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지 사실이라도 보는 각도에 따라서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합니다. 흔히 사진을 찍을때 얼짱각도를 취하는데요. 보여주고 싶은 부분을 강조하는 방법입니다. 언론 또한 이러한 방법을 전통적으로 사용해 오고 있습니다. 이른바 얼짱논조...
각 신문사 마다 내용은 똑같은데 기사를 읽으면 머리속에 그려지는 결론이 다르게 나오죠. 그 이유는 별거 아닙니다. 보여주고 싶은 내용 및 단어를 부각시키고 가려놓고 싶은 단어를 묻어버리는 얼짱논조 때문입니다.
옆모습에 자신이 있거나 보다 그럴듯해 보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사진을 찍을 때 얼굴을 약간 돌립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눈이나 코, 입등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내세우는 데요. 기사의 제목과 부제가 바로 이러한 기능을 합니다.
얼짱각도로 찍은 사진이 눈, 코, 입등을 먼저 앞세워 나머지 각도로 비껴나가 실제 생김새와 다르게 미끄러져 보이도록 만들듯이 신문기사도 제목으로 선입관을 주입하고 부제목으로 각인 시키고 논조로 사실을 흐리게 만들어 버립니다.
아래 기사의 얼짱논조를 따라가보죠. 제목이 " '이란 핵' 갈등 고조... 내달초 협상 촉매 될 수도" 입니다. 부제는 "제2 우라늄 시설 공개 파장" 인데요. 그냥 읽어 내려가면 미국에게 유리한 사건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란 핵’ 갈등 고조…내달초 협상 촉매 될 수도
ㆍ제2 우라늄시설 공개 파장이란이 쿰에 제2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건설 중이라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이란 핵 문제를 둘러싼 국제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와 이란 모두 10월 시작되는 이란 핵 협상에 진지하게 임할 수밖에 없게 돼, 이번 공개가 협상의 촉매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알자지라 방송 등에 따르면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원자력기구 대표는 26일 이란 국영TV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은 핵확산금지조약(NPT) 규정에 따라 새로운 우라늄 농축시설을 방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이란의 우라늄 농축은 평화적 핵 이용에 부합하는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라디오 정례연설에서 “이란이 핵폭탄에 사용될 수 있는 우라늄 농축시설을 건설하는 것은 세계적인 핵 비확산 노력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행동”이라고 경고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일단 이란의 사찰 수용 의사를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걸프지역 외무장관들과의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국제사회의 규칙을 따르겠다고 결정할 때는 늘 환영했다”면서 “제네바 (핵 협상) 회의를 앞두고 이란이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것과 그 진행시간표를 우리와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이란 핵 협상은 다음달 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및 독일 등 ‘P5+1’과 이란이 참여하는 가운데 열린다. 이란이 새로운 농축시설 사찰 시기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데 대해 미국은 제네바 회의에서 ‘몇 주 안에’ 사찰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행정부 관리들은 이란의 제2 농축시설 건설 사실이 공개되면서 교착상태에 빠진 이란 핵 논의에서 주도권을 쥐게 됐다는 생각이라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제네바 회의에서 이란 전역의 모든 의심가는 시설들에 대해 IAEA가 언제든지 접근할 수 있도록 하거나, 핵시설 관련 컴퓨터와 서류 등을 열람할 수 있게 하는 등 ‘투명성 패키지’를 더욱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한편 이란 최정예 부대인 혁명수비대는 27일 ‘위대한 예언 4’라는 훈련명의 미사일 워게임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혁명수비대는 이날 톤다르와 파테 110 등 단거리 미사일 2기를 발사했다. 호세인 살라미 혁명수비대 사령관은 샤바브 3 장거리 미사일도 28일 중 발사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자 이제 얼짱각도를 제거하고 살펴볼까요? 여기 하나 있습니다. "공개되면서..." 수동적 표현이라 적발된 듯한 인상을 줍니다. 하지만 이란이 공개해 버린겁니다. 그래서 이 부분은 "이란이... 사실을... 공개하면서..." 이렇게 읽어야 합니다.
그리고 두번째 문단 "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은 핵확산금지조약(NPT) 규정에 따라 새로운 우라늄 농축시설을 방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라늄 농축은...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란이 수용적 태도를 보이죠?
다음 문단 부터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국무부 장관, 미 행정관리들의 미국 일방적 해석등으로 이란은 벌써 묻혀 버렸습니다. 위 기사는 미국의 얼짱각도에 충실한 논조를 보여줍니다.
이제 얼짱 논조가 가장 앞세웠던 미국의 코를 제거해 버릴까요? 이 기사가 얼짱미코로 가리려 했던 것은 다름아닌 "혁명수비대는 27일 ‘위대한 예언 4’라는 훈련명의 미사일 워게임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 마지막 문단입니다.
이 문장에 숨어있는 이란의 실제각도는 무엇일까요? "혁명수비대는 27일 ‘위대한 예언 4’라는 훈련명의 미사일 워게임 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바로 빨간색으로 표시한 이것입니다.
미사일 워게임... 이 워게임의 상대국가는 어디였을까요? 당연히 이스라엘과 미국일 겁니다. 이 두 나라를 상대로 공개적인 워게임을 실시한 나라가 있을까요? 구소련 빼고는 없었을 것 같습니다.
이건 미국의 핵 선제공격 선포와 똑같은 수위의 군사적 행동입니다. 핵시설을 자진 공개하고 워게임을 실시하고... 한번 해보자며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실험을 몰아친 북한과 똑같은 초강수를 이란이 두어가고 있습니다.
위 기사에서 건져낼 것은 딱 하나 "미사일 워게임"입니다. 나머지는 볼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제목 부터 시작해서 부제목을 읽고 기사를 따라 내려가다 보면 시야가 점점 가려져 마지막에 있는 저 단어를 봐도 읽었는지 조차도 모르게 되죠.
그래서 기사를 읽을때는 거꾸로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게 좋습니다. 그러면 비무장 상태에서 버려져 있는 핵심이 바로 눈에 들어옵니다. 거기서 더 올라가면 그 핵심을 가리는 속포장 기사, 그다음은 중간포장인 부제목, 제목인 겉포장...
하나의 신문기사를 봐도 우리가 알아 차리지 못하는 장치가 숨어 있습니다. 하물며 현실정치는 어떻겠습니까? 현실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서 정치를 활용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정치를 가리고 있는 포장지는 반드시 살펴야 할 것입니다.
유시민 세력의 포장지는 뭘까요? 이걸 다 걷어내고 만나게 되는 그들의 정치적 이익은 무엇일까요? 이들은 본질적으로 반북일까 아닐까요? 정치를 건성건성 감상하지 말고 엄연한 현실로 대하면 진실이 보이게 될겁니다.
※ 본 글에는 함께 생각해보고싶은 내용을 참고삼아 인용한 부분이 있습니다. ('언론, 학문' 활동의 자유는 헌법 21조와 22조로 보장되고 있으며, '언론, 학문, 토론' 등 공익적 목적에 적합한 공연과 자료활용은 저작권법상으로도 보장되어 있습니다.)