으로 흘러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지난번 백색 마우스들이 죽음의 평원 수용소 경계병들을 상처하나 내지 않고 죽일 수 있었던 화산에서 나오는 가스입니다. 죽음의 계곡 곳곳에 있는 작은 화산 분화구 근처에서 놀던 어린 백색마우스들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한 백색마우스들이 이것을 무기로 사용해 수용소에서 대거 탈출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작전참모의 지시를 받은 왕궁 수비대는 사로잡히는 백색마우스마다 심문을 거듭한 끝에 경계병들의 사망원인을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이것을 알아낸 순간 기절 수치에 놓았던 전자포의 강도를 최대수치로 올린 왕궁수비대는 저항하는 백색마우스들은 가차없이 죽여 버렸습니다.
왕궁 수비대가 생포에서 살상으로 방침을 바꾸는 순간 팽팽하던 균형이 무너지고 일방적인 살육이 시작 된지 얼마 안 되어 태반의 백색마우스들이 사살되고 나머지는 공포에 떨며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흉폭하던 백색 마우스들도 죽음에 직면하자 무릎을 꿇게된 것입니다.
오래갈 것 같던 반란을 단숨에 수습한 왕궁 수비대는 지체하지 않고 이 사실을 작전참모에게 보고하고 필요한 장비를 갖추어 하나동굴로 진입한 것입니다. 화산에서 발생하는 가스중 무색의 이산화황만 고농도로 추출한 것이라 치명적인 독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동굴 안에서 24시간 교대근무로 어둠나라와 빛의 나라 하나동굴 근처에 있는 적들을 감시하던 빛의 나라 마우스들은 매캐한 연기가 휘감아들어 숨쉬기가 곤란해지자 호홉을 조절했지만 이미 들이마신 황산가스의 독성이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어 하나둘식 쓰러지기 시작했습니다.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붉은전차 속 금빛 장교는 모든 폭약과 연결된 기폭장치로 손을 뻗었습니다. 간신히 기폭장치를 움켜쥔 금빛 장교는 이것을 잡아당기려 했지만 더이상 움직이지 못하고 의자에 앉아 얼굴을 계기판에 떨군채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단 5분 만에 30명의 빛의 나라 마우스들이 하나동굴 속에서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산화황의 예상 살상시간을 훨신 넘겨 30분 이상 신중하게 기다리던 검은 마우스들은 방독면을 쓴채 중문건너편 절단면에 사다리를 내리고 아래로 내려가 잠금장치를 찾았습니다.
먼저 잠금장치를 발견한 검은 마우스가 손잡이를 잡으려 하는 순간 발광 다이아몬드를 들고 중문 이곳저곳을 살피던 검은 마우스가 황급히 제지했습니다. 방독면을 쓴 상태라 육성으로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검은 마우스는 중문 손잡이에 연결된 가느다란 철선들을 손가락으로 가리켰습니다.
철선들을 따라 천천히 이동하던 검은 마우스들은 중문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폭약을 가득싣고 정차되어 있는 전동차에 연결되어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요행히 이것을 건드리지 않고 내려온 것이 천만 다행입니다.
중문에 겹겹이 둘러쳐진 인계철선은 전동차쪽을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가로막고 있는 철선망에 수십가닥으로 연결되어 아무리 살펴보아도 해체가 불가능 합니다. 하는수없이 동굴진입을 포기하고 천장에 있는 우주의 빛이 이동하는 관으로 다시 올라온 검은 마우스들은 빛의 나라 쪽으로 출발했습니다.
이동관이 막혀있는 곳에 도착한 검은 마우스들은 이동관을 막고 있는 철판을 용접기로 절단했습니다. 그러자 밝은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져 들어옵니다. 한동안 사물을 식별하지 못하던 검은 마우스들은 시력이 적응되자 가지고 온 줄사다리를 늘어뜨려 빛의 나라로 내려갔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 대기하고 있던 검은군단의 후방 수비대에게 전파를 보낸 검은 마우스들은 어둠나라에 연락해 전기 동축선을 우주의 빛 이동관을 통해 빛의 나라 쪽으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검은 마우스들은 후방에서 신속하게 보내온 동축선을 절단면으로 끌어올려 빛의 나라 쪽으로 끌고 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운반한 동축선을 빛의 나라 쪽으로 늘어뜨린 검은 마우스들은 수비대가 몰고온 이동충전 차량들을 대기시킨 후 중앙동력 공급장치를 수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빛 이동관을 통해 이동가능한 모든부품과 장비들이 조달되자 한시간도 채 못되어 빛의 나라 특공대들이 파괴해 놓았던 중앙동력 공급장치가 수리되었습니다.
동축선을 중앙동력 공급장치에 연결한후 곧바로 어둠나라 변전소쪽으로 통보해 전기를 공급하기 시작하자 동력재고 수치를 알리는 전구에 불이 들어오며 조금씩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이동충전 차량 네대를 양측면에 두대씩 연결해 곧바로 충전에 들어갔습니다.
이러한 검은군단의 움직임을 큰산중턱 비밀기지에서 지켜보던 박쥐 통신병들은 지체하지 않고 하나동굴 속에 주둔하고 있는 금빛 장교를 호출했으나 아무런 응답이 오지않자 통합 상황실에 통보했습니다. 돌발변수에 대비히 하나동굴쪽 감시를 소홀히 하지 않았었기에 신속한 사태파악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검은 장군의 출현으로 박쥐 제일기사를 대신해 전군을 통제하고 있던 은빛 사령관은 검은군단이 어떻게 물샐틈없는 인계철선을 뚫고 아무런 저항 없이 하나동굴을 재점령 할 수 있었는지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지금 즉시 원로분들을 모셔오게...”
부관을 통해 원탁에서 1시간마다 전황보고를 받고 있던 원로들을 통합 상황실로 초빙한 은빛 사령관은 도저히 뚫릴 수 없는 하나동굴의 경계가 와해된 상황을 설명하고 어떻게 그것이 가능한지 원로들의 고견을 청했습니다. "무슨 일이 감지되었으면 그즉시 연락이 왔을 텐데..."
"부지불식간에 화를 당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말을 묵묵히 듣고 있던 은빛 원로가 천천히 입을 열었습니다. "아마도 화산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이용했을 것이오. 매캐한 냄새가 나서 쉽게 감지할수 있지만 하나동굴처럼 폐쇄된 공간에 대량으로 뿌려진다면..."
"냄새를 느끼는 순간 이미 치사량의 가스가 흡입 되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약간만 흡입해도 일분도 안되어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그, 그런 극악무도한 것을 무기로 사용하다니...”, “검은장군은 지금 사생결단의 승부수를 띄우고 있습니다.”
“은빛 사령관께선 가능한 모든수단을 동원해서 검은장군의 활로를 차단해야 합니다. 우리 늙은이들도 이곳에 남아 힘을 보태소이다.” 원로들의 지혜를 모두모은 은빛 사령관은 현재의 상황을 군인을 비롯한 민간 마우스들까지 알수있게 전국에 통보했습니다.
각지역에서 전황을 접한 민간 마우스들은 삽과 도끼등 손에 잡히는 대로 무기가 될만한 것을 들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접전지로 달려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식량조달 및 산업개발에 적극적인 협조를 아끼지 않았던 국민들이 최후의 보탬이 되려고 나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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