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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시/이야기 초고

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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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군, 제왕검의 검강을 견디는 물질이 있다니...’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다시 강렬함을 뿜어내는 안광으로 금빛 제일기사를 쳐다봅니다.
전차문이 열리자마자 칼을 뽑아들고 달려 나간 두 검은 기사가 이제 막 착지한 금빛 제일기사를 향해 검을 휘두르는 순간 주황색 포물선이 두개의 검을 양단해 버렸습니다.
‘저건 분명 무지개 검 중 하나인 주황색 검인데... 지난 10년 동안 무지개 검을 찾기 위해 어둠나라를 모두 뒤졌었는데... 일곱 개가 검 중 한 자루가 금빛 제일기사의 손에 들려져 있다니...’
제왕검을 차지한 검은 장군은 전설의 병장기인 무지개 검을 찾기 위해 각지로 수색대를 보냈었습니다.
어둠나라 생명의 호수를 보수할 때도 은밀히 무지개 검을 찾아보라는 밀명을 내렸었습니다.
또한 이 극강의 검들을 사용할 절정의 고수 일곱을 직접 양성해 검은 군단의 지휘부를 구성하고 이중 넷이 이번 전쟁을 지휘하고 있습니다.
불리해진 전황을 수습하고 있는 작전참모 또한 이들 중 한명입니다.
“저 기사는 너희들이 상대할 수 있는 자가 아니다. 뒤로 물러나라!”
반이 잘려져 나간 검을 들고 당황해 하던 두 검은 기사는 즉시 검은장군 뒤로 물러났습니다.
“그대가 금빛 제일기사인가?”
제왕검은 비스듬히 비껴든 검은 장군이 주위를 진동시키는 금속성 목소리로 입을 열었습니다.
“그렇소. 우리 빛의 나라에서 검은 장군을 만나게 되다니 대단한 영광이군!”
낮지만 힘이 실린 목소리로 대답한 금빛 제일기사가 두 손을 오른쪽 가슴에 모아 주황검을 끌어 당겼습니다.
이 모습을 본 검은 장군은 한 치의 빈틈도 보이지 않는 금빛 제일기사의 집검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과연, 제일기사라는 칭호가 어울리는 검세 로구나... 내가 십년의 심혈을 기울여 양성한 일곱 검은 기사들보다 나으면 나았지 못하지는 않겠군’
이런 생각을 하며 검에 공력을 주입시키자 검 끝부분에 있는 땅바닥에서 흙먼지가 일어나며 “웅~우웅” 하는 검 울음소리가 점점 커지기 시작합니다.
이때 전차에서 뛰어내릴 때 잠깐 보았던 박쥐원로를 다시 바라본 금빛 제일기사는 강건한 박쥐원로가 망연자실 지혜의 탑 현관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모습에 그토록 우려하던 변괴가 일어났음을 직감했습니다.
금빛 제일기사가 잠시 한눈파는 빈틈을 놓치지 않고 공격해 들어간 검은 장군은 금빛 제일기사의 검이 조금씩 밀리자 세밀함을 버리고 힘으로 밀어붙이기 시작했습니다.
용력에서도 차이가 있지만 주황검의 일곱 배에 달하는 제왕검의 중량감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금빛 제일기사의 손목에 그대로 전달되어 검을 맞부딪힐수록 얼얼한 통증이 심해집니다.
점차 뒤로 밀리며 제왕검을 막아내기에 급급해진 금빛 제일기사는 힘을 실어 검을 찔러오는 검은 장군의 빈틈을 노렸지만 쉴 새 없이 이어지는 공격을 막다보니 수세를 벗어나 공격해 들어갈 기회를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두개의 극 초미립자 검이 부딪힐수록 점점 뒤로 밀리는 금빛 제일기사는 혼신의 힘을 다해 제왕검을 막느라 민첩하던 몸놀림이 점점 둔해져 숨이 턱에 차올랐습니다.



2004-03-09 01:50:17 (220.116.161.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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