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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행성은 남극 행성과 함께 우주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남극과 북극 행성을 잇는 연장선을 축으로 우주의 모든 행성들이 위를 북쪽으로 아래는 남쪽으로 향해서 공전과 자전을 하고 있습니다. 엄밀히 말한다면 은하계들이 그렇게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행성이 자전을 하며 발생한 자기장이 남북극 행성에 그대로 남아 우주의 중심축을 따라 거대한 하나의 자기력 권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행성들은 자전으로 발생한 자기장 영향으로 우주 중심축 자기력선을 따라 남북 쪽으로 자전축을 가지게 된 것 입니다.
우주의 북쪽 끝에 자리잡고 있는 북극 행성은 접시를 거꾸로 엎어 놓은 반원형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그 3분의 2는 바다고 이 바다에는 무수히 많은 생명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 미지의 생명들에 대한 궁금증은 대단 하지만 마우스들은 선조들의 유훈을 받들어 바다 멀리 나가는 것을 삼가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다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마우스 선조들의 결계라 후대의 마우스들은 바다 멀리 나가려는 생각을 아예 하지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3분의 1이 마우스들이 살고있는 육지입니다. 그 중간엔 두대륙이 충돌할 때 맞닿은 면이 솟아오른 큰산이 있는데 우주의 빛도 넘기 힘든 하늘 끝에 가 닿아 있습니다.
큰산 너머에는 어둠의 나라가 있습니다. 빛의나라 마우스들이 지금은 큰산이 이세상의 끝이라 알고 있지만 큰 산에 있는 커다란 동굴 중간 쪽에는 거대한 철대문이 잠겨져 있습니다. 너무나도 오랜 세월동안의 이끼가 뒤덮어 자연스러운 동굴의 벽이라고 착각할 만큼 극소수만이 알고있습니다.
그 문이 바로 어둠나라로 가는 동굴의 입구였습니다. 수만광년 동안 닫혀있어 아무도 그곳에 가보지 못했기 때문에 어둠나라에도 아직 마우스들이 살고 있을 것이라고 빛의나라 지도층은 추측하고 있을 뿐입니다. 하나동굴의 문이 영원히 닫힌 것은 우주의 빛을 가지고 싸운 빛의 나라와 어둠나라 사이의 전쟁때문 이었습니다.
평화롭던 북극행성에는 참으로 불행한 일이었지만 전쟁을 일으킬 만큼 우주의 빛이 가지고 있는 위력이 대단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빛의나라를 환하게 비추어 주고 있는 우주의 빛은 마우스들의 생명 그 자체였습니다. 빛의나라 중앙에 있는 생명호수의 탄생나무에서 마우스들이 태어나는데 있어 없어서는 안될 존재입니다.
탄생나무에 마우스의 생명과 영혼을 불어 넣어 주는 것이 저 우주의 빛입니다. 상상할 수 없는 거대한 힘을 지니고 있는 우주의 빛은 탄생나무 가지에 피어있는 생명꽃 속에 아기 마우스들을 잉태시키고 생명의 기운을 공급해주어 일년을 보살핀 후 호수면 위에 띄워 서약의 뜰로 보내줍니다.
이러한 우주의 빛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능력 중 하나를 차지하기 위해 전쟁이 시작된 것입니다. 그 시기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하나행성의 폭발 때 생겨난 파편과 우주 먼지들이 소행성의 모양을 갖추어 갈 즈음 북극 행성에 다양한 생명체들이 탄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초기 대부분이 식물군으로 시작된 생명의 발현은 이후 동물들도 탄생시키기 시작했습니다. 빛의나라 생명 박물관에 가보면 화석화된 당시의 생명체 들을 볼 수가 있습니다. 북극 행성이 각종 생명으로 가득 찰 무렵 생태 공간을 차지하기 위한 생존 경쟁이 촉발되었습니다.
제일 쉬운 경쟁 방법은 덩치를 키우는 것이었는데 이것이 주효해 주도권을 빼앗긴 후발 주자들은 점차 도태되기 시작 했습니다. 하지만 개중에는 덩치 부풀리기에 성공하여 선발주자들의 경쟁심에 채찍질을 하기 시작 했습니다. 생명이 걸려있어 결코 멈출수 없는 싸움이 시작된 것인데요.
크게, 보다 더 크게, 끝을 모르는 덩치 경쟁은 수천만년 동안 계속 되었고 최종 승리자가 확정 되었다고 생각될 무렵 이 거대한 생명체 들은 후발 주자들 보다 더 위협적인 난관에 봉착하게 되었습니다. 북극 행성 좌우로 떨어져 있던 빛의 나라와 어둠나라 두개의 대륙이 서서히 접근하다 충돌하고 만 것입니다.
이 충돌로 지표면은 하늘로 솟아올랐고 하단 면은 북극 행성의 핵을 뚫고 들어갔습니다. 충돌 직후 두 대륙의 충돌면 사이로 엄청난 용암이 분출하기 시작 했습니다. 칠일 낮과 밤을 쉬지않고 흘러내리던 용암은 마지막 칠일째 천지를 뒤흔드는 엄청난 폭발과 함께 행성 중심부 핵에서 두개의 극초미립자 덩어리를 토해 냈습니다.
하나는 지금의 빛의 나라에, 하나는 어둠 나라에... 먼저 튀어나온 것이 어둠 나라에 떨어 졌습니다. 그리고 일곱 시간 후 이것보다 크기는 작지만 100% 순도의 처음 극 초미립자 성질을 그대로 간직한 결정체가 지금의 빛의 나라 사막 가장자리에 떨어져 내렸습니다.
