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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시/이야기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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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어둠나라입장에서 보면 우리 빛의 나라가 일으킨 전쟁이겠지요. 하지만 어둠나라에서 우주의 빛을 가두지 않았다면 전쟁은 없었을 것입니다. 우리가 우주의 빛을 며칠만 늦게 되찾아 갔었다면 빛의 나라 대부분의 마우스는 생명을 잃고 말았을 것입니다.
또한, 모든 생태계가 파괴되어 저 하늘구멍 위에 있는 죽음의 평원만큼이나 끔찍한 불모의 땅으로 황폐화 되었을 겁니다.
어둠 나라에서 무슨 이유로 우주의 빛을 가두었는지 아직 알지 못하지만 우리에겐 생존이 걸린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었습니다.
사절을 보내었지만 하나동굴에 철갑문을 만들어 아예 응대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전쟁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음..... 역시 말이란 상반된 입장을 모두 들어 보아야 명암이 구분되어 지는 군요”
“일전에 얼핏 들은 이야기인데요..... 검은 군단 소속 마우스들이 중금속에 오염되어 있다던데”
“그래요? 그들은 중금속에 오염되어 몸이 검게 변했을 겁니다. 우리가 있는 곳은 지하세계의 좌측 공동입니다. 이 지하세계는 총 세 개의 커다란 공동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늘구멍이 있는 곳이 중앙동공이고 중앙동공 저 건너편에 검은 마우스라고 하는 살귀들이 살고 있습니다.
원래는 모두 통해 있었는데 우리가 있는 이 공동 입구는 검은 마우스들의 침입을 막기 위해 기관 장치를 단 문을 달아 놓았습니다.
저 장치를 만들기 까지 얼마나 많은 마우스가 희생되었는지 헤아릴 수조차 없다고 전해집니다. 검은 마우스들은 자신보다 약한 상대방은 무조건 죽이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앙공동 한쪽 가에 작은 호수가 있는데 그 물줄기는 생명의 호수에서 시작됩니다. 아시다시피 생명의 나무에서 태어난 아기 마우스들이 아기주머니를 타고 서약의 뜰에서 기다리고 있는 부모들의 품으로 가게 되는데..... 가끔 사고가 발생하곤 합니다.
아기 주머니가 너무 일찍 개화되어 물에 빠진 아기 마우스들이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수면아래에 발생하는 난류에 휩싸여 엉뚱한 곳으로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곳에 있는 대부분의 마우스가 바로 그 미아들이죠.
이 불행한 일들은 북극 행성에 마우스들이 발현한 직후부터 시작된 피할 수 없는 비극입니다.
처음 이곳에 도착한 아기 마우스들은 거의 본능적으로 호수 근처에 떨어져 있는 금속나무의 열매를 주워 먹으며 유아기를 보내게 됩니다.
그런데 바로 그 지하 호숫가에 있는 금속나무의 열매들이 함유한 다량의 중금속이 두뇌에 치명적인 손상을 주게 되지요.
거의 모든 뇌세포가 굳어 버리고 오직 본능을 관장하는 부분만 남아 있게 됩니다. 그 이유는 잘 모르지만 두뇌의 각 부분 중 본능이 위치하는 부분의 생명력이 가장 강하다고 추측할 뿐이지요. 지하 호수에서 유아기를 보낸 아기 마우스들은 대부분 건너편 동공으로 이어지는 금속나무 군락지를 따라 이동하여 대규모 금속나무 숲을 발견하게 됩니다. 바로 그 숲을 중심으로 검은 마우스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가끔 하늘동굴에서 실족하여 중앙공동에 떨어지는 바깥세상 마우스들이 있었지만 모두 검은 마우스들에게 살해당하거나 포로가 되었지요.
약, 오천년 전에 어둠나라 곳곳을 탐험하던 마우스 일행이 마지막으로 들른 곳이 바로 이 곳이었습니다. 워낙 모험심이 강한 청년 마우스들이라 기괴한 소문이 나도는 하늘 동굴로



2004-03-09 02:36:22 (220.116.161.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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