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적 물고기와 열매를 쉽게 구할 수 있는 바닷가와 강가는 일단의 힘센 무리들이 장악해 들어갔습니다. 보다 쉽게 먹을것을 구할 수 있는 유리함은 체력을 뒤받침 해주고 다른 무리들을 점령해 여자들을 빼앗아 보다 많은 다음세대를 키워 세력을 확장하는 토대로 작용했습니다.
반면 이들에게 밀려난 그들은 평야를 기웃거렸지만 그곳도 이미 세력을 구축한 일단의 무리들이 장악해 넘보기 힘든 상태라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물가세력 보다는 못하지만 삶의 터전을 확보하지 못한 그들에게는 너무나도 벅찬 상대였던 것이지요.
결국 산자락으로 밀려나게 되었는데 이곳에도 그들의 자리는 없었습니다. 나즈막한 산은 말할것도 없고 높은산 아래까지 쉽게 먹을것을 구할 수 있는 곳은 일단의 세력들이 장악해 버려 생존터전 확보 싸움에서 밀려단 그들은 맹수들이 우글거리는 산위로 향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늘로 치솟은 나무가 어우러져 울창하게 형성된 숲은 햇빛이 들어오기 힘들 정도로 어두 컴컴했습니다. 이곳이 바로 맹수들의 보금자리 역할을 해주는 곳입니다. 맹수들을 피해 올라가고 올라가다가 결국 산꼭대기로 내몰린 그들에겐 정착 이외엔 선택의 여지가 없게 되었습니다.
내려가자니 맹수가 우글거리고 도망가자니 막다른 산꼭대기에 포위된 상태라 어쩔수 없이 배수진을 칠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다행히 돌무더기 위에 하늘로 치솟은 아름드리 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이 돌로 맹수를 쫓아 보내기도 하고 도구로 사용하기도 하며 삶을 이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높은산 정상에 있는 나무숲은 여러모로 그들을 돌보아 주었습니다. 일단의 돌무더기 위에 서식하고 있어 자잘한 나무나 풀들이 자라지 못해 탁트인 시야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이러한 환경은 맹수들의 갑작스런 습격이 불가능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또한 언제든지 높은 나무위로 수많은 사람들이 일시에 피신할 수 있는 어머니의 품이었습니다. 일단 맹수들의 공격에서 벗어나게 된 그들은 그곳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돌들을 도구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날카롭게 날선 돌들은 절단용으로 사용하고 별 효용성이 없는 돌들은 투석용으로 사용했습니다.
산꼭대기 부분에 모여든 사람들 때문에 맹수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되자 작은 짐승들이 주위로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초기엔 각종 열매나 초근목피로 연명을 했었지만 작은 짐승들을 돌팔매등으로 잡으면서 점차 맹수들과 직접 싸울수 있는 체력을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부러진 나무가지를 줏어들어 몽둥이로 활용했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기 위해 적당한 크기의 나무를 자르기 시작했습니다. 끝이 뾰족한 나무도구가 사냥에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발견했고 다른 어떤 나무보다도 단단한 산정상에 있는 나무들이 가장 좋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무른 나무들은 잘라내어 다듬기는 쉽지만 몇번만 사용해도 금방 무뎌지고 갈라져 버렸기 때문입니다. 이제 돌처럼 단단한 나무의 끝을 뾰족하게 다듬고 길이도 적당히 길게 만들어 맹수의 공격거리를 벗어나 사냥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로 접어든 것입니다.
작은짐승은 물론이고 멧되지나 그보다 더 큰 짐승도 사냥할 수 있게된 그들은 점차 활동영역을 넓히며 산아래로 밀고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주변으로 이어진 산등성이로 이동하며 돌처럼 단단한 나무들이 서식하고 있는 산정상에 또다른 근거지를 확보하며 세력을 확장했습니다.
몸집이 커다란 동물들을 사냥해 가죽을 벗겨 몸에 두르게 된 그들은 추운 겨울을 보다 따듯하게 보낼 수 있었고 아무리 추운 날씨에도 구애받지 않고 상시활동이 가능한 시간까지 벌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산자락까지 내려간 그들은 그곳에 있는 무리들을 복속시키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무리들도 돌무기나 나무몽둥이 및 창들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들이 가지고 내려간 단단한 나무를 막아내기엔 역부족 이었습니다. 돌처럼 단단한 나무와 겨루어 여러번 부딪히다 보면 무딘 나무들은 갈라지거나 부러져 버려 대항력을 상실해 버립니다. 나무의 길이가 길면 길수록 무른나무는 쓸모가 없습니다.
또한, 험준한 산속을 뛰어다니며 맹수들을 집단사냥하던 강인한 체력과 담대한 용기 및 조직력은 고도의 군사훈련 효과를 발휘해 주었습니다. 게다가 그들이 몸에 두르고 있는 맹수들의 가죽은 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리도록 만들어 심리적 패배를 유발시켜 그냥 항복하는 무리들도 나타났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들이 산아래로 세력을 확장하면서 밀려내려가기 시작한 호랑이, 곰등의 맹수들이 아래세상에 있는 무리들과 충돌하는 횟수가 빈번해진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맹수들이 몰려들고 그 뒤를 따라 동물 가죽을 둘러쓴 사람들이 강력한 무기와 전투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착각을 유발한 것이지요.
아래세상 무리들은 높은 산에서 맹수들 몰려 내려온 후 자기들을 공격해 들어오 사람들을 하늘에서 내려와 맹수들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신과 같은 존재로 여길수 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초기에는 잘 몰랐지만 자신들을 신처럼 숭배하는 일단의 아래세상 무리들을 본 그들은 이것을 전략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합니다.
정복해야 할 목적지가 결정되면 우선 그 부근의 높은 산으로 올라가 박달나무에 제례를 올리며 하늘의 뜻을 내려받는 절차를 보여주었습니다. 박달나무가 없으면 돌을 쌓아 대신했구요. 그런 후 산등성이를 타고 옆산으로 이동하면서 맹수들을 몰고내려 가며 신적 존재로 각인시키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이렇게 세력을 확장해 국가규모의 영토를 복속한 그들은 자신들을 따듯하게 품어주었던 산꼭대기의 나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시하기 위해 날을 정해 예를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해당 나무군락의 가장 큰나무를 찾아가 그아래 돌무더기를 쌓아놓고 제사를 지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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