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 중 박쥐 마우스들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었네
단, 한명의 박쥐 마우스라도 저들 에게 협력한다면 우리의 모든 생체 통신이 그대로 감청 당할 거야
알고 있다시피 검은 장군은 대단한 카리스마를 소유한 마우스야
저들의 기계문명에 쉽게 현혹된 젊은 마우스들 이라면 그들 중 몇은 검은 장군의 추종자가 되고도 남겠지
통신망이 저들에게 개방되어 있다면 속전속결로 치고 빠지는 게 상책이겠어“
“이번 임무를 완수하고 돌아가게 되면 일상용어가 아닌 암호문을 만들어 이것을 숙지한 전문 통신병들을 양성해야하겠군”
이때 관측소 전령으로 파견 되었던 마우스 한명이 숨이 턱에 차서 뛰어들어 왔습니다.
“은빛 제일 기사님! 우측 산에는 관측소를 설치할 장소가 전혀 없습니다. 계곡 안쪽은 깎아지른 듯 한 절벽이고 바깥쪽 능선에는 마우스 한명이 겨우 지나다닐 수 있는 좁은 길 외에는 몸을 숨기고 관측임무를 수행할 장소가 눈에 띠지 않습니다. 저렇게 노출된 장소에서 관측을 시도한다면 금방 포탄 세례를 받고 말 것입니다.”
“이런! 지형지세가 그렇단 말인가? 이거 정말 큰일이로군. 그 곳에서 정확한 관측 정보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추정 포격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엔 우리가 노획한 포탄이 너무 적은 수량이라...어둠나라 대포는 우리 빛의 나라 대포보다 구경이 작아서 1차 보급된 우리의 포탄들이 무용지물이 되어버렸다고. 더구나 대포를 가져오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고...”
두 제일 기사가 난감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데 막사 밖이 소란스러워 지며 금빛 제일 기사가 들어왔습니다.
“점령지 상세도는 다 완성 되었나?”
“음! 여기 상세 지도가 있어. 이번 전쟁에 상당한 도움이 될 거야”
“흠, 정말 모든 것이 세밀하게 기록되어 있군. 그런데 이 변전소 계곡 좌측 산 정상에 표시된 부분은 무엇인가?”
“점령지 탐색이 예정보다 몇 시간 빨리 이루어져 유일하게 제외해 놓았던 좌측 산을 대략 수색해 보기로 하고 올라갔다가 아주 묘한 곳을 발견 했다네”
“묘한 곳이라니?”
“좌측 산으로 올라가기 전에 우측 능선을 조사하려는 관측 부대를 만나게 되었지. 관측소를 물색한다는 얘기를 듣고 비교해 보니 좌측 봉우리가 더 크더군. 아무래도 더 높은 곳이 관측에 유리하겠다 싶어 내친김에 겸사겸사해서 올라가 보았는데 관측 시계가 확보되는 지점엔 전혀 은폐물이 없었어. 헛걸음 한 것 같아 서둘러 내려오려는데 수색병중 한명이 용변이 급하다고 약간 외진 곳에 있는 바위틈으로 들어가더니 황급히 부르더군. 그래서 뒤따라 들어가 보니 상당히 넓은 분지가 있고 어둠나라 쪽 거의 모든 부분이 한눈에 들어오더군.”
“그래? 그런 곳이 있단 말이지? 지금 당장 전령을 보내 돌아오고 있는 관측부대를 바로 이 분지로 보내야겠군. 그런데... 좌측 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어떤가?”
“어떻다니? 무슨...”
“혹...대포를 끌고 올라갈 수 있는가 해서...”
“시간은 많이 걸리겠지만 그곳 주둔군을 투입한다면야...그리고 대포를 분해해서 옮긴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기는 한데...”
“그래? 1문을 옮기는데 얼마나 걸리겠나?”
“대략 두 시간 정도 걸릴 것 같은데...”
2004-03-09 02:51:26 (220.116.161.1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