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세 대충 20120418
현재 군사비 세계 1,2,3위가 미국, 중국, 러시아... 미국과 중국, 러시아 정도의 군사력은 상호 억지력을 넘어선 수준이다. 때문에 구소련이 해체될 때 군사적 움직임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당시 미국의 영역인 유럽으로 치고 들어갈 수 있었다면 앉아서 해체당할 이유가 없었다.
마찬가지로 핵전략 거점(개발, 실험, 배치) 이었던 사천성 대지진으로 스스로 지하기지를 언론에 공개하며 허세까지 부려야 했던 중국이지만 그럼에도 군사력은 미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개입을 차단하고도 남을 수준이다. 미국이 필리핀등 주변 국가들을 추동해 영토분쟁이라는 연성전쟁에 매달리는 것만 봐도 알수있다.
문제는 미국이 이렇게 건드릴수록 동북아의 군사적 결속력이 강화된다는 것이다. 러시아 대선에 인권단체를 앞세워 미국무부가 노골적으로 개입한 것이 엇그제다. 즉, 여기저기 안쑤신 곳이 없을 정도로 절제되지 못한 반감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중국을 건드리면 러시아가 러시아를 건드리면 중국이 움직이게 되어버렸다.
중동의 이란은 이란대로 자스민 여파로 정권이 바뀐 이집트와의 관계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집트에 핵기술 제공과 핵연료를 공급할 수 있다고 말한다. 중동의 핵발전은 서방의 산업시설에 의존하던 예속성을 탈피해 역내결속을 다질수 있는 기반이 된다. 미국의 영향력이 사라지는 것이다.
러시아와 중국이 서해(황해)에서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런 움직임은 주변국가들이 중국의 군사력과 충돌할때 또는 충돌여부를 결정할 때 러시아의 군사력까지 신경써야 하는 상황을 만들어 낸다. 즉, 그만큼 위험부담이 높아지고 충돌하는데 들어가는 군사비용이 폭증할 것이다.
이런 구도에 북한까지 가세하며 실제 움직임(위성과 미사일 발사, 핵실험등 소극적인 방법이 아닌)을 보이기 시작하면 필리핀이나 베트남등은 미국이 아무리 커다란 당근을 제시해도 움직이기 힘들어 진다. 미국만의 극한이익을 추구했던 일극패권주의가 이렇게 돌이킬 수 없는 자충수를 만들어 냈다.
반면, 미국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국가들은 어떠한가? 잠재적 핵강국이던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국토 절반이 방사능으로 침식당하고 있는 중이다. 인간광우병 처럼 치매로 사인을 돌리는 방법을 사용할수는 있지만 앞으로 있을 사망율 폭증은 감추기 힘들 것이고 그에따라 내부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북아의 해상로를 가로막고 있던 천혜의 불침항모가 미국의 눈앞에서 서서히 사라져 가고 있다. 일본이 이루었던 경제적인 부만큼이 미국의 군사경제력이었다. 원전폭발 하나가 30%정도에 달하는 미국의 군사력 + 경제력 증발로 이어진 것이다.
이미 예정된 것이었으나 한반도 이남까지 전개되었던 미국의 군사력이 호주와 괌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이러한 움직임에 한국과 일본이 이전등 부대비용을 보태고는 있지만 미국과 호주등의 군사비 부담증가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일본이 온전한 상태에서의 전력강화나 배치 최적화가 아니라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이제 한국을 살펴보자. 미국의 억제에 의해 한국의 군사력은 재래식 전쟁에 제한되어 있었다. 북한의 4.15 열병식에 등장한 기계화된 군사력을 감당할 능력을 갖추지 못한 것이다. 국군의 전시용 실탄재고가 3일분 밖에 되지 않는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던 것이 불과 몇년전이다. 군사력 경쟁은 끝난 것이다.
일본이 건재할 때야 그것을 디디고 있는 미국의 군사력에 편승해 해상교역을 마음놓고 할 수 있었지만 러시아와 중국의 해군력이 펼쳐지기 시작한 지금부터의 한국경제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안정성을 상실하기 시작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요구에만 일방적으로 응할수 있을까?
미국의 군사력이 움추리기(무기분야가 아닌 전진배치) 시작했고, 그렇게 되는만큼 군사력에 기반해 확장되었던 경제적 지분도 축소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미국이 한미FTA를 원했다는 주장을 논외로 하더라도 군사적 움직임과 경제적 이익은 따로 작동하는 것이 아님을 알수있다.
