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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시/이야기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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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오른 흙먼지가 비 내리듯 쏟아져 내립니다.
“투두툭”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퍼부어 지던 포탄이 갑자기 뚝 끊기며 아직도 쏟아지는 흙먼지만이 정정을 깨고 있습니다.
고막이 터진 것 같이 멍한 정신을 가다듬으며 포병대장이 외쳤습니다.
“아직 파괴되지 않은 포대는 지금 즉시 발사 준비를 서두르고 측지 병들은 탄착지점을 찾아 적 포대의 발사 위치를 역산한 후 포대에 통보해 주도록 하라. 각 포대는 통보받은 좌표로 모든 포탄을 남김없이 쏟아 부어라”
포병 대장의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이젠 어둠나라 진영에서 쉴 새 없이 측정된 표적을 향해 포탄을 퍼 붓습니다.
“피해 상황은 어떤가?”
“예! 포대의 삼분지 이가 정확히 격중되어 모두 완파 되었고 나머지 삼분지 일은 그런대로 피해를 모면한 것 같습니다.”
“지금 적들은 한발의 포탄도 남아있지 않을 것이네. 국경 수비대가 보유하고 있던 포탄의 양과 적들이 발사한 포탄의 양을 비교해 보면 틀림이 없어”
“아니, 그것을 어떻게 장담 하십니까”
“하하하, 저 뒤쪽에 앉아서 열심히 계산을 하고 있는 친구들이 알려준 것이네. 우리 포병대엔 전력 분석대가 있어. 저들이 하는 일이 바로 적군과 아군의 전략물자를 정확히 파악하고 교전 시 각 물자별 소모량을 계산해서 그 결과를 전술에 반영하기 위해 얼마 전 창설하게 되었지. 비록 삼분지 일만 남아 있지만 지금의 전력만으로도 적군을 괴멸시킬 수 있을 것이야. 포탄이 떨어진 포병대라면 무장해제한 것이나 다름없지 않는가?”
“하지만... 만약 적군이 후방에서 물자를 조달 했다면 아직 포탄이 남아 있다고 볼 수 있지 않습니까?”
“하하하하, 맞네, 자네 말이 맞아, 하지만 설사 후방에서 포탄이 아무리 많이 보급 되었다고 해도 그걸 쓸 수는 없을 것이라고, 왜냐하면 우리 대포의 구경이 저들보다 더 작거든”
“하하하, 적들이 가져온 포탄들은 모두 쓸모가 없겠군요?”
“그렇습니다. 이미 오래전에 수비 부대용 대포를 빛의 나라 대포보다 구경을 작게 제작해 적의 기습 공격으로 모든 물자를 빼앗길 경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공격 부대용 대포는 적의 대포보다 구경을 크게 제작해 놓았지요. 적진에서 노획한 포탄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을 경우 후방에서 물자 보급이 원활하지 않아도 적에게 보다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 이지요”
“하하하, 과연 전술전략의 대가답군요”
“이정도 퍼부었으면 적 포대가 모두 파괴 되고도 남았을 것입니다. 정찰병을 보내고 보병을 전진 시키도록 하십시다.”
“알겠습니다.”
왕궁 수비대는 우선 정찰병을 파견해 적진을 수색하고 후방에 대기 하고 있던 전동차를 앞세워 보병들을 전진 시켰습니다.
이미 우주의 어둠이 사방으로 밀려와 허공으로 흩어지며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전동차의 전조등 조명으로 컴컴한 길을 밝히며 한발 한발 전진하고 있습니다.
전동차 전조등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전기 불빛이 전방을 환하게 비추는 가운데 빛의 나라 진영이 처참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대포들은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부서져 있고 곳곳에 포탄이 터져 파인 웅덩이들이



2004-03-09 02:49:22 (220.116.161.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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