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국보법과 민족주의

시사우화 2012. 7. 10. 19:50

국보법 폐지

 

한국의 민주화 세력 또는 민족주의 세력이 가장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것이 국보법 폐지입니다. 그 이후에는 민주주의가 활짝 피고 민족주의 활동에 꽃바람 향기만 날릴 것이라고 주장을 합니다. 그러나 국보법 폐지는 언로를 트는 것일 뿐 그 이상의 기능은 없습니다. 최근엔 명예훼손이 국보법입니다. 언론은 조중동이나 한경오나 큰 차이가 없고, 이들이 발언공간을 틀어쥐는 한 폐지 전이나 이후나 별로 달라질게 없습니다.

 

더구나 관심있는 사람들은 이미 다 알고있는 수준에서 그칠뿐 그 이상의 무엇이 나오기도 힘듭니다. 칼기사건, 천안함은 사건 당사자들 주장을 뒤집을 결정적인 물증과 문건이 나오기 전에는 어렵습니다. 어찌해서 국회의원에 당선되거나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하부 실무조직이 일제36년, 미국 60년 도합 100여년 3세대 입니다. 이 기나긴 시간동안 고착된 조직관성이 없어지려면 최소 2~3세대는 흘러야 가능합니다.

 

일제의 조선총독 아베 노부유키가 조선은 100년 안에 일어서기 힘들 것이라고 장담했습니다. 고작 36년 통치로 100년이라면 100년은 그 3배인 300년, 1세대가 30년이니 10세대가 바뀌어야 가능하겠지요. 그럼 북한은 어떻게 40년을 단축해서 60년 만에 미국과 협상장에 마주할 정도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요? 북한에 진입한 소련은 관여하지 않았지만 남한에 진입한 미국은 군정통치 완성에 일제를 활용했기 때문입니다.

 

미소에 의해 시작된 냉전이 북한지역에 있던 친일세력의 월남을 촉발했고 그렇게 고착된 분단에 의해 40년이라는 시간단축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남한은 야당이 10년을 집권해도 국보법 폐지는 물론이고 과거사 조차 제대로 규명해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만약 북한지역에 친일세력들이 그대로 있었다면 절대다수가 역사규명에 의해 처벌을 받았다고 해도 아직 드러나지 않게 암약하는 뿌리가 있었을 것입니다.

 

즉, 한반도가 분단되지 않았다면 일제의 마지막 총독이었던 아베 노부유키의 장담처럼 민족 전체가 식민잔재의 늪에서 허우적 거리고 있을 거라는 겁니다. 어떤 이는 야당이 집권하면, 어떤 이는 민족주의 세력이 되면, 어떤이는 개혁세력이 정권을 잡으면 된다고 합니다. 허나, 국가조직이란 하루이틀에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고 한번 만들어진 조직이 소멸되는 데도 2~3세대가 걸립니다.

 

역사만 봐도 그렇습니다. 고구려 멸망이후 2~3세대 동안 재건 움직임이 있었고, 신라 멸망이후에도 왕조 부흥운동이 있었습니다. 제국이 물러간 이후에도 2~3세대 동안 식민통치 조직이 작동하게 된다는 말입니다. 남한이 한일군사협정을 당연시 하는 것 또한 그래서 입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국보법 하나만 폐지 한다고 나라가 바뀔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정말 순진한 착각입니다.

 

민족주의 세력

 

북한이 핵무장에 성공하고 대륙간 탄도 미사일까지 공개하면서 강력한 군사력을 국제사회에서 공인받아 가고 있는 중입니다. 이런 시기엔 북한의 무력을 등에 업고 국가사회의 절차인 법적 고려없이 즉흥적인 기분으로 상황을 만들어 가려는 세력이 있기 마련입니다. 해방직후 국가조직 차원이 아닌 패거리 수준에서 무엇을 해보자던 남로당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런 세력이 없었다는 것이 다행중 다행입니다.

 

이렇게 된 것은 여러가지 요인이 있을 것입니다. 우선, 그 개인적인 면모는 아는바가 없으나 북한의 군사무력 수준을 정확하게 이야기 했던 무기상이라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나 결과적으로)추종세력을 거느리지 않고, 믿기 힘든 충격적인 폭로를 이어갔기 때문에 그의 주장을 검증해 가는 사람들을 열광시켰습니다. 조직화가 아닌 인터넷의 무제한성을 이용한 사실전파만으로 상황을 끌었습니다.

 

물론, 부작용도 있기는 했습니다. 무기상 이후 여러 사람들이 카페를 만들고 추종세력을 모으다가 명멸해 갔습니다. 그들이 무기상을 넘어서지 못했던 것은 지식의 사유화 때문이었습니다. 자신이 발견한 또는, 알게된 것에 자기의 위상과 능력을 등치시키려 했었기 때문입니다. 무기상의 긍정적 역할은 여기에 있습니다. 사사로운 지식의 활용으로는 직선적이었던 무기상을 소유하지도 넘어서지도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결과 남한사회 내부의 불안정성이 해소되었고 대북관계를 정치권이 개선해 나가야 하는 숙제로 떠안길수 있게 되었습니다. 국민이나 민족주의 세력이 아무리 등을 떠밀면 뭐합니까? 정치세력 자신의 아쉬움이 있어야 움직이는 것 아니겠습니까? 김대중 대통령이 추진했던 햇볕정책을 뒤엎은 보수세력에 대해 합법적인 표심을 비추어 관의 변화를 끌어낸 민간판 햇볕정책이라 할수 있습니다.

 

위에서 말했듯 한국의 정치세력은 하루아침에 없어지지도 바뀌지도 않습니다. 하늘이 도운다고 해도 최소 2~3세대는 지나야 하는 역사적 과제인 것입니다. 이것을 번개불에 콩구워 먹듯 나를, 자기세력에게 권력을 주면 다 해낼수 있다고 자신하는 것은 역사에 항거하는 짓입니다. 북미관계 개선-남북관계 개선-국보법 폐지 이후에도 대한민국을 관리해야 할 숙제는 현정치권이 떠안아야 합니다.

 

여러분이 집권했다고 칩시다. 원전에서 나사하나가 빠져 사고가 나도 여러분의 책임이요, 정전으로 전국토가 마비되어도 여러분의 책임입니다. 혹 그누가 의도적으로 그랬다 했을때 누가 그랬는지 규명할 능력조차 있습니까? 즉시 해결해 대형사고로 번지는 것을 막을 능력이 있을까요? 주인은 일을 시킬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잘못은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 심부름꾼이 져야하는 겁니다. 과도기 정치는 국민의 몫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