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국제외교

이병철家와 로스차일드家

시사우화 2005. 10. 26. 00:00
이병철家와 로스차일드家
그 시작에 관여하지는 않았지만 독재권력을 휘두르던 박정희 대통령이 은연중에 양성한 친위대가 '하나회'입니다. 국가 최고의 무력집단인 군대의 명령계통을 와해시키는 사조직이었습니다. 마치 인체내에서 통제를 무시하고 자신만 무한증식 시키는 암과도 같은 역할로 80년대를 암흑으로 몰아넣었던 어두운 역사의 대명사 입니다.

만일 우리 국군의 전통이 하나회 같은 권력지향형 군인들을 제어할 수 있는 위엄을 갖추고 예비역을 배출했었다면 오히려 군 원로로서 퇴역장성들이 난공불락의 사조직이 되어 국민의 신망을 등에 업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랬다면 12.12같은 5.16의 아류도 발생하지 않았을 겁니다.

다행히 문민정부가 그 뿌리를 뽑아버렸지만 군이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던 위상과 신망은 땅에 떨어져 버린지 오래입니다. 의무병제 이기는 하지만 사병들에게 가장 존경하는 군인이 누구냐고 물어본다면 과연 주저없이 누구누구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참으로 빈약한 역사요 내세울 것 없는 자긍심 입니다.

그런데 사법개혁을 위한 과객-2님의 특강을 들으니 더 커다란 산이 우리의 앞을 가로막고 있더군요. 시장으로 권력이 넘어 갔다는 대통령의 자조섞인 한마디를 증명하는 적지않은 충격이었습니다. 군이 차지하고 있던 권력을 문민에게 이양해 놓으니 금권의 사사로운 개입이 소리소문 없이 사법권력으로 요직을 차지해 버렸다는 것입니다.

한때는 앞에서 거론한 군 원로로서의 신망이 몸담았던 조직사회의 지표가 되어주며 위기도래시 흔들림없는 중심이 되어주었으면 하는 것과 비슷한 바램으로 국가사회 핵심권력 으로서의 주역으로 삼성을 바라보기도 했었습니다. 그러한 시각으로 X-FILE을 풀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글도 썼구요.

하지만 떡값으로 거론되는 전현직 검사들의 면면과 삼성의 조직적인 인맥관리 사실을 접하면서 무언가 잘못되어도 크게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의구심에 확증을 제시해준 동영상은 삼성을 소유한 일가가 한국의 로스차일드家가 되기 위해서 움직이고 있는것으로 바라보게 만들었습니다.

모두가 알고있는 상식이지만 유럽의 이방인 이었던 유대인이 생존을 보장해 주는 금권을 거머쥐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결정체가 로스차일드 가문이었습니다. 다른 권력수단에 대한 접근이 원천봉쇄된 당시 이들에게 양심은 단두대였고 동정은 족쇄였으며 권모술수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 였습니다.

또한 극소수 이민족 으로서 자기방어라는 상대적 약자의 명분이 주어졌기 때문에 오늘날 세계를 지배하며 농단을 일삼아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존재가 된것입니다. 그렇지만 이스라엘 내에서 동족을 통치하기 위한 방편으로 다른나라에서 행하는 것과 똑같은 이면권력을 형성하는 것은 명분이 서지않는 일입니다.

미국을 움직이듯 핵심권력을 거머쥔채 정적에 대한 암살을 서슴치 않고 여론을 조작하고 무력을 동원한 침략전쟁을 불사하는 방식으로 이스라엘을 통치하려고 했다면 이스라엘은 벌써 지도상에서 사라져 버렸을 것입니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누구라도 민족을 기치로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대의명분이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온전한 단일민족으로 구성된 우리나라에서 민주화가 빠르게 안착할 수 있었던 것은 다민족 국가와는 다르게 극단적인 권모술수를 동원해야 할 영원한 투쟁의 대상이 없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호남으로 가르는 지역감정을 유발시켜 독재를 유지하려고 혈안이 되었던 것이겠지요.