극 초미립자 덩어리가 떨어지기 전까지는 각종 식물군들이 운집한 군락지였었던 곳입니다. 수십만 도의 극 초미립자 덩어리가 떨어지면서 한순간에 사막으로 변해 버린 이곳은 훗날 혼신을 다한 마우스들의 정성으로 절반 정도가 초지로 복원되어 금속 열매 농장이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빛의 나라에 있는 사막은 이렇게 해서 만들어 졌던 것입니다. 외부 행성과 충돌한 것에 버금가는 결과가 발생해 몸집 부풀리기에 정신없던 거대 생명체들이 강력한 지진과 수십만 도의 열 폭풍, 그리고 지표면을 뒤덮기 시작한 먼지 구름이 우주의 빛을 차단하자 제일 먼저 타격을 받았습니다.
극 초미립자 덩어리가 떨어진 곳 반경 영향권에 있던 모든 생명체들이 형체도 없이 사라지고 삽시간에 사막으로 변해 버렸습니다. 그리고 방사능 오염으로 돌연변이가 된 신종 거대식물들에 의해 빛이 차단되어 일반 식물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자 그들을 먹고 살던 거대 초식 동물들도 굶어 죽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러한 급격한 환경변화에 재빨리 적응할 수 없는 거대 생명체들이 사라져 먹이사슬이 급속도로 파괴되자 북극 행성 전체가 무수한 생명체의 무덤으로 변하기 시작 했습니다. 생존경쟁 가장 앞자리에서 호령하던 거대 생명체들의 강점이 변화된 환경에서 오히려 최대의 약점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충돌 이전부터 양 대륙 중간 지대 호수 가운데 있는 작은 섬에는 주변의 거대 식물들이 우후죽순으로 뻗어 올려 하늘을 가린 가지 사이사이 빈틈을 뚫고 들어오는 극소량의 빛줄기로 만족하며 대부분의 에너지를 뿌리를 통해 호수 물에서 조달해 생존하고 있던 나무가 한 그루씩 있었습니다.
호수 가운데 자리한 이 작은 섬은 몸집이 작은 설치류들과 조류, 곤충과 박쥐들의 유일한 피난처였습니다. 당시 모든 동물들이 덩치 불리기에 급급했기 때문에 수면에 뜰만한 부력을 얻기 전에 가라앉아 버릴 만큼 커다란 동물들이 전부였고, 유일하게 설치류들 만이 뭍에서 섬 사이를 왕래할 수 있는 상태였습니다.
몸집이 작은 새들과 박쥐는 이 생명의 나무에 살고 있는 다양한 곤충들을 먹이로 삼았기 때문에 호수를 벗어나는 일이 거의 없었고, 곤충들이 호수로 몰려드는 것은 거대 동물들에 의해 시도 때도 없이 짓밟히는 뭍 식물에 알을 낳아서는 번식에 성공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안전한 번식지로 찾아드는 곤충들이 많아지다 보니 새들과 박쥐의 서식이 오히려 적당한 종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줍니다. 설치류인 쥐와 곤충들은 거대 동물들이 잠들어 있는 틈을 타 뭍에서 먹이를 찾고 휴식이나 잠은 섬에 돌아와서 취하는 것이 하루 일과였습니다.
곤충들은 모두가 뭍에 있는 거대 식물들의 뿌리 부분에 공생하고 있는 동그란 알 모양의 금속 벌레들을 주식으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곤충들의 먹이인 금속 벌레들은 식물들이 뿌리를 내릴 수 있게 특수 화합물을 이용해 금속성이 강한 토양을 녹여 주고 있습니다.
이 틈으로 뿌리가 뻗어 내려 땅을 가르면 뿌리를 따라 내려가 금속들을 녹여 식물과 다정하게 양분을 섭취하며 살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생관계를 형성하고 있지만 순기능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금속 벌레들이 너무 많아지게 되면 뿌리가 성장하는 속도보다 빠르게 땅을 녹이고 들어가게 됩니다.
이렇게 될 경우 금속벌레들이 모든 양분을 먼저 흡수해 버리기 때문에 거대 식물들이 고사해 버리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곤 했습니다. 이러한 금속 벌레들을 적당히 잡아먹으며 생태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곤충들이 하고 있는 것입니다.
금속벌레 들이 거대 식물을 고사시키는 경우는 대개 곤충이 잡아먹지 못할 만큼 덩치가 커진 금속 벌레들이 쉴 새 없이 새로운 알들을 낳기 때문에 개체수가 급격히 불어나서 발생합니다. 쥐들은 이렇게 덩치가 커진 금속 벌레들을 잡아먹으며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각자 먹이에 대한 취향이 다양하여 철성분이 많은 지대에 서식하는 금속 벌레들을 주로 잡아먹는 쥐들이 있고, 금 성분 지대의 금속 벌레들을 좋아하는 쥐들이 따로 있습니다. 또한, 은과 다이아몬드 지대도 있기 때문에 이러한 광맥 분포에 따라 자연스럽게 네 개의 무리가 형성되었습니다.
생명나무 동서남북 각 가지마다 철, 금, 다이아몬드, 은을 좋아하는 쥐들이 둥지를 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위쪽에는 새들이 둥지를 틀고 아래쪽에는 박쥐들이 거꾸로 매달려 자리를 잡았습니다. 극 초미립자 분출 때 발생한 열 폭풍은 호수를 겹겹이 에워싸고 있던 거대 식물군을 태워 버린 후 소멸 되었습니다.
시시각각 생존을 위협하며 호수로 들어가는 빛을 한줄기 한줄기씩 차단해 버리던 거대 식물들이 작은 생명체들이 모여있는 호수의 방패가 되어준 셈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들도 뒤이은 방사능을 피할 도리는 없었습니다. 강력한 방사능에 피폭된 생명나무와 이곳에 서식하던 모든 생명체의 DNA가 뒤엉켜 버리게 되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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