미국의 군사력은 전세계에 펼쳐져 있다. 따라서 미국 자체의 군사지출비 + 미국 군사력에 더해지는 주둔지역 국가들의 지출비(보조비 및 무기구입 운영비)를 합산해서 총량을 구해야 한다. 거기에 한국과 일본도 포함되는데 후쿠시마 원전파괴 및 한국의 지정학적 불안증가가 차감요인으로 작용한다.
영국과 프랑스등 미국의 우방이라할 유럽지역 국가들의 군사비도 급격하게 축소되어 가고 있다. 오늘 기사화된 러시아의 군사비지출 증가는 대립하고 있는 반대진영의 군사력 확장을 증거하는 것이고 여기서 그치지 않고 경제적 이익 확장으로 연결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이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면 미국의 군사력 확장이 어떠했는지 돌아보면 된다. 재정은 훼손되었으나 이라크, 파키스탄에 미군이 들어감으로 해서 어떤 이익이 있었는가? 이라크 점령은 유가결정력과 연결되었고, 아프가니스탄 진입은 탈레반에 의해 억제되었던 마약유통을 폭증시켜 자본회전력을 뒷받침 했다.
또한 동북아 주둔(한국과 일본, 대만)은 대륙의 인적물적 자원이 성장하는 것을 억제해 서양이 필요로 하는 원자재(에너지 및 자원)를 헐값에 수입하고, 이 원자재를 최소한도로 포함시킨 고부가가치 제품을 전세계가 구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어 냈다.
이렇게 자본확장력을 얻어낸 이후 사양산업 및 공해산업을 후발국에 이전시키고 금융으로 생산단계의 과실에 개입할수있는 경제사슬 최상위를 장악할 수 있었다. 다른나라의 생산활동에 의해 발생한 상품과 자본이익까지 패권이 가져가게 된 것이다. 이것이 미국 패권의 구조다.
이러한 패권구조가 군사력 축소로 와해되기 시작했다. 그 첫번째 현상이 일본에서 나타난 것이다. 자연재해라고는 하나 국제질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역사적 사건이다. 일본의 경제군사적 비중이 미국중심의 질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0% 정도다. 대륙경제를 가로막고 있던 해양경제의 방파제였기 때문이다.
국가대 국가의 군사적 갈등을 보면 미국이 절대적으로 우세하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이 미국의 군사경제력과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고 평가하기 힘든 현실은 세력대 세력의 관점을 요구한다. 전쟁발발시 미일한이 동시에 움직일 것이고 중국이나 러시아도 지금 진행중인 합동군사훈련을 넘어서는 관계로 발전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움직임이 러중양국에 국한될까? 내전으로 시리아가 불안정해지자 러시아의 전함이 대서방 시위성 방문을 했다. 또한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써 중국과 함께 이란핵 문제를 일방적인 미국식 해법에서 벗어나게 만들고 있다. 미국의 군사력은 부시정부때 정점을 찍고 축소기에 들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 무너뜨려 보려 했던 시리아는 중러의 응원까지 얻어내며 반군세력을 평정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중국에 대해서는 소수민족 폭동으로, 러시아에 대해서는 그루지아등 인접국 갈등조장과 선거개입을 통해 노골적으로 시도했던 미국의 내파수단이 반대진영만 결속시켜준채 시리아에서 멈춰 버린 것이다.
사방으로 총을 쏘면 전부가 적으로 돌변하는 법이다. 미국의 대외정책이 바로 이러했다. 구소련에 이어 러시아에 방아쇠를 당기고, 중국에 당기고, 이라크, 시리아, 리비아, 이란에... 제삼세계는 말할것도 없다. 과거 선택적 집중이 가능한 전략적이고 냉철했던 절제를 벗어나 동시다발적으로 쏘아댄 것이다.
그 덕분에 어느 하나를 건드리면 전체를 상대해야 하는 필패구도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다고 이제와서 관계개선을 시도하는 게 가능할까? 압도적 우위를 보였던 경제력이 쇠락하기 시작해 그 위에서 활약하던 군사력까지 축소되기 시작한 이상 내어주는 것 없이 맺어지는 관계, 공짜 점심은 사라져 버렸다.
내어주는 것 없는 관계개선 즉, 공짜점심은 내가 너를 봐줄테니 도시락을 내놓으라고 할수 있을때의 얘기다. 네가 봐주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상대를 어찌할 수 없는 지금의 관계는 도시락을 내놓아야 하는 단계다. 안그러면 과거 남에게 했던 행동을 자신이 되돌려 받게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