아직도 지역감정의 망령이 맹위를 떨치고 있기는 하지만 정치에 국한된 현상일 뿐입니다. 그리고 또하나 남북한으로 가르는 사상적 편가르기가 있군요. 이것 또한 독재정권에서 출발한 정치세력이 전가의 보도로 써먹고 있을 뿐입니다. 독재정치가 내부적 상대악을 만들려고 물불안가리는 이유가 바로 단일민족 이라는 불가분에 있는것 같습니다.

삼성의 치명적 결함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대한민국 권력의 핵심중추가 되겠다는 원대한 포부는 높이살만 하고 또한 그러한 존재의 필요성도 절실하지만 어설프게 로스차일드家를 따라하느라 우리가 단일민족으로 구성된 나라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간과한 것입니다.

삼성이 아무리 사법권력을 통해 국가의 실권을 장악한다고 해도 국민은 타민족을 지배하는데 성공한 로스차일드家가 유대민족 내에서 차지하고 있는 만큼의 위상을 부여할 수 없습니다. 단일민족 국가 내에서 핵심권력이 되기 위해서는 김석수 데일리서프 편집위원이 제시한 상생과 공존이라는 스웨덴 발렌베리家의 방식을 선택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삼성은 유아독존이라는 독재권력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한 방법을 택해버렸습니다. 아무리 권력에 휘둘리는 사업가의 울분이 있었다고 해도 그 독재자의 위치에 스스로 올라서려는 것이 정당화 되지는 않습니다. 모습만 다른 독재를 용납할 만큼 어리석은 국민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해야 삼성, 아니 이병철家가 온전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납득이 가지 않는 다면 조금 더 확실한 이유를 대겠습니다. 일개 국가의 규모를 넘어서는 초 다국적 기업 중 곡물 등 전략적 가치가 절대적인 기업은 거의모두 극소수가 전체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삼성처럼 3%내외를 순환출자해 어설프게 지배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거죠.

만약 미국의 중요 곡물회사의 경영권을 중국같은 잠재적 적성국이 지배하게 된다면 하루아침에 세계의 패권이 뒤바뀌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병철家는 3%의 지분만으로 삼성그룹의 기업조직이 뒷받침하는 대한민국 권력의 중핵이 되려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삼성의 국가권력 장악이 공고화 되면 될수록 한국의 명줄은 이병철家의 3% 삼성그룹 지분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어이없는 상황에 빠져버리게 됩니다. 혹 삼성의 자금력이 삼성전자의 주식을 모두 매집해 소각해 버리고 상장을 폐지할 수 있다면 모르겠습니다.

그 정도까지 완벽한 권력중핵의 자격을 갖추게 된다면 누가 반대를 하겠습니까? 아쉽지만 우리나라에는 유대민족들이 가지고 있는 권력정점이 되어줄 금권이 형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처럼 거대한 자본은 전쟁같은 아주 특수한 상황에서 불확실성을 조정할 수 있어야 확보할 수 있는데 미국이나 러시아에는 턱없이 부족한 군사력입니다.

물론 삼성그룹의 지배권을 잃는다고 해도 권력은 이병철家의 수중에 있을겁니다. 하지만 아주 짧은 시간일 뿐 국가를 능가하는 삼성그룹의 조직력에서 분리된 권력은 금방 와해되어 버립니다. 휘하 병력을 모두 빼앗겨 버린 참모총장의 지휘봉 격이지요. 오히려 기존 조직을 가동하는 새로운 지배세력에게 진수성찬을 고스란히 빼앗기게 될 뿐입니다.

삼성이 진정 대한민국의 중핵이 되고자 한다면 국가와 민족과 국민과 함께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것입니다. 삼성을 지배하고 있는 이병철家가 올바른 결론을 내릴 때 뿌리깊은 반기업정서나 X-FILE로 악화된 국민 감정이 관용을 찾게될겁니다.

[덧글] 국제방이 한산하군요. 이어질 6자회담의 분석을 기다리며 글을 올립니다. 국내 반 국제 반이니 번지를 잘못 찾은 것은 아닐것 같구요... 세세한 부분까지 쓰려면 글이 너무 길어질것 같아 국제방에 계신분들의 지식을 기준으로 골자